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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롯데의 묘한 징크스, 연승 후엔 ‘최소 3연패’

by 카이져 김홍석 2009. 6. 23.
강팀의 첫째 조건은 ‘연승을 길게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연패를 당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연승이 끊어진 후, 그것이 곧바로 연패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좋았던 팀 분위기가 한 순간에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올해의 롯데 자이언츠는 강팀답지 못했다. 최근의 4연승을 포함해 롯데는 올 시즌 5번의 연승을 기록했다. 그리고 앞선 4번의 연승이 끝난 후에는 항상 연패가 기다리고 있었다.

롯데는 4월 17~18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처음으로 2연승을 기록했다. 3연전의 마지막 경기에서 연승이 중단된 롯데는 이후 길고 긴 6연패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5월 12~15일에도 삼성과 한화를 상대로 4연승을 거뒀다. 하지만 금요일인 16일 경기가 우천으로 연기 된 후 더블헤더로 열린 일요일 경기를 모두 내준 롯데는 결국 3연패를 당했다.

롯데는 5월 24~27일에도 3연승을 거뒀지만, 이후 곧바로 올 시즌 두 번째 6연패를 당하며 팬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6월 6일부터 12일까지 계속된 6연승은 올 시즌 롯데의 최다 연승기록이었다. 13일 히어로즈 전에서 연승이 깨진 후, 롯데는 또 다시 3연패를 당했다.

이처럼 롯데는 앞선 4번의 연승 후에는 반드시 3연패 이상을 기록했다. 연승으로 인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기에 현재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될 것 같으면서도 이상하게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연승 후의 연패는 달아올랐던 롯데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기에 충분했다.

롯데는 21일 KIA와의 경기에서 4-7로 패하기 전까지, 4연승을 달리며 올 시즌 5번째 연승을 기록했다. 단독 4위까지 올라간 적도 있었고, 조금만 더 힘을 내면 4강 진입이 가능한 상황을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연승으로 달아오른 팀 분위기는 단 한 번의 패배로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연승이 끊겼다 하더라도 그 다음 경기에서 승리해 연패를 면한다면 다시 기세를 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연패를 당하게 되면, 연승을 달릴 때 좋았던 팀 분위기는 어디론가 날아가고 패배감에 젖어들게 된다.

‘무승부=패배’라는 공식에 따르면 4위 히어로즈부터 7위 삼성까지의 승차는 사실상 1.5게임에 불과하다. ‘자고 일어나면 순위가 바뀐다’는 말이 실감나는 요즘이다. 실제로 롯데도 단독 4위였다가 단 한 번의 패배로 6위까지 떨어지지 않았던가.

그렇기에 더더욱 당장 눈앞의 승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연승 이후의 최소 3연패’라는 이상한 징크스를 깨지 못한다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4~7위의 순위 싸움에서 순식간에 뒤쳐질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24일부터 시작되는 1위 두산과의 주중 3연전이 매우 중요하다. 버거운 상대임이 틀림없으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올 시즌 롯데는 두산과의 대결에서 4승 4패로 동률을 이루고 있으며, 최근 2연승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롯데의 연승-연패 징크스 앞에서는 이러한 상대전적 마저도 통용되지 않았다는 점은 걱정거리다.

중요한 화요일 경기의 선발투수는 최근 롯데 투수들 가운데 가장 분위기가 좋은 송승준(5승 3패 4.48)이다. 첫 4경기에서 19이닝 동안 21점을 허용(19자책)하며 3패만을 당했던 송승준은 이후 완전히 되살아나며 9경기에서 5승 무패 방어율 2.87을 기록 중이다. 최근 두 경기에서는 각각 8이닝과 7이닝을 무실점의 완벽한 피칭을 과시하며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한다.

과연 송승준이 두산 선발 김선우(6승 5패 4.42)와의 맞대결을 승리로 장식하며 팀의 달갑지 않은 징크스를 날려버릴 수 있을까. 지금 이 시점에서의 3연패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팬들의 관심이 경기가 펼쳐지는 사직으로 향한다.

// 김홍석(http://yagootimes.com/)

[사진- 이닝(inning.co.kr) 사진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