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최근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의자 투척 사건’에 대해서 알고 계실 겁니다. 경기가 끝나고 귀가하던 도중 한 여성팬이 위층 난간에서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의자에 맞고 부상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죠. 범인을 잡기 위해 목격자를 찾고 있는 중입니다.(링크1, 링크2)
지금 머릿속에 든 거 없는 롯데와 SK의 일부 팬들은 서로가 상대팀 팬의 소행이라며 싸우는 한심한 작태를 보이고 있는데요. 중요한건 ‘롯데팬이 던졌나, SK팬이 던졌나’가 아니죠. 그런 사건이 야구장에서 일어났다는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아무리 군중 속에 1인이 되고, 술에 취하면 용감해진다지만,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난간 아래로 의자를 던질 생각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이게 상식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인가요? 의자를 던진 그 미친놈은 반드시 찾아내서 응당 ‘살인 미수죄’로 처벌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일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우리나라 야구장의 응원문화는 그다지 훌륭한 편이 아닙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관중석의 철망이 왜 우리나라에는 있겠습니까? 관중들의 안전을 위해서? 아니죠. 관중들의 난동을 막기 위해섭니다. 프로야구가 시작된 지 28년째가 되었고, 21세기인 현재에도 그러한 사실은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술 취한 일부 관중들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기 때문이죠.
사직구장에서의 불미스러운 사태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죠. 관중들이 많이 모이는 만큼, 더더욱 과격하고 꼴 보기 싫은 행위들이 종종 일어납니다. 물론 성숙한 응원문화를 보이는 팬들이 더 많지만, 언제나 술 마시고 속옷 차림으로 고함지르고 욕하는 정신 나간 군상들도 득시글하죠.
사건이 벌어진 날 문학구장에서는 또 이런 일도 있었더군요. 3루측 스카이라운지에서 SK팬들이 3루 일반석의 롯데팬들을 향해 맥주를 뿌렸답니다. 아래쪽에서 하지 말라고 소리를 지르니까, 더욱 실실 쪼개며 계속 뿌리던 젊은 놈들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이대호와 충돌한 SK 포수 정상호를 실고 나갈 엠뷸런스가 돌아오자, 돌연 3루측 관중석에서는 박수가 쏟아집니다. 경기장을 찾았던 롯데 팬들은 ‘구장의 빠른 응급처리에 대해 보낸 박수였다’고 주장하시던데, 정말 그게 다일까요? ‘어때? 니들도 당하니 열받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고소하다’며 박수를 친 인간이 정말 없었을까요?
이처럼 ‘어느 팀의 팬이 어떤 잘못을 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런 일들이 계속해서 야구장에서 벌어지고 있고, 그건 7개 구장 공통으로 벌어지는 한국 야구의 근원적 문제 가운데 하나라는 거죠. 어느 특정 팀의 팬을 나무랄 필요도, 그럴 자격도 없습니다. 모두가 마찬가지거든요.
대체 어떻게 해야 이 개망나니 팬들을 야구장 밖으로 몰아낼 수 있을까요? 얼마 전 불펜에 난입한 관중을 경기 진행요원들이 다시 관중석에 앉히는 모습을 보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메이저리그였다면 그 인간은 ‘평생 야구장 출입금지’입니다. 그런 놈은 야구장에 발 디딜 자격이 없습니다.
상대팀 팬들에게 술을 뿌리는 놈들, 열 받는다고 상대팀 이동 버스의 유리창을 깨는 놈들, 술 처먹고 홰까닥 돌아서 난간 밑으로 의자 던지는 놈들, 상대 팀 선수가 부상당하니까 ‘꼴 좋다며’ 깰깰대며 박수치는 놈들.
니들이 인간이냐?
이 개망나니 같은 놈들아... 제발 부탁이니까 야구장을 좀 떠나주라... 영원히!!!!!!!!!!!!!!
PS. 개인적으로는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야구장에서의 음주를 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야구장이 무슨 노천 포장마차라도 되는 냥 착각하고, 한잔하기 위해 야구장을 찾는 분들이 많으시던데...
야구장 제1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야구 관람’입니다.
음주로 인해 그 본래의 목적이 방해받고, 계속해서 불미스러운 사태가 벌어진다면 금지해야죠. 설사 그로 인해 관중들이 줄어든다 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어차피 그렇다고 야구장 안가는 인간들은 처음부터 ‘야구팬’이라 할 수 없는 족속들이니까요.
// 카이져 김홍석(Yagoo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