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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곰의 뻬이스볼리즘

에릭 연지, 계속 안고가야 할 이유가 있을까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8. 26.

시즌이 막바지에 치닺고 있지만 아직까지 KS 직행티켓이나 PO 진출 팀의 윤곽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확실시 되고 있다. '09 시즌 최하위 팀'이 바로 그것이다.

한화 팬들이 보면 발끈할지도 모르겠지만 이게 현실인 것을 낸들 어쩌겠는가. 그리고 오히려 어정쩡하게 하위권에서 추격을 하느니 차라리 내일을 기약하고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한화는 그것을 어느 정도 실행에 옮기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기왕 할 거면 제대로 하는 게 어떨까.

7.94 김혁민, 7.23 에릭 연지. 엄연히 다르다

한화가 일찌감치 PO행이 좌절되면서 가장 득을 보고 있는 선수라 하면 바로 김혁민 일 것이다. 26일 현재까지 김혁민이 기록 중인 성적은 7승 12패에 7.94의 평균자책점. 조금만 더 노력하면 8점대 방어율도 가능한 수치다. (물론 그러면 안 되겠지만) 만약 한화가 지금과 같은 상황이 아니었다면 분명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김혁민에게 지금과 같이 무한한 기회가 돌아갈 일은 없었을 거란 이야기다. 시즌 초반도 아니고 이미 반환점을 돌아 막판으로 치닺고 있는 상황에 7점 후반대의 방어율은 가히 금자탑이라 볼 만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 그에게 꾸준히 기회가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지금 그에게 준 기회는 언젠가 팀에게도, 김혁민 본인에게도 더욱 큰 가치로 되돌아 올 것이기 때문에. 하지만 그런 무한한 신뢰와 기회를 외국인 선수에게까지 제공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김혁민과 한화의 외국인 선수 연지의 방어율은 사실 큰 차이가 없다. 물론 0.7점 차의 갭이 존재하긴 하지만 이미 7점 대 평균자책점이란 것 자체가 도를 넘어선 수치이기 때문에 별 의미를 두지 않아도 될 것이다. 어쨌든 김혁민과 연지가 거두고 있는 성적은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김혁민은 팀의 미래를 짊어지고 가야할 유망주이고, 연지는 내년이면 로스터에 이름이 있을지 없을지도 모를 용병이란 사실이다.

물론 두산의 세데뇨처럼 애초에 몇 년 후를 기약하고 데려온 선수라면 또 모를까 연지는 한화가 후반기에 돌입할 당시 아직까지 PO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을 때 '즉시 전력감'으로 데려온 선수다. 하지만 지금까지 연지가 거둔 성적은 7경기에 등판해 5패를 기록한 것이 전부다. 여기에 7점 대 평균자책점까지 더해진다면 그야말로 이보다 참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것이다.

설마 내년에도 함께?

물론 당장 그의 성적이 참담하기 그지 없지만 한화가 그와 재계약을 맺을 가능성 역시 전혀 배제할 순 없을 것이다. 어차피 국내에 오는 용병들의 수준 차는 크지 않고, 한번이라도 더 아시아 야구를 경험한 선수에게 더 후한 점수가 매겨지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더불어 지난 시즌 LG만 봐도 페타지니, 옥스프링와 모두 재계약을 맺었듯이. 만약 현재 연지가 옥스프링의 성적에 반만이라도 거두고 있다면 조금이라도 신빙성 있는 이야기로 포장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그의 현재 성적은 옥스프링의 발 뒤꿈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다.

07 시즌 삼성과 기아에서 활약했던 외국인 선수들인 매존, 스코비는 어느 정도 납득할 만한 성적을 거뒀었다.(매존 7승 11패 4.18, 스코비 8승 10패 3.92) 하지만 두 선수에게 돌아온 것은 '재계약 불가' 통보뿐이었다. 물론 위의 사례들만 가지고 그의 앞날을 점칠 수야 없겠지만 지금껏 연지가 보여준 모습은 저들에게조차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웬만큼 용기 있는 프런트가 아니고서야 감히 재계약을 밀어부칠 수 없는 성적표다.

지난 시즌 삼성은 보유하고 있던 외국인 선수를 내치고 국내 선수들만으로 선수단을 구성했다. 물론 후에 PO 진출을 위해 다시 외국인 선수를 긴급수혈하긴 했으나 그들의 결단은 분명 놀라웠다. 한화 역시 하루빨리 결단을 내려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한화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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