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독 : 기사링크)
정수근 선수...
참... 왜 그랬나요??
왜 하필 경기가 있는 전날...
그것도 일요일 경기에서 진 다음날...
술을 마신 겁니까...??
몰랐습니까?
당신을 향한 팬들의 잣대가 얼마나 엄격한지...
다른 선수들은 경기 전날 술을 먹어도 되지만 당신은 그러한 기본적인 것조차 허락받지 못했다는 것을...
다른 선수들은 사고를 쳐도 그냥 어영부영 넘어갈 수 있지만 당신은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일단 꼬투리 잡히면 그 날로 끝이라는 것을...
몰랐습니까?
‘팬’이라 불리는 족속이 얼마나 이기적이며 자기만 아는 존재인지를...
잘할 때는 박수쳐주다가도, 잠시만 실수하면 침 뱉고 욕하는 더러운 존재인지를...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게 팬이라는 족속들의 기본적인 생리입니다.
감사함을 느끼면서도 최대한 멀리해야 하는 사람들이 ‘팬’이라는 걸 아셨어야죠...
몰랐습니까?
당신이 모든 문제를 떨쳐버릴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금주’였다는 것을...
그것만이 모든 문제의 근원을 잘라버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는 것을...
이미 당신은 술을 먹는다는 것조차 쉽게 허락받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몰랐습니까?
수많은 사람들이 ‘이슈메이커’인 당신의 꼬투리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었다는 것을...
당신의 복귀를 반대한 팬들은 ‘뭐라도 하나만 걸려라 이번엔 확실히 매장시켜주마’라는 생각으로 눈에 불을 키고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하고 있었다는 것을...
기자들은 좋은 먹잇감인 당신이 또 다른 사고를 쳐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대체 왜 그랬습니까?
왜 그런 빌미를 허락한 겁니까?
당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얼마나 냉정하고 차가운지 느끼지 못했나요?
그들은 당신이 ‘반성하는 척’이라도 하며 기죽어 지내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정녕 몰랐나요?
자기 자신들은 교통법규를 우습게 알고, 동네 어른 알기를 지나가는 똥개 보듯 하는 주제에
‘공인’이라는 이유로 당신에게는 너무나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곤 하죠...
지네들은 술 마시고 개차반 짓 다하면서, 프로야구 선수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들 하죠...
인터넷에서 악플이나 다는 키보드 워리어들 주제에 당신에게는 술 먹는 것 자체를 범죄시 하라고 강요하죠...
결국 당신은 술 마시고 있는 당신이 밉다는 이유로 경찰에 허위 신고를 한 어처구니없는 정신병자 팬에 의해 퇴출이라는 가혹한 처벌을 받고 말았습니다.
당신은 정신이 없었겠지만, 그런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는 우리들도 무척 정신없고 힘들었습니다.
어이 없는 사건이었지만, 그 결과가 너무나도 가혹하고 가슴 아프네요...
조금만 더 조심하지 그랬습니까...
조금만 더 조용히 지내지 그랬습니까...
조금만 더 참고 기다리지 그랬습니까...
팬이라는 족속은 공인이 가장 경계해야하고 믿지 말아야 할 족속이라는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모든 프로야구 선수들이 명심했으면 좋겠네요...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더러운 것들...
팬이라는 존재는 고작 그 정도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