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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야신’ 김성근 감독의 탁월한 결정, 고맙습니다!!

by 카이져 김홍석 2009. 8. 15.

어제(금요일) 아침에 기사를 살펴보던 저를 깜짝 놀라게 만드는 내용이 하나 있었습니다. 놀랐다기 보다는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해야겠죠. 김광현이 인터뷰를 통해 빠르게 회복되고 있으니 시즌 막판에 복귀할 수도 있다고 말한 기사였습니다(링크)

기사에는 ‘욕심을 버렸다’고 묘사되어 있었지만, 인터뷰 내용 등을 살펴봤을 땐 ‘이 친구가 순간의 욕심을 버리지 못해 앞으로의 10년을 버리려고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이 얼마나 무리를 해왔는지 스스로는 느끼지 못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니까요. 또한 자신의 투구폼 자체가 얼마나 어깨가 상하기 쉬운 투구폼이라는 것도...(미국 현지의 메이저리그 칼럼을 종종 보시는 분들이라면 알고 계실 겁니다. M자 형태의 투구폼이 지닌 위험을)

하지만 그런 저의 걱정을 김성근 감독님이 해결해주시더군요.

저녁 무렵에는 김성근 감독의 인터뷰 기사가 떴습니다. 그 기사는 포스트시즌이 되도 김광현을 기용할 생각이 없다는 김성근 감독의 생각을 담고 있었습니다.(링크)

"포스트시즌이라고 해봐야 10월 아닌가. 안된다고 보고 쓸 생각도 없다"

"김광현은 앞으로 10년 이상 정점에서 던질 투수다. 잠시를 위해 무리시킬 이유는 없다고 본다"

정말 탁월하고도 존경받아야할 결정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현재 와이번스의 상태와 3연패라는 그들의 목표를 감안한다면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일 테니까요.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그러한 의사를 밝혔고, 자신의 입으로 내뱉은 이상 반드시 지켜줄 것이라 믿습니다.

개인적으로 김성근 감독의 야구 스타일을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오히려 싫어하는 쪽에 가깝죠. 김성근 감독은 ‘야구’가 아닌 ‘야큐’를 하기 때문입니다. ‘야신’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국 야구사에서 그러한 별명으로 불릴 감독은 코끼리 김응용 감독 한 명이라고 생각하니까요.

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저런 결정을 한 김성근 감독님께는 고마움과 감사를 느끼지 않을 수가 없네요. 향후 최소 10년 동안은 한국 프로야구의 보물이 되어줄 투수의 미래를 위해 무리시키지 않겠다는 그 분의 결정... 환영하고, 존중하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김성근 감독님!! 지금의 생각을 결코 잊지 말고 꼭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언젠가 지금의 이 결정을 두고 수많은 야구팬이 당신의 이름을 다시 떠올리는 날이 있을 겁니다.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당신을 ‘야신’이라 불러드리고 싶습니다.

// 카이져 김홍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