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LG 트윈스는 삼성 라이온즈와 더불어 가장 먼저 선수단 연봉 계약을 마무리 짓고 전지훈련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나름대로 상당히 긍정적인 행보가 아닐 수 없는데요. 모처럼 야심차게 시즌 준비에 돌입한 LG의 올 시즌 성적을 일단 기대해 보면서, 쌍둥이들의 선수단 전체 연봉을 한 번 살펴볼까 합니다. 결과가 꽤나 충격적이니 LG 팬들은 긴장하시길...
우선 투수들부터 살펴보시죠.
투수들의 경우 가장 눈에 확 띄는 건 역시 봉중근입니다. 2008년에 이어 2009년에도 역시나 좋은 활약을 선보였지만 승운이 따라주지 않았고 팀 성적이 나빴다는 이유로 결국 동결되고 말았는데요. 그의 투구 내용을 감안하면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병규만 아니었더라도 연봉 인상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그 외의 나머지 두 명의 억대 연봉 투수인 이재영과 정재복은 나란히 연봉이 깎였습니다. 당연한 결과라고 보이구요. 시즌 중에 물의를 일으켰던 심수창의 연봉이 동결되고, 서승화는 소폭이지만 상승했다는 점이 눈에 띄네요. 그리고 맨 아래 나란히 400만원씩 오른 7명은 활약이 좋아서가 아니라 최저연봉이 2000만원에서 2400만원으로 오른 것뿐입니다. 이들 외에도 올 시즌 새로 가세한 신정락, 이승현, 유경국, 이성진, 배민관, 김지용까지의 신인투수 6인방도 모두 2400만원의 연봉을 받게 됩니다.
이번에는 포수를 포함한 내야진 전체입니다. LG 내야에 거물급 선수가 없다는 것이 여기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데요. 억대 연봉을 받는 선수가 한 명도 보이지 않네요. 물론 숨어 있는 선수가 있지만, 그건 마지막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이유로든 연봉이 조금씩은 다 올랐는데, 100만원이라고 해도 유일하게 삭감당한 서동욱은 조금 억울할 듯싶군요. 그 외에도 이태원, 김장혁(이상 포수), 최우정(내야)의 신인 3인방도 2400만원을 받습니다.
외야수로 오니까 역시 눈이 좀 핑핑 돌아가는군요. LG의 화려한 외야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타격왕 박용택이 두 배 이상 상승하며 대박을 쳤고, 히어로즈에서 이적해 온 이택근도 이제야 제대로 된 연봉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대형은 드디어 억대 연봉으로 진입했구요.
반대로 올 시즌 박용택에게 밀린 안치용은 비교적 큰 폭으로 삭감됐습니다. 올 시즌에는 더더욱 경쟁이 치열해질 텐데, 트레이드를 요구해서라도 다른 팀으로 가는 편이 나아 보이기도 하네요. 마찬가지로 신인 유재호도 2400만원의 연봉을 받습니다.
자 여기까지 LG의 연봉 재계약 대상자들의 2010년 연봉계약 현황을 알아봤습니다. 투수 13억9600만, 포-내야수 5억6100만, 외야수 9억2400만, 그리고 10명의 신인 선수 연봉이 2억4000만, 다 합쳐서 31억2100만원이네요.
뭔가 심심하죠? 당연합니다. 왜냐면 위의 명단에 FA 자격을 얻어 계약한 선수는 단 한 명도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죠. 자, 그럼 지금부터 진짜 알짜배기 선수들의 연봉을 알아보겠습니다.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죠.
지난해 FA 자격으로 LG와 계약한 이진영. 발표는 계약금 없이 연봉 3억6000만원이었는데요. 이게 ‘공식 발표용’이라는 건 다들 아시죠? SK의 4년간 35억원 제의를 뿌리치고 LG로 온 선수의 연봉이 그 정도라는 건 말도 안 되죠. 일반적인 추정치로는 대략 4년간 40억원선입니다. 계약금 10억원에 연봉 6~7억, 그리고 나머지는 옵션으로 채워졌을 가능성이 높지요. 일단 올 시즌의 공식 연봉은 5억5000만원 정도로 발표할 모양이더군요. 하지만 실질 연봉은 계약금을 분할지급했다고 쳐서 간단하게 작년부터 9억원정도였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정성훈도 마찬가지 케이스죠. 발표는 연봉 3억5000만원이었지만, 실제로는 4년간 25억원 정도입니다. 올 시즌은 얼마로 발표될 지는 미지수지만, 사실상 작년부터 6억원의 연봉을 받았다고 계산하면 편합니다.
2007년 4년간 계약금 18억원 연봉 5억원 등 총액 38억원에 영입한 박명환은 올해로 계약이 끝납니다. 2008년에 2군에 내려간 후 구단이 연봉을 삭감한다고 해서 논란이 일었지만, 작년에도 그의 연봉은 5억원으로 발표가 되었었죠. 마찬가지로 계약금을 분할지금한다면, 올해도 그는 9억5000만원을 받는 셈입니다.
2008년에 3년간 24억원(계약금 12억, 연봉 4억)에 계약한 조인성도 실질 연봉은 8억원일테고, 2년간 계약금 1억원과 연봉 4억원에 계약한 이병규는 실질 연봉 4억5000만원이죠. 계약금 없이 계약한 최원호는 2억원, 최동수는 1억5000만원, FA계약 당시의 옵션이 실행된 류택현이 1억3000만원입니다.
이렇게 FA로 영입하여 이미 연봉이 정해져있던 선수들에게 올 시즌 LG가 지급해야 하는 돈만 41억8000만원입니다. 이미 위의 재계약 대상자들의 연봉을 훌쩍 넘어서죠. 이게 다가 아닙니다. 두 외국인 선수 오카모토 신야(계약금 5만$, 연봉 20만$)와 에드가 곤잘레스(계약금 5만$, 연봉 25만$)에게 지불해야하는 돈이 총 55만 달러(약 6억2000만원)에 달합니다.
또한 LG는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뽑은 10명의 신인 선수와 사인하면서 총 7억9000만원의 계약금을 지불하기로 했습니다. 이 또한 올해의 선수단 임금으로 계산할 수 있겠지요. 여기에 방출된 선수들 가운데 영입하기로 한 선수나 일부 누락된 선수가 몇 명 더 있습니다.
이렇게 계산해보면 대략 올 시즌 LG가 선수단에 지불해야하는 총 페이롤은 거의 90억원에 육박합니다. 여기에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연봉을 합치면 선수단에게 지불해야 하는 총 임금은 100억원이 넘어간다는 계산이 나오지요.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금액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왜 프로야구 운영이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지, 모기업의 지원이 없으면 유지될 수 없는지를 잘 알 수 있는 대목이죠. 현재 각 구단의 입장료 수익은 10억원~30억원 사이니까요. LG가 많은 편에 속한다지만, 이래서야 관중수익으로 운영한다는 것은 턱도 없는 말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히어로즈가 매번 우는 소리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요. 선수단 연봉은 구단 유지 비용의 ‘일부’에 불과하니까요.
LG는 지난해 각종 계약금과 외국인 선수, 코칭스태프의 연봉을 제외한 채 선수단 전체 페이롤이 33억4000만원이라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올해는 약 40억원 안팎이 되겠네요. 하지만 허위 발표였던 FA 계약의 실제 액수와 코칭스태프, 외국인 선수, 신인 계약금 등을 합치면 실질적인 선수단 임금은 100억원이나 되는 겁니다.
이 정도의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는데도, 팀이 몇 년째 바닥을 기고 있으니 모기업의 입장에서는 미칠 노릇이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다 자신들이 말도 안되는 FA 계약을 몇 년째 계속해 온 결과인데 말이지요. 올해는 돈값을 제대로 하는지 지켜봐야겠습니다.
PS. 그런데 또 하나 간과해선 안될 사실이 더 있습니다. 바로 이택근을 영입하면서 지불한 25억원인데요. 이택근이 3년 후 FA가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3년 동안 그를 기용하기 위해 그만한 돈을 지불한 셈입니다. 선수에게 들어가는 돈이 아니라 본문에서 제외하긴 했지만, 구단 입장에서는 이 금액이 FA 계약금과 마찬가지겠지요. 그걸 3년 분할지급한다고 가정하면, 실질적으로 LG는 약 11억원의 연봉을 주고 이택근을 고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걸 합치면 코칭스태프를 제외하고도 100억원이 넘습니다!!
// 카이져 김홍석[사진=LG 트윈스]
연봉분석 2탄 - 저비용고효율 삼성, "더 이상의 돈성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