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가 마침내 10연승까지 찍었습니다. 지금 현재 드러나는 전력은 가히 ‘원탑’이라고 표현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네요. ‘벌떼야구’에서 ‘소수정예’로 변신한 김성근 감독의 투수진 운용이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SK는 선발과 불펜을 모두 포함해 8명의 투수가 경기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어느덧 3위로 올라선 LG의 상승세도 주목할 만합니다. 이택근이 허리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이후, 오히려 외야가 정리되면서 팀이 안정을 찾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삼성과 두산은 힘든 시기를 간신히 이겨냈고, KIA도 반격의 실마리를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롯데는 여전히 정신 못 차리고 있고, 한화와 넥센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선발과 불펜을 통틀어 롯데에서 믿을 수 있는 투수는 조정훈과 강역식뿐입니다. 불펜에서는 어차피 답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원준-송승준-이명우가 좀 더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주지 못하는 한, 속 시원한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는 않아 보이네요. LG는 이택근 없이도 잘하고 있지만, 넥센은 이택근과 브룸바가 빠진 공백이 너무 커 보입니다. 한화 역시 투타에 걸쳐 총체적인 난국이지요.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MLBspecial.net만의 계산법으로 산출한 4월 넷째주의 ‘스페셜 랭킹’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스페셜 랭킹 산정 방법
스페셜 랭킹은 승률과 팀의 총득점-총실점에 기반하여 MLBspecial.net의 쥔장이 마음대로 만든 아주 간단한 포인트 계산법으로 매겨집니다.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공식 보다는, 다소간의 허점이 있더라도 이해하기 쉽고 계산하기 편리한 기준을 설정하였습니다.
이주의 랭킹점수 = [지난 한 주간 동안의 승률 + {총득점/(총득점+총실점)}] X 50
위의 공식에 의해 계산된 이주의 랭킹점수를 지난주 스페셜 랭킹에서의 최종 점수와 1:2의 비율로 반영해 이주의 최종 점수를 산출합니다. 기존 점수의 반영비율이 높은 것은, 그렇게 해야 강팀이 한 주 정도 부진했다고 순위가 대폭 하락하거나, 약팀이 한 주 동안 연승을 기록했다고 하여 대폭 상승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4월 넷째주 프로야구 스페셜 랭킹
1. SK 와이번스 : 김광현-카도쿠라-송은범-글로버로 이어지는 4명의 붙박이 선발진은 팀 전체 206이닝 가운데 54%에 달하는 111⅔이닝을 책임지며 1.93의 놀라운 평균자책점으로 14승을 합작하고 있다. 지난 한 주 동안 20타수 10안타 3홈런을 몰아친 박정권은 마침내 타율 1위(.390)에 올랐고, 김강민(3홈런 18타점)은 새로운 해결사로 급부상했다. 타선이 3점만 뽑으면 투수진은 2점만 하용하고, 투수진이 5점을 내주면 타선은 6점을 뽑는 팀. 현재 SK 와이번스가 보여주는 야구는 그런 식이다. 어쩌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야구팀 가운데 ‘Baseball’이라는 스포츠의 본질을 가장 잘 이해하고 제대로 실행하고 있는 팀인지도 모른다.
2. LG 트윈스 : 2주 연속 4승 1패를 기록하며 삼성을 따돌리고 3위로 올라섰다. 선발투수들도 나름 제 몫을 해주고 있지만, 상승세의 1등 공신은 역시 ‘철벽’수준으로 진화한 불펜이다. 여전히 자책점 제로를 기록 중인 오카모토를 비롯해 김기표(1.17), 오상민(0.93), 신정락(2.89), 김광수(3.00) 등의 투수들이 모두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두산 2군 감독 시절부터 신인을 키워내는데 일가견이 있었던 박종훈 감독이 점 찍은 신인 유격수 오지환(2홈런 12타점 .295)은 말 그대로 ‘대박’, 수비는 논외로 치더라도 방망이 하나는 현재 8개 구단 주전 유격수 가운데 최고다.
3. 두산 베어스 : 4주 만에 처음으로 주간 승률이 5할 미만으로 떨어졌다. 3패 중 두 번이 SK에게 당한 것이기에 이해는 되지만,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것은 어쩔 수 없다. 주말에 삼성을 만나 4연패에서 탈출하고 2연승으로 마무리한 것은 그나마 다행. 지난 한 주 동안 김현수(20타수 5안타)가 기록한 타점은 고작 1개, 볼넷도 하나밖에 얻어내지 못하면서 전반적인 타격 난조에 시달리고 있다. 두산은 김현수의 방망이가 얼어 붙는다면 두산의 득점력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 두산의 타순 변화 등은 모두 김현수의 능력을 신뢰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잊어선 곤란하다.
4. 삼성 라이온즈 : 시작은 좋았지만 마무리가 나빴다. 류현진이 등판한 경기에서 패한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배영수와 윤성환을 내세우고도 주말 2경기를 모두 패했다는 것은 뼈아픈 일이다. 하지만 타선이 안정화 되고 있다는 것은 다행스런 일, 이제 다시금 최상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불펜이 제 역할을 해주는 것뿐이다. 삼성에는 다른 팀처럼 단 한 명의 강력한 ‘특급 에이스’의 존재가 없다. 5명 모두 ‘좋은 투수’지만, 경기를 압도할 정도는 아니라는 뜻. 대신 오승환을 비롯한 불펜이 그런 역할을 해왔다. 오승환(5.00)이 예전의 위용을 회복하지 못하고, 불펜이 작년만큼의 강력함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시즌 후반으로 가면서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
5. KIA 타이거즈 : 성적이 문제가 아니다. 부진에서 간신히 벗어나는가 했던 김상현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고 말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투구 내용은 별로였지만, 구위 만큼은 일품이었던 외국인 선수 나이트도 달리기 중 통증을 느껴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최희섭이 살아나고 있어 다행이긴 하나, 넥센에게 2패를 당한 충격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이다. KIA 프런트는 지난 오프시즌 동안 ‘조범현 체제’를 강화하는 데만 힘쓸 것이 아니라, ‘만약’이라는 최악의 가정 속에 자신들이 가진 약점을 돌아보는 시간을 좀 더 가졌어야 했다.
6. 롯데 자이언츠 : 조정훈과 이명우가 호투한 2경기를 제외하면 나머지 4경기에서 무려 42점을 허용했다. 이놈의 투수진에는 도무지 답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다. 한 주 동안 3홈런 9타점을 기록한 박종윤이 새로운 하위 타선의 희망으로 떠올랐지만, 그걸 위안으로 삼기에는 현재의 결과가 너무나 처참하다. 어차피 타선의 힘은 지금으로도 충분하다. 현 상황을 타개하고 싶다면 바로 그 잘하고 있는 박종윤을 팔아서라도 3루수나 셋업맨을 구해와야 한다. 롯데에게 필요한 것은 특타(특별 타격훈련)가 아니라 특수(특별 수비훈련)나 특투(특별 투구훈련)다.
7. 넥센 히어로즈 : 5경기에서 19점밖에 허용하지 않은 투수진은 분명 선전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타선은 고작 13점밖에 얻질 못했다. 지난 일주일동안 팀 방어율 2.57을 기록하고도 패가 더 많다는 것은 분명 팀 타율 .238(1홈런)에 그친 타선의 책임이다. 시즌 초에는 크게 느끼지 못했던 브룸바-이택근의 공백을 이제 와서 뼈저리게 느끼고 있으며, 황재균이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나아질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금민철-김성현-강윤구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길게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내년을 위한 희망이라도 만들어가야 한다.
8. 한화 이글스 : 카페얀이 드디어 만족스런 투구(6이닝 2실점)를 한 번 보여줬다. 유원상은 상상도 못했던 완봉승을 거뒀다. 한대화 감독이 상식적인 기용을 하기 시작하자 데폴라는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류현진은 역시 ‘괴물’이다. 그럼에도 한 주 동안 42점을 내줬고, 그 중 38점이 3경기에 집중되어 있다. 한화의 불펜은 롯데와 가히 쌍벽을 이룬다. 한 주 동안 19타수 1안타로 침묵한 최진행은 ‘최멈춤’이 됐고, ‘볼넷머신’ 김태완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도형에게 주어진 부담이 너무 크다.
화요일(27일)부터 시작되는 주중 3연전은 LG-삼성의 3위 다툼 시리즈를 비롯해 한화-두산, KIA-SK, 롯데-넥센의 매치업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금요일(30일)부터는 상승세인 SK와 LG가 만나 치열한 격돌을 예고하고 있으며, 두산-넥센, 한화-삼성, 롯데-KIA의 3연전 시리즈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SK의 연승 가도가 어디까지 계속될 것인가와 더불어 LG의 상승세도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 지가 최대의 관심사입니다. 더불어 한화와 넥센을 연속해서 만나는 두산이 몇 승을 따낼 것인지도 궁금하군요. 물론 전국구 인기팀인 KIA와 롯데의 부진 탈출 여부도 마찬가지겠지요. 그럼 다음 주 월요일에 다시 뵙겠습니다. 그 때는 벌써 5월이겠군요.^^
// 카이져 김홍석[사진제공=SK 와이번스, LG 트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