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월 1일, 야심차게 전업 블로거를 선언한 후 벌써 1년 하고도 5개월이 지났군요. 그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너무 바쁘게 보냈고, 중간중간 안 좋은 일들도 좀 있는 바람에 포스팅 자체에만 집중하고 블로그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는 비교적 소홀했던 것 같습니다.
어딜 가서 전업 블로거라고 자기 소개를 하면 사람들의 시선은 딱 두 가지로 나뉩니다. “아, 저놈 백수구나”하고 속으로 생각하시는 분과 “와~ 그럼 돈 많이 벌겠네요”라는 환상을 가진 분으로 나뉘지요. 블로그의 힘을 잘 모르시는 연세 있으신 분들은 전자 쪽에 속하고, 블로그의 힘을 아는 젊은 세대들은 후자에 속하지요. 이상하게도 중간은 별로 없습니다. 사실은 딱 중간이라고 보면 될 텐데 말이지요.
전업 블로거가 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블로그의 트래픽과 광고 수익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트래픽이 많아야 수익도 늘어나는 것이니, 트래픽 유지를 위해 항상 신경을 쓰지요. 그러다 보니 가끔은 실수를 하거나 도를 넘어서는 일도 종종 저지르곤 합니다.
사람들은 “내용이 중요하다”라고 입을 모아 말하지만, 결국 글을 선택하는 ‘제1의 기준’은 바로 ‘제목’이지요. 파워블로거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센스 있고도 섹시한 제목 만들기’의 도를 터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가끔은 균형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죠. 센스는 없이 섹시하기만 한 제목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후회할 때도 있으니까요. 사실 개인적으로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꼴로 겪으면서도, 쉽게 고쳐지지 않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글을 완성한 후에는 묘한 흥분감이 남아 있더라구요. 그런 기분 속에 제목을 짓다 보면 나중에 제가 봐도 ‘이건 좀 심했군...’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아마 다른 블로거 분들도 어느 정도는 공감하실 듯 합니다.^^;
제목을 잘 붙이려 노력하는 건 그만큼 ‘주목 받고 싶어서’이기 때문입니다. 전업 블로거인데, 당연히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지요. 하지만, 그 주목 받기 위함이 반드시 돈 때문만은 아닙니다. 사실 블로그의 광고 수익은 매우 미미한 편이거든요.
다른 블로거 분들은 어떠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제 경우는 그렇습니다. 아마 저 뿐만이 아닌 대다수의 스포츠 관련 블로거 분들이 같은 생각을 가지고 계실 것 같은데요. 점점 스포츠 블로거들이 다른 분야의 글에도 손을 데는 ‘외유’가 늘어나는 것도 바로 그래서이겠지요.
일단 오늘부터 붙기 시작한 ‘뷰 AD’를 제외하면, 이 블로그에는 크게 두 개의 광고가 걸려 있습니다. 하나는 제가 파트너십을 맺고 제휴학 있는 ‘태터앤미디어’의 광고(사이드바 우측 상단)이구요, 다른 하나는 본문 영역의 우측 상단을 차지하고 있는 ‘구글 에드센스’가 바로 그것입니다. 본문 하단 영역의 알라딘 광고는 한 달에 한 권 책 살 수 있는 돈도 나오지 않으니 패스하도록 하지요. 그건 돈 보다는 야구팬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을 소개해드리기 위함이 더 큰 목적이니까요.
2009년을 기준으로 제 블로그의 1년간 총 방문객은 대략 168만명 정도였습니다. 월 평균 14만명, 일일 평균 4,600명 정도였지요. 남들이 파워 블로거라고 불러주니, 일단은 저도 그렇게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이건 일단 겸손의 문제와는 조금 다른 것 같으니 그냥 넘어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렇다면 그런 제 블로그의 광고 수익은 어느 정도였을까요?
2009년 1년 동안 에드센스를 통한 수익금은 총 468.19달러, 원화로는 대략 55만원 정도였습니다. 하루 평균 1,500원 정도 되는 돈이지요. 아마 이 대목에서 상당히 놀라신 분이 계실 것 같네요.
그리고 한 때 블로고 스피어 상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었던 태터앤미디어 광고는 어떨까요? 정확하게 1년 동안 총 77만원이었습니다. 월 평균 6만5천원 정도, 하루 평균 2,000원이 조금 넘네요.
이 블로그에서 위의 두 가지를 합친 1년 동안의 광고 수익은 총 132만원, 월평균 11만원, 일일 평균 3,700원 정도 됩니다. 이 정도로는 밥값은커녕, 블로그를 유지하기 위한 각종 비용값도 나오지 않는 셈이지요.
이번에 Daum에서 ‘View AD’를 출시했지만, 개인적으로 그다지 큰 기대는 하고 있지 않습니다. ‘최고 160만원’이라는 것에 많은 분들이 혹해 있지만, 그 돈을 받는 사람은 정말 극소수에 불과하지요. 저도 새로 산정된 랭킹을 보니 100위안에 들긴 했지만, 300위가 1만원을 받는다고 했을 때, 저한테 돌아오는 몫이 그렇게 많을 것 같지는 않네요.
뷰에드의 수익이 에드센스와 태터앤미디어의 광고 수익을 합친 것만큼 나온다 하더라도 가계에 크게 보탬이 될 정도는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냥 그 정도의 수익이라도 생긴다면, 차비로나 쓴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뿐이지요.
그럼 어떻게 전업 블로거로 먹고 살 수 있냐구요? 블로그의 가장 큰 힘은 뭐니뭐니해도 ‘컨텐츠 그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컨텐츠 판매 수익이 광고 수익보다 훨씬 더 큽니다. 그리고 전업 블로거라는 이유로 할 수 있는 일들도 몇 가지 있습니다. 일종의 부업인 셈이지요. 전업 블로거가 아니었다면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결국 ‘블로거로서의 수익’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어쨌든 제가 가고 있는 전업 블로거의 길에 ‘광고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적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블로그의 광고 수익에 대한 환상 또는 오해를 가지신 분들이 종종 계시기에 뷰AD가 오픈하는 오늘 같은 날에 이런 글을 남겨봅니다. 뷰AD는 분명 ‘전업 블로거’를 양산하게 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될 것이며, 아무쪼록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발전하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에 앞서 전업 블로거가 되기 위해 ‘광고수익’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계신 분이 있으시다면, 그 점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파워 블로거의 광고 수익, 생각보다 보잘 것 없습니다. 물론 상당한 액수를 벌어들이는 분들도 계시지만, 어느 분야든 최상위 0.01%는 구름 위의 존재와 같다는 사실도 기억하셨으면 좋겠네요.
// 카이져 김홍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