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올 시즌이 실망스런 프로야구 선수 ‘워스트-10’

by 카이져 김홍석 2010. 6. 3.

1. 나지완(KIA) : 3홈런 16타점 .234/.342/.350

지난해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의 끝내기 홈런은 나지완의 올 시즌을 밝게 비추는 햇살처럼 느껴졌었죠. 보통 젊은 선수들이 그런 경험을 하고나면 다음해 부쩍 성장하는 경우가 많았고, 나지완도 그런 선수 중 한 명이 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게 웬걸, 나지완은 끝내기포의 기운을 전혀 이어 받지 못했더군요. 수비에서의 불안함은 여전하며, 그게 원인이 되어 경기 출장도 꾸준히 하지 못하다가 결국 2군까지 다녀왔습니다. 타율은 몰라도 홈런포만큼은 올 시즌 30개를 노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이대로 가면 10개도 힘든 상황. 차세대 거포로 기대가 컸던 선수인 만큼 실망도 큰 편입니다.

 

2. 고영민(두산) : 2홈런 9타점 .186/.337/.343

화려한 국가대표 경력 때문에 그의 나이가 많은 줄 아는 팬들도 있지만, 84년생인 고영민은 올해로 겨우 만 26세가 되었을 뿐이죠. 수비와 타격에서 골고루 재능을 나타내고 있는 ‘성장형 2루수’였기에, 지난해의 부진은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더욱 극심한 부진의 늪에 빠져서 헤어나오지를 못하는군요. 과연 그가 다시금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요? 적어도 올 연말에 있을 아시안게임에서는 불가능할 것 같네요.

 

3. 이현승(두산) : 11경기 46이닝 2 4 5.48

‘한국판 쿠어스필드’인 목동구장을 탈출하여 ‘투수들의 천국’이랄 수 있는 잠실구장으로 입성한 이현승에게 기대를 걸었던 분들이 참 많았을 겁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현승은 지난해 목동구장에서의 성적이 원정에서 보다 더 좋았었죠. 궁합에 맞았던 것일까요? 결국 이현승은 두산에 가서 제대로 된 투구를 보여주지 못하며 팀의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상대적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금민철과 비교가 되니 그 정도가 더욱 심하지요. 게다가 이현승은 ‘금민철+10억’이었으니까요. 두산은 10억을 주고 좌완 에이스가 될 수 있는 투수를 내보낸 셈이 되고 말았습니다. 명예회복을 위해서는 이현승이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절치부심하며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겠네요.

 

4. 손민한(롯데) : 경기 출장 없음

올 시즌 손민한의 연봉은 6억원, 공식 집계상으로는 두산 김동주(7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부상 후유증으로 인해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고 있죠. 프로라면 부상을 당했으니 어쩔 수 없는거 아니냐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습니다.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도 프로의 의무라면 의무일 수 있으니까요. 이처럼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고 있는 한, 손민한은 롯데의 골칫거리일 뿐입니다. 그런 면에서 현재까지 올 시즌 가장 실망스런 선수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아직까지는 롯데 팬들이 기다려주고 있지만, 조금의 시간이 더 지나면 먹튀소리가 나올 지도 모릅니다.

 

5. 강봉규(삼성) : 2홈런 8타점 3도루 .218/.323/.309

작년에 20홈런-20도루를 비롯해 3할 타율과 4할대의 출루율, 그리고 5할 장타율까지 한꺼번에 기록하며 가장 균형 잡힌 성적을 보여주었던 선수가 바로 강봉규죠. 프로 데뷔 10년 만에 빛을 본 그의 모습이 너무나 좋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버리고 말았네요. 지난해의 활약이 제아무리 플루크일 확률이 높았다지만, 높은 출루율을 기록하던 선수가 이처럼 갑자기 무너지는 일은 드물기에 그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는 전혀 그렇지 못하네요.

 

6. 박진만(삼성) : 1홈런 12타점 .219/.344/.305 9실책

손민한과 더불어 6억원의 연봉을 받는 박진만, 하지만 이제는 슬슬 그 액수가 아까워지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타격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바닥권이었지만, 수비에서의 공헌도만큼은 높게 평가 받아 왔었는데, 올해는 그 마저도 여의치 않습니다. 벌써 9개의 실책. 무릎 등이 정상이 아니라 수비 범위도 넓지 못한 상황에서, 생각지도 않은 실책까지 나오고 있으니 삼성의 내야진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요. 신인 김상수의 출전 빈도가 점점 늘어나는 것이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합니다.

 

7. 황재균(넥센) : 1홈런 15타점 .210/.309/.284

작년에 홈런 2개가 모자라 아쉽게 20-20클럽 가입에 실패했지만, 황재균의 성장은 히어로즈 팬들에게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지요. 하지만 올 시즌의 황재균은 부상과 그 후유증으로 인해 아주 실망스런 성적만을 남기고 있습니다. 4월 초에 부상으로 인해 2군으로 내려갔다가 한 달 만에 복귀했었는데요. 복귀와 더불어 부활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더 깊은 부진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바로 옆 포지션에서 강정호가 실책을 남발(15)하고 있는 와중에 황재균까지 이러면 김시진 감독의 시름이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8. 박용택(LG) : 2홈런 13타점 .217/.288/.283

지난해 타율 1위에 올랐던 선수가 이처럼 처참하게 무너질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이래서 야구는 멘탈 스포츠이고, 그런 심리적인 요소에 악영향을 주는 일은 최대한 벌어지지 않아야 하는 것입니다. 지난해의 타격왕 밀어주기 논란은 박용택에게도 큰 상처를 남겼고, 결국은 그것이 큰 부담으로 다가와 지금의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았나 싶네요. 사실 정면승부 하더라도 박용택이 타율 1위에 오를 가능성은 최소 80% 이상이었습니다. 대체 왜 그런 짓을 벌여서, 별 잘못도 없는 박용택을 이렇게 위축되게 만들었을까요.

 

9. 이택근(LG) : 2홈런 5타점 .190/.254/.328

5년 연속 3할 타율에 빛나는 한국 야구의 대표적인 호타준족 타자인 이택근. 로이스터 감독이 메이저리그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거라 치켜세웠던 그가 팀을 옮긴 올 시즌 심각한 부상과 부진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얼마 전 1군으로 올라왔지만, 그가 없는 동안 작은이병규가 자리를 잡으면서 팀 내 그의 포지션이 애매하게 된 상황이죠. 몸값으로 보나 이름값으로 보나 출장시키긴 해야 하는데, 그렇다고 다른 선수를 빼기도 뭣한 상황. 연인인 윤진서의 새 영화 내용 때문에 충격을 받기라도 한 걸까요?

 

10. 신정락(LG) – 21.2이닝 21안타 22사사구 20실점(15자책) 방어율 6.23

사실 올 시즌 데뷔한 신정락의 경우는 위의 선수들과는 실망의 이유가 다릅니다. 위의 선수들은 마땅히 해줘야 할 것을 해주지 못했기 때문이지만, 신정락의 죄라고는 너무나도 뛰어난 구위를 지닌 것밖에 없으니까요. 아마도 시범경기와 시즌 초반 신정락의 피칭을 본 분이라면, 그 피칭에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실 수 있었을 겁니다. 그만큼 신정락이 뿌리는 볼은 움직임이 좋았고, 당장 프로 1군 무대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팬들로 하여금 가지게 만들었습다. 하지만 그는 아직까지 자신의 공을 믿지 못하고 있나 봅니다. 그 좋은 공을 가지고도 안타 맞는 것을 두려워 하여 피하는 피칭으로 일관하더니 사사구만 잔뜩 내준 후 결국 2군으로 강등되고 말았습니다. 오랜만에 등장하는 대형 투수의 등장이 무척 반가웠기에, 아쉬움도 더 크게 느껴지네요.

 

// 카이져 김홍석[사진제공=프로야구 8개 구단]


[관련글] 올 시즌 활약이 놀라운 프로야구 선수 ‘베스트-10’


#재밌게 보셨다면 아래의 View On 추천 버튼을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