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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의 꽃 보다 야구

SWOT 분석으로 본 두산 베어스의 2011년

by 카이져 김홍석 2011. 3. 24.

2007년 이후 SK 와이번스 다음으로 잘 나갔던 팀은 다름 아닌 두산 베어스다. 그 해에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이후 4년 연속 최소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최근 4년간 가을잔치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진출했던 팀은 SK를 제외하면 두산이 유일하다.

 

이 기간 동안 두산은 한국시리즈에 두 차례 진출하여 모두 준우승을 차지했다. 비록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자신들의 캐릭터와 똑같은 같은 근성을 보여주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그런 두산 특유의 야구는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2연패 후 3연승의 역스윕을 일궈내며 극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플레이오프에서도 2위 삼성을 끝까지 괴롭히며 시리즈를 5차전까지 물고 갔다.

 

하지만 두산은 야구 외적인 문제로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2009시즌이 종료된 후에는 김명제가 음주운전 사고를 내며 중상을 입었고, 지난 시즌 중에는 마무리 이용찬마저 음주운전 사실이 발각되어 전열에서 이탈했다. 그 결과 선수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랬던 두산이지만, 야구 내적인 요소로만 보면 올해도 우승후보로 꼽을만하다. 김현수-김동주를 중심으로 한 타선은 여전히 강력하며, 일본에서 돌아 온 이혜천도 선발진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또한, 상무에서 전역한 선수들도신인왕을 노리며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그렇다면 두산은 2011년에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두산의 올 시즌 전망을 내적인 역량과 외부 환경요인을 고루 따져 보는 SWOT 분석으로 살펴보자.

 

▲ 두산의 강점(Strength)

 

전력 면에서 거의 약점을 찾아볼 수 없다. 테이블 세터로 누구를 내세워도 어색하지 않다. 이종욱-고영민 듀오를 포함하여 지난해부터 두각을 나타낸 정수빈이 풀타임 주전 자리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 부진했던 고영민을 제치고 주전 2루수로 나섰던 오재원의 존재도 든든하다.

 

발 빠르고 출루율 좋은 선수가 많으면 다득점을 노릴 수 있다. 그러나 두산 라인업이 무서운 것은 이들을 홈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더욱 강력한 중심타선까지 더불어 보유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기존의현동석 트리오(김현수-김동주-최준석)’에 신인왕 양의지, 베테랑 손시헌 등이 그 뒤를 받치고 있다. 최근에는 군에서 전역한 김재환이 양의지가 버티고 있는 두산 안방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두 예비역 포수들이 펼치는 선의의 경쟁은 그 자체로 플러스 요인이다.

 

마운드 역시 나쁘지 않다. 김선우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고, 외국인 투수 니퍼트와 라미레즈가 각각 한 자리씩을 차지했다. 이들은 모두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던 투수들이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또한, 일본에서 돌아온 이혜천도 선발 요원으로 손색이 없는 선수다. 전천후로 기용될 임태훈은 여전히 두산의믿을맨이며, 고교 시절노히트 노런을 기록했던 우완 최현진, 유창식과 함께 고교 좌완랭킹 1,2위를 다투었던 이현호 등 신인 듀오의 활약도 지켜볼 만하다.

 

▲ 두산의 약점(Weakness)

 

타선에서는 어느 누가 빠져도 곧바로 투입될 수 있는 즉시 전력감 선수가 많다. 그러나 마운드는 사정이 다르다. 신인 투수들의 활약을 기대하기에는 프로의 벽이 너무 높고, 상무에서 전역한 김강률은 1군 경험이 거의 없다.

 

무엇보다 두산 마운드의 가장 큰 불안요소는 아직 검증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두 명의 외국인 투수에 있다. 지난해 켈빈 히메네즈와 레스 왈론드로 쏠쏠한 재미를 봤지만, 올해에는 두 명 모두 두산 유니폼을 벗었다. 새로 영입한 니퍼트와 라미레즈가 좋은 구위를 보유하고 있다 해도, 이것이 한국무대에서의 좋은 성적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마무리 투수 문제를 매듭짓지 못한 것도 못내 아쉬운 부분이다. 항간에는 이용찬과 임태훈을 더블 스토퍼로 기용한다는 이야기가 있으나, 국내에서 집단 마무리 체제로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이용찬의 경우 음주운전사건으로 인한 마음의 짐을 얼마만큼 덜어낼 수 있었는지가 관건이다.

 

▲ 두산의 기회 요소(Opportunity)

 

우승으로 향할 수 있는 여건은 대부분 갖춰졌다. 우승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SK는 외국인 선수 선발에 애를 먹었고, 삼성 역시 지난해 사령탑이 갑작스럽게 바뀌는 등 두산의 입장에서는 호재가 잇따르고 있는 상태다. 두산이 우승을 차지하기에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외부 환경이 만들어 진 셈이다.

 

구단의 지원도 나쁘지 않다. 특히, 두산 특유의 화수분 야구의 발판이 되는 2군 선수들의 수준이 높다는 것은 무엇보다 큰 힘이 된다. 이들이 존재하기에 1군 선수들이 더욱 긴장을 하여 최선을 다한 플레이를 펼치게 된다.

 

또 하나 두산의 기회요소는 김경문 감독의 계약이 올해를 끝으로 끝난다는 점이다. 재계약 여부를 떠나 김경문처럼 인정받는 감독의 계약 마지막 해에는 유독 선수단의 결속력이 끈끈해지곤 한다. 어쩌면 두산에서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올 시즌에 우승을 이끌어 보자는 김경문 감독의 의지가 전해진다면, 그것은 또 하나의 시너지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이다.

 

▲ 두산의 위협요소(Threat)

 

두산의 프런트는 야구팬들의 두산을 보는눈초리가 심상치 않음을 느껴야 한다. 야구를 잘하고 못 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선수 관리의 측면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이미 지난해 두산에선 두 번이나 소속 선수의 음주운전 사고가 일어났다. 올해도 그런 일이 반복된다면 곤란하다.

 

팬들의 시선은 날카롭다. 또 다시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소속 선수와 구단이 구설수에 오를 경우, 설령 두산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다 해도 그것을 인정하고 함께 기뻐해줄 야구팬은 많지 않을 것이다. 프로야구단이라면 팬들의 눈을 무서워할 줄 알아야 한다.

 

// 유진 김현희[사진제공=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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