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좋아하다 보니 주변 사람들이 내가 야구를 상당히 많이 아는 걸로 착각한다. 그러나 사실 야구를 많이 접해보지 못한 사람들 보다 룰을 조금 많이 알고 선수들을 조금 많이 알뿐 하지만 이렇게 말하고 다녀도 사람들이 자꾸 뭔가를 물어본다.
특히 월요일이 되면 내게 무슨 주간 정리를 바라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에게 힌트를 얻어서 친구들 간의 대화 형식으로 한 주간 있었던 일들을 정리 해볼까 한다. 물론 썩 재미있지도 모르고 각 팀 팬들에게 기분 상할 만큼 자극적인 내용이 들어갈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주간 정리라고 해도 매주 포스팅 될지는 모르겠다. 그럼 앞날이 어찌 됐건 간에 시작~
“김성근의 저주가 아니고 김성근의 구라라고 해야 하나? 김성근 감독 엄살은 알아 줘야 해. 이유가 어찌 됐던 SK는 진짜 무서운 팀이야.”
“SK를 보면 톱니바퀴 같아. 아니면 프로그램 된 기계 같기도 하고. 이제 무너지겠지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누구 하나가… 팀 전체 조화가… 예전에 해태도 이 정도는…”
“해태라, 말된다.”
“언젠가부터 SK가 해태랑 비교되기는 하지. 비슷하면서도 다른 개개인의 능력이나 명성은 과거 해태가 더 뛰어났다고 생각해”
“그런데 김광현은 왜 그럴까? 무슨 문제 있는 걸까?”
“신체적인 문제는 없어 보여. 다만 시즌 준비 시작 시점이 좀 늦었으니... 구위 자체는 심하게 차이가 있지는 않아 보여. 다만 슬라이더가 예전에 비해 좀 무뎌진 느낌이랄까? 김광현에게 슬라이더를 빼면 시체 아닌가? 슬라이더가 잘 듣지 않으니 커브를 꺼낸 든 듯 한데, 글쎄… 그래도 이제 겨우 두 경기야. 좀 더 지켜보고 김광현에 대해 말해도 늦지 않을 듯?”
“요즘 LG는 어때? 후덜덜 아니야 후덜덜…”
“그보다도 한화가 뭔가 갖춰져 보이지 않았어. LG는 페이스나 분위기 면에서는 최고지.”
“LG는 분위기의 팀 아닌가? 신바람 LG 라고도 하잖아. 분위기 타면 무서운 팀.”
“아니, 신바람 LG 그 단어가 그 동안 LG 발목을 잡았다고 생각 하는데?”
“무슨 말이야?”
“무언가 분위기에 좌우된다는 느낌이야. 기세를 타면 올라가되, 그렇지 못하거나 그 기세가 꺾이면 바로 바닥으로 떨어지는 느낌? 실제로 작년에도 4월은 잘나갔고, 그 전년도에는 5월에 9연승인가 했었지 아마? 매번 기세는 좋았어. 그때 그 기세를 이어가야 하는데 그게 안 된 게 문제지. 반가운 부분은 슬로우 스타터 박용택의 예열이 끝나 보이는 정도? 그리고 봉중근, 이택근의 복귀 시점도 중요하고.”
“틀린 말은 아니네. 두 용병이랑 박현준은 어떻게 생각해?”
“리즈는 포수의 리드가 중요해 보여. 투구수가 늘어날수록 구위가 떨어지는 게 눈에 보이니, 포수 리드가 그만큼 중요하지. 주키치는 기대 이하고. 박현준은 앞으로 두 세 경기를 더 봐야 알듯”
“박현준 좋던데 왜?”
“박현준은 거의 신인 급이야. 알려지지 않았어. 두세 경기 까지는 우연도 가능하니 지켜봐야지.”
“KIA는 왜 그럴까? 투수력으로 먹고 사는 팀인데 마운드가 무너지니.”
“선발도 그렇지만 불펜이 문제지. 불 끄라고 올려놓으면 더 불을 지르고 있으니. 사사구도 문제야. 8,9일 이틀 동안 25개야, 말이되? 그렇게 도망 다니는데 급급하다가는 될 일도 안 되지.”
“그러게 작년에는 타선이 부진해서 한두 점 주면 큰 부담이었을지는 몰라도 이제는 아닐 텐데… 주말 경기는 정말 답답하더라. 김선빈은 어때?”
“원래 김선빈은 타격 재능도 뛰어났어. 수비도 못하는 건 아니고. 다만 경험이 부족하다랄까? 가끔 서두르는 경향이 있지. 김선빈의 제일 큰 문제는 잦은 부상이지. 부상 없이 풀타임을 소화한다면 강정호를 탐낼 필요 없어 보이는데?”
“롯데는 뭐가 문젤까?”
“아까부터 문제문제 하는데 이제 고작 7경기 했는데 문제될 게 있을까? 4월까지는 팀의 큰 틀을 잡아가는 기간이야. 꼭 SK 같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어느 팀이든 그 팀만의 색깔을 갖춰가야지. 지금은 그런 시간이 아닐까? 주루나 수비 쪽에 문제가 있을 수는 있지만, 특히 주루나 수비는 몸이 풀린 후에 거론해도 늦지 않아.”
“홍성흔의 외야 전향은 어떻게 생각해?”
“홍성흔이 아무리 산전수전 다 겪었어도 외야수는 생소 할 수밖에 없어. 다만 좀 여유를 가져야 할 필요는 있어. 의욕은 뛰어난데 침착하지 못해 보여. 의욕이 중요하지만 의욕이 모든 걸 해결해 주지는 않아.”
“삼성은…”
“중심타선의 타격감 회복이 우선이지. 개막 때는 기대감을 갖게 하더니… 위안거리는 이영욱, 김상수의 성장이 아닐까? 왠지 삼성 마운드는 안정적이고 부족한 부분은 시간이 흐르면 안정 될 것처럼 생각해.”
“두산은 여전하지?”
“확실히 강팀이지. 다만 몇 년 동안 문제시 됐던 마운드의 안정이 과제지. KILL라인이 해체된 불펜이 걱정이면 걱정이랄까? 임태훈에게 가해질 압력도 걱정되지. 타선만 놓고 보면 쉬어갈 부분이 없지. 아직 완벽해 보이지는 않지만, 삼성 마운드를 보는 느낌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면 안정될 것 같은 느낌이랄까?”
“넥센이랑 한화는?”
“두 팀을 보는 생각이 달라. 아무리 야구를 이름 값으로 하는 게 아니라지만, 한화는 중심을 잡아줄 사람이 없어 보여. 실력이나, 경험이나, 그렇다고 류현진에게 마냥 기댈 수도 없는 노릇이고.”
“올해도 류현진 지.못.미. 를 외쳐야 하나?”
“넥센도 겉만 보면 비슷하지 익숙할 뿐이지 이름값이 그다지 높지는 않아. 강정호를 빼면 말이지. 다만 한화는 정말 긴 시간 동안 무명이었던 선수들이 대부분이고, 넥센은 어린 선수들이 중심이 되고 있다는 차이 정도?”
“미래를 생각한다는 소린가?”
“먼 미래가 아니라 당장 경험이 쌓이면서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거지. 한화 선수들도 그러지 말란 법은 없지만, 한화보단는 넥센이 그럴 가능성이 높아 보여. 그리고 넥센에는 이숭용과 송지만이라는 든든한 버팀목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무명 생활이 길었던 선수들한테도 기대가 된다고 할까?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이지만.”
“이번 주는 어떻게 돌아갈까? 어쩌면 이번 주가 가장 중요 할지는 모르겠는데.”
“다른 건 모르겠고 한화는 이번 주가 중요해 보여. 이번 주 상대팀이 KIA랑 SK야. KIA는 한화 입장에서 좋은 기억이 많은 팀이지. 12연패를 끊기도 했고, 올 시즌 첫 끝내기도 만들어 냈고. SK를 만나는 건 좀 안타깝지만. LG의 상승세도 주목해야겠지? 삼성에게 알게 모르게 강하고, 요즘 방망이가 불타는데 마운드가 안정되지 않은 롯데랑 만나면 모르지 뭐. 사연이야 어떻든 이번 주도 재미있는 한 주가 되겠지.”
// Thope 권철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