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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일본야구 한국인 5인방, 이 만큼만 하면 돼!

by 카이져 김홍석 2011. 4. 12.



대지진으로 인해 개막이 연기되었던 일본 프로야구가 드디어 오늘
(12) 개막을 맞이한다. 올해의 일본 야구에 더욱 관심이 가는 것은 한국인 선수가 5명이나 진출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중에는 90년대 후반 이후 한국 야구의 아이콘으로 군림했던 전직 메이저리거박찬호도 포함되어 있다.

 

그들 5명의 올 시즌 성적은 어느 정도일까? 대략적인 기대치로나마 예상을 해보자. 순서는 나이 순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이건 기대치일 뿐이다.

 

1. 박찬호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24(98)을 거둔 코리안 특급박찬호다. 그의 일본 진출은 도전이라기 보단 정복이었으면 하는 것이 한국 팬들의 솔직한 바람이다. 오랜만에 선발투수 박찬호를 볼 수 있다는 것도 즐거운 일. 개막전 선발은 물거품이 됐지만, 그런 것에 연연해할 필요는 없다.

 

우리의 자랑이었던 박찬호가 일본 무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여 2군을 오르내리는 것은 팬들에게도 더할 나위 없는 굴욕이 될 것이다. 아무쪼록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길 기원하며, 최소한 3.50 이하의 평균자책점으로 10승 이상은 거둬줄 것으로 기대해 본다. 박찬호는 일본에 진출한 역대 메이저리그 출신 용병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특급 커리어를 지닌 선수다. 보크로 인해 필요 이상의 스트레스만 받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리라 믿는다.

 

2. 임창용

박찬호와 이승엽이 있지만, 실제로 현재 일본 프로야구에서 가장 압도적인 위용을 드러내고 있는 선수는 다름 아닌 임창용이다. 진출 첫 해였던 2008년의 33세이브를 시작으로 2009 28세이브, 작년에는 35세이브로 양대리그 통합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평균자책점도 3.00-2.05-1.46으로 매년 향상되고 있다. 그야말로 일본에서도 정상급에 군림하는 최고의 마무리 투수다.

 

올 시즌은 40세이브 돌파와 더불어 사상 첫 구원왕 등극을 노린다. 한국에서 104 168세이브를 기록했던 임창용은 일본 진출 이후 7 96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이미 선동열(한국 132세이브, 일본 98세이브)의 한-일 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은 넘어서지 오래고, 36세이브만 더 하면 개인 통산 300세이브에 도달하게 된다. 130년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100승과 300세이브를 동시에 달성한 선수는 단 3(데니스 에커슬리, 리치 고시지, 롤리 핑거스)에 불과하, 그들은 모두 명예의 전당에 올라 있는 전설적인 마무리 투수들이다. 일본에서는 아직 단 한 명도 없다. 리그가 다르다고 해도 임창용이 목표로 하고 있는 기록과 그 업적의 가치를 대략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3. 이승엽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년 연속 30홈런을 기록했던 이승엽은 이후 3년 동안 줄곳 내리막을 걸었다. 3년간 1군에서 188경기에 출장하여 기록한 홈런은 29, 홈런 비율이 떨어진 것 이상으로 타율의 계속되는 하락(.248-.229-.163)이 더 큰 문제였다. 그리고 올해는 센트럴리그의 요미우리를 떠나 퍼시픽리그의 소프트뱅크에서 박찬호와 함께 뛸 예정이다.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올해로 만 35세인 그가 갑작스레 4~5년 전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는 것은 욕심일 수도 있다. 일단은 부상 없이 꾸준히 1군에서 출장할 정도의 성적을 기록하여 최소한의 명예회복에 성공하는 것이 우선이다. 27푼 이상의 타율과 25홈런 80타점. 전성기 시절 이승엽의 명성에 비하면 초라하게 보일지 몰라도, 이 정도 성적만 내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4. 김병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던 시절, 박찬호 이상으로 매니아급 팬층을 다수 보유하고 있던 김병현은 올 시즌을 앞두고 라쿠텐 골든이글스에 입단했다. 하지만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왼쪽 발목 부상으로 인해 한달 이상 결장할 예정이고, 기대했던 마무리 투수 보직도 확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사실 실질적으로 3~4년 만에 프로 1군 무대를 두드리는 김병현에게 한 팀의 주전 마무리 보직을 기대했다면 그건 무리한 욕심이다. 부상에서 복귀한 후 셋업맨이든 롱릴리프든 1군에서 활약할 수 있을 정도의 준수한 피칭을 보여주며, ‘BK의 건재함을 한국의 야구팬들에게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 그 정도만 되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으며, 그것이 내년과 내후년을 향한 발판이 되어줄 것이다. 잊어서는 안 된다. 그가 얼마나 엄청난 재능을 타고난 선수였는지를 말이다.

 

5. 김태균

김태균의 지난 시즌은 용두사미였다. 시즌 초반만 해도 퍼시픽리그 타점 1위를 향해 거침없이 질주하였으나, 결국 21홈런(18) 92타점(11)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사실 당초 목표가 20홈런 80타점이었음을 감안하면 충분히 만족스런 성적이나, 이른 시점부터 적응에 성공하는 듯한 모습으로 앞만 보고 달려나갔던 김태균이기에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올 시즌은 지난해 리그 41위에 그쳤던 장타율(.429) 5할대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타율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도 크게 관계없지만, 장타력을 갖춘 찬스에 강한 타자라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면 김태균의 앞날도 장담하지 못한다. 지난해 초반 좋았을 때의 기억을 되살려, 최대 30홈런 100타점의 좋은 성적을 내어주길 기대해 본다.

 

// 카이져 김홍석(사진=홍순국의 순 스포츠, 야쿠르트 스왈로즈, 지바 롯데, 라쿠텐 골든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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