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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곰의 뻬이스볼리즘

이현승, 박수받으며 떠나라!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4. 26.

23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로 등판한 이현승은 5이닝 동안 탈삼진 5개를 포함, 단 2점만을 내주며 시즌 2승째를 챙겼다. 시즌 초반 니퍼트를 제외한 선발진의 난조로 골머리를 앓던 김경문 감독은 이현승의 활약으로 한시름을 덜게됨과 동시에 개인통산 500승을 달성하는 기쁨을 누렸다.

아직까지 많은 경기가 치뤄지지 않은 상황이고, 이현승 역시 4점 후반 대에 달하는 평균자책점을 기록중일 정도로 상황이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지만 올 시즌 전망은 작년보다는 밝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시즌 막판 보여준 호투와 속구에 대한 자신감 회복이 이번 시즌 그에대한 전망을 밝게 보는 이유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올 시즌 그는 부활해줘야만 하는 분명한 이유를 가지고 있다.

지난 해 두산은 현금 10억원에 팀내 귀하디 귀한 좌완 유망주 금민철을 얹어주는 형태로 좌완 에이스 이현승을 모셔왔다. 힘들게 모셔온 만큼 그에대한 기대 또한 컷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컷던 탓일까. 지난 해 그가 보여준 성적은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지난 시즌 개막과 동시에 선발로 출격했던 그의 전반기 성적은 2승 5패에 평균자책점은 무려 5.81에 달했다. 더불어 그의 반대급부로 넥센으로 떠났던 금민철이 시즌 초반 기대 이상을 성적을 기록하며 넥센을 이끈 점 역시 그에게는 마이너스로 작용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서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기용되기 시작한 그는 점차 달라지기 시작했다. 2010시즌 그의 시즌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2.52로 전반기의 반토막 수준이었다.(물론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만 등판했기에 이닝 수 역시 반토막 수준이었다.)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 자신의 공에 대한 믿음을 완벽히 회복한 이현승은 올 시즌 비로소 부활의 날개짓을 펼치고 있다.

시즌 초반 이미 2승으로 니퍼트, 김선우와 함께 팀내 선발진을 이끌고 있는 그는 올 시즌 반드시 부활해야만 한다. 올해가 아니면 2년 뒤에나 자신을 믿고 데려온 팀에 보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종료 후 그는 군입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본인 역시 팀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팀의 고질병인 좌완 선발에 대한 고민을 해결함과 동시에 숙원인 우승을 일궈달라는 것이 바로 팀에서 그에게 바라는 것이다.

일단 현재까지의 성적만 놓고본다면 팀의 고질병은 이현승이 올 시즌 확실히 치료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경기력이 지난해에 비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속구가 다시 예전의 구위를 되찾음으로 인해 자신감을 갖게됐고, 자연스레 브레이킹볼 역시 효과적으로 먹혀들어가고 있다. 주무기인 슬라이더와 올 시즌 비중을 높여가고 있는 슬로우커브가 특히 효율적인 피칭을 가능케 하고 있다.

지난 해 이현승은 경기때마다 무언가 보여줘야한다는 압박감 때문인지 상당히 조심스런 경기운영을 해왔다.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도 과감한 승부보다는 소심한 투구내용이 주를 이뤘다. 쉽게말해 올 시즌 맹위를 떨치고 있는 두 외국인 투수 니퍼트와 로페즈가 공격적인 피칭으로 상대 타자들을 압박해나가는 스타일의 투수라면 이현승은 그와는 반대라 볼 수 있었다. 그것은 결국 지난 해 이현승의 속구에 대한 위력이 떨어진 상태였기 때문이라 볼 수 있는데 올 시즌 구위를 회복한 이현승에게서는 이러한 모습을 찾아 볼 수 없다.

구위도 구위지만 원하는 곳에 맘먹고 찔러넣을 수 있는 제구력까지 더해져 이러한 이현승의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올 시즌 종료 후 두명의 주축 선수들과 생이별을 해야한다. 주포 최준석과 좌완 선발 이현승. 김현수, 김동주와 함께 중심타선을 책임지고 있는 최준석과 귀하디 귀한 좌완인 이현승이 전력에서 이탈하게 된다면 전력손실은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그렇기에 두산은 올 시즌 어떻게해서든 우승을 일궈내야 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올 시즌 종료 후 떠나는 이현승이 팀의 숙원인 우승 일궈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팀 역시 그에게서 이러한 점을 바라고 데려온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