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1승에 불과하지만 의미있는 승리였다. 29일 SK와의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 두산은 사실상의 에이스나 다름없는 송은범을 출격시킨 SK를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주말 3연전의 전망을 밝게했다.
시작은 좋지 못했다. 선발 니퍼트는 SK의 중심타자 박정권에게 투런홈런을 허용하며 국내무대 첫 피홈런을 기록함과 동시에 2회 역시 1점을 허용하며 좋지못한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뒤이어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과 압도적인 구위를 뽐내며 그 외의 점수는 전혀 허용치 않았다.
반면 SK는 에이스급인 송은범을 내세웠으나 계속해서 타자들의 배트 중심에 공이 맞아나가자 2이닝만에 과감히 송은범을 내리고 2군에서 복귀한 고효준을 투입한다. 즉각적인 효과는 있었다. 송은범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고효준은 힘있는 속구로 두산 타자들을 제압해나갔다. 그와 더불어 간간이 구사하는 스플리터에 두산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막강화력을 갖춘 두산 타자들은 고효준의 공에 눈이 익기 시작하자 거침없이 공략해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6회에는 기어이 3점을 뽑아내며 역전에 성공한다.
특히 6회 이종욱을 대신해 대타로 출장한 윤석민은 짧은 출장시간이었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3으로 뒤진 6회 2사 만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선 윤석민은 상대 투수 고효준을 상대로 2타점 역전 2루타를 때려내며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듬직한 체구에서 풍겨나오는 인상과는 달리 날카로운 스윙을 선보이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했다.
매년, 그리고 매번 그랬지만 SK와 두산은 단 한번도 팬들을 실망시킨 적이 없는 팀들이다. 두 팀간의 경기는 미리보는 한국시리즈라 할 정도로 치열한 경기양상을 띄는데 어제 경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초반 미리 3점을 허용하고 찬스에서 연달아 병살타를 쳐낼 때만 하더라도 강력한 1위팀인 SK이기 때문에 쉽지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 예상했던 나의 생각과는 달리 끈질기게 SK를 물고 늘어진 두산은 결국 역전에 성공하며 1점차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치열했던 어제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게 됨에 따라 이번 3연전 역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분명 어제 경기는 쉽지않은 경기였다. 이미 지난 주중 삼성과의 3연전에서 연패를 당하며 분위기가 다소 침체되어 있는 상태에서 만난 팀이 리그 1위팀인 숙적 SK라니. KBO의 경기 일정이 야속할 따름이었다. 하지만 강팀 SK를 상대로 더욱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결국에는 역전에 성공, 승리를 지켜내며 주말 3연전을 기분좋게 시작했다.
오늘 경기 역시 전망은 나쁘지 않다. 지난 경기에 출장했던 필승조와 마무리 임태훈이 하루 휴식을 취한데다 다음 날 경기가 없는 일요일 경기이기 때문에 불펜이 든든하게 뒤를 받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상대 선발 글로버는 지난해 두산 타자들에겐 더없이 반가운 상대다. 지난해 최준석, 이종욱, 손시헌, 김현수, 고영민 등이 글로버를 상대로 무려 4할대의 타율을 기록했다.(최준석은 무려 5할에 달했다. 11타수 5안타 1홈런 타율0.546) 오늘 경기 역시 큰 부담없이 경기를 치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타율 1, 2, 3위에 올라있는 최준석(0.368), 양의지(0.358), 손시헌(0.355)과 더불어 부동의 4번타자 김동주(0.323)와 머신 김현수(0.324) 또한 고감도의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오늘 글로버를 제물로 2연승을 내다릴 준비를 끝마친 두산 타선이다.
선발 김성배 역시 마지막 선발 등판이었던 20일 넥센 전에서 6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내며 호투한 경험이 있기에 오늘 경기 역시 좋은 경기력이 예상된다.
짜릿한 역전승의 여파와 물오른 타격감을 바탕으로 두산이 SK를 상대로 연승을 내달릴 수 있을지 오늘 경기를 흥미롭게 지켜봐야 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