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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위기의 추신수, 이제는 잠에서 깨어날 때!

by 카이져 김홍석 2011. 5. 19.


유일한 코리언 메이저리거인
추트레인추신수에게 있어 올 시즌은 고비의 연속이다. 성실한 태도와 뛰어난 야구 실력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얼마 전 있었던 음주운전 사건으로 인해 따뜻하기만 했던 팬들의 시선이 어느 정도는 싸늘하게 식었다.

 

성적이라도 좋으면 다행인데, 그렇지도 않다. 추신수는 올 시즌 상당히 부진하며, 그것이 음주운전 사건과 맞물려 더 외면 받고 있다. 40경기에 출장한 현재 5홈런 19타점 7도루, 그리고 .239/.322/.368의 빈약한 비율스탯(타율/출루율/장타율)을 기록 중이다.

 

음주운전은 분명 잘못한 일이나, 영영 회복할 수 없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는 아니다. 두 번 다시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면서, 묵묵히 자신의 플레이로 팬들에게 진 빚을 갚아나가면 된다. 문제는 올 시즌 추신수의 성적이 좀처럼 향상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년 동안 클리블랜드가 바닥을 기고 있을 때, 추신수는 홀로 팀 내 최고 타자로 활약하며 현지 팬들의 희망이 되어 주었다. 어려운 시기를 비춰준 등불 같은 존재였기에, 추신수를 향한 팬들의 애정은 각별하며, 여전히 지지를 보내고 있다.

 

추신수가 부진한 와중에도 변함없이 부동의 3번 타자로 경기에 출장하고 있는 것은 메이저리그 야구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추신수의 팀 내 위상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어지간한 일로는 그 위치에 흔들림이 없을 정도로 추신수는 팀 내에서 인정받고 있는 선수인 것이다. 하지만 성적이 뒷받침 되지 않는 한, 그 신뢰도 언젠가는 사라질 수밖에 없다.

 

올 시즌의 클리블랜드는 정말 대단하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올해도 클리블랜드가 하위권을 전전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완전 딴판이다.

 

전체 시즌의 4분의 1 40경기를 치른 현재, 클리블랜드는 26 14, 승률 .650의 엄청난 성적으로 메이저리그 30개 팀 가운데 단독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정말 놀라운 성적이며, 이런 반전을 예상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클리블랜드의 전체 페이롤은 약 4,800만 달러로 30개 팀 가운데 26위이며, 1위인 뉴욕 양키스(19,700) 4분의 1수준이다. 하지만 성적은 그 어떤 팀보다도 좋다. 성공적인 리빌딩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똘똘 뭉친 선수들이 끈기 있는 시합을 펼치며 거둔 성과다. 각종 드라마적인 요소를 두루 갖춘 1위 등극인 셈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약세를 보이는 바람에 그 인기가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클리블랜드는 10년 전만 하더라도 야구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던 곳이었다. 매니 라미레즈와 로베르토 알로마 등이 맹활약하던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당시 메이저리그 신기록이었던 홈구장 455경기 연속 매진의 신화를 썼던 도시다.

 

아직은 그 당시의 인기를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지만, 지금처럼 좋은 성적이 이어진다면 클리블랜드는 다시 한 번 팬들의 넘치는 사랑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그 좋은 성적의 주인공이 추신수가 아니라는 점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팀 성적이 좋아지면서, 클리블랜드는 다시금 전국적으로 주목 받는 구단이 되었고, 그로 인해 지난 몇 년 간처럼 각종 수상에서 인지도 부족으로 외면당할 가능성도 낮아진 상태다. 추신수가 작년만큼만 해줬더라면 올스타전 출장도 가능했을 텐데, 현재 성적으로는 쉽지 않은 상태다.

 

이제는 추신수가 슬슬 잠에서 깨어날 때가 됐다. 지금 클리블랜드의 좋은 성적을 이끌고 있는 것은 선발진의 분발이 가장 큰 원동력이며, 그 외 유망주 타자들의 성장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력 타자들 중 풀타임 선발로 활약해 본 선수들은 많지 않다. 언젠가는 그들이 한계에 부딪혀 힘든 시기가 찾아올 때가 있으리란 뜻이다.

 

그렇기에 추신수가 반드시 부활해야만 한다. 지금은 팀 전체가 별 문제 없이 잘 나가고 있지만, 위기가 닥쳐왔을 때는 그것을 극복할 슈퍼스타의 존재가 필수적이기 때문. 지금 잘해주지 못한 대신 나중에 팀이 흔들릴 때 중심을 잡아줄 수만 있다면, 지금의 빚은 갚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게다가 추신수는 장기계약을 거부하고 1년 계약만 체결한 상태다.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였고, 지금은 그것을 증명해야 하는 시간이다.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만큼, 추신수 개인으로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면 자신의 가치를 훨씬 더 드높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도 하다.

 

다행히 추신수는 최근 5경기에서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타격감을 끌어 올리고 있다.(19타수 7안타)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1위 팀의 3번 타자로 손색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선, 조금 더 임팩트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결국 이 바닥은 실력으로 모든 것을 증명하는 세계임을 잊어선 안된다.

 

팬들이 추신수에 대해 크게 실망했던 것은 그 만큼 그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잠에서 깨어나 멋진 타격으로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어필하길 기대해 본다. 그것만이 자신의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자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 카이져 김홍석 [사진제공=홍순국의 순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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