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버닝곰의 뻬이스볼리즘

LG와의 주중 3연전, 반드시 잡아야 하는 두가지 이유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5. 23.

현재 두산의 상황은 너무도 좋지 못하다. 시즌 개막 전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됐던 것과는 달리 5월 들어 실망스러운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다. 두산이 갖추고 있는 전력은 정상급임에 분명하지만 현재 두산이란 팀은 결코 강팀이라 할 수 없다. 오히려 마치 전형적인 약팀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선발은 많은 이닝을 책임져 주지 못하고 타선은 수많은 잔루와 병살타와 수비에서의 잦은 실책으로 자멸해나가고 있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총체적 난국이란 표현은 현재 두산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표현이라 본다.

물론 22일 삼성에게 또다시 패하며 리그 6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내고 있기는 하나 5위 롯데와의 승차는 겨우 반게임 차, 그리고 4위 KIA와의 승차 역시 불과 한게임차로 아직까지 가시권이다. 더불어 이제 겨우 개막 이후 한 달 동안 경기를 가졌을 뿐이다. 지금의 성적표를 보고 초조해할 이유가 없다. 그저 시즌 개막 전 패넌트레이스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 꿈을 키워오던 입장에선 플레이오프 진출 여부를 두고 이러한 이야기를 한다는 사실이 서글플 뿐이다.

신세한탄은 이쯤 해두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두산은 24일 화요일부터 잠실에서 같은 한 집에서 생활하는 LG와 주중 3연전을 갖게 된다. 놀라운 것은 LG의 성적표다. 무려 2위로 그간 LG의 모습을 돌이켜 본다면 다시한번 눈을 비비게 만드는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 우리 프로야구의 절대강자라 할 수 있는 SK를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상대가 LG인 것인가...?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그간 LG가 선수 영입에 쏟아부은 돈을 생각하면 이제야 본전을 뽑고 있는 거라 보는게 더욱 어울리겠지만. 어쨌든 우리는 그런 LG와의 결투를 앞두고 있다. 2위 팀이라 해서 위축될 이유는 없다. 그냥 우리가 맨날 보면서 계속해서 맞붙어온 같은 집에 세들어 사는 그 친구일 뿐이다. 다만 요즘 그 친구가 우리보다 조금 잘나갈 뿐이지 그 친구가 다른 사람이 된 것은 아니다.

로테이션 상으로 봤을때 첫 번째 경기는 페르난도-리즈, 두 번째 경기는 김선우-봉중근, 세 번째 경기는 니퍼트-박현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페르난도가 2이닝을 소화한 것으로 보아 첫경기 선발은 아직까지 페르난도라 확신할 수 없다. LG쪽 로테이션은 어느정도 윤곽이 드러나나 두산쪽은 확실히 선발이 발표될 때까지 기다려야 알 수있을 듯 싶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상대 선발이다. 리즈, 봉중근, 그리고 박현준까지. 주키치를 피하기는 했으나 하나같이 부담스럽기 그지없는 상대들과의 맞대결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다행인 점은 첫 경기 선발로 예상되는 리즈에게는 우리 타자들이 상당히 강점을 보였다는 점이다. 특히 리즈의 빠른 공에 이미 눈이 익었다는 점과 엄청난 강속구임에도 불구하고 타자들이 별다른 위압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김현수는 리즈와의 첫 번째 맞대결에서 홈런을 쳐낸 뒤 그렇게까지 빠르게 느껴지지는 않았다고 밝혔던 바 있다. 굳이 김현수가 아니더라도 두산의 대부분의 타자들이 리즈의 빠른 공에 전혀 부담을 갖지 않고 쉽게 대응해나갔다는 점은 분명 고무적이다. 더구나 리즈가 첫 경기 선발이기 때문에 첫 경기에서 리즈를 잡게된다면 이번 3연전의 헤게모니를 우리 쪽으로 가져올 수 있게 된다.

이번 3연전은 단순히 3연전을 넘어서 더욱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일단 라이벌과의 맞대결이라는 점과 더불어 현재 LG는 분명 상위권에 랭크된 강팀이다.(다소 낯설지만) 선수들 역시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위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펼치며 위닝시리즈로 이끌게 된다면 팀이 다시금 일어날 수 있는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된다. 위닝시리즈로 이끌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결과인데 거기에 상위팀을 잡아내게 된다면 선수들의 사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두산이 이번 3연전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내야 하는 이유는 간단히 말해 결국 라이벌 팀과의 대결이기 때문과 현재 잘나가는 팀을 잡아야 팀의 사기 역시 살아나기 때문이다. 물론 잘나가는 팀을 잡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잡아야만 한다. 그래야 우리가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3연전, 반드시 위닝시리즈로 이끌어주길 간절히 바라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