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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제이슨 베이를 주목하라

by 카이져 김홍석 2008. 2. 22.

김병현은 피츠버그에서 2008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 덕분에 적어도 올 한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가장 전경이 아름답다는 PNC파크에서 열리는 경기를 TV 중계를 통해서 볼 기회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그동안은 한국 팬들에게 비교적 관심을 덜 받았던 피츠버그 소속의 선수들이 곧 익숙한 이름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아마 그 중에서도 가장 자주 듣게 되는 이름은 좌익수 제이슨 베이일 가능성이 크다.


캐나다 출신의 거포 제이슨 베이는 2003년 여름에 리빌딩을 시도하던 피츠버그가 당시의 간판타자 브라이언 자일스를 샌디에이고로 보내면서 받아온 선수다. 이듬해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찬 베이는 26홈런 82타점으로 활약하며 캐나다 국적의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리그 신인왕을 수상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소속팀 피츠버그로서도 첫 번째 신인왕 배출이었다. 120년이 넘는 팀 역사 속에서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일을, 심지어 로베르토 클레멘테와 배리 본즈도 이루지 못했던 일을 베이가 해낸 것이었다.


평균 이상의 정교함과 뛰어난 파워, 무엇보다 극에 달한 선구안과 참을성을 지닌 베이는 상대 투수로 하여금 가장 많은 공을 던지게 만드는 타자 중의 하나다. 그와 트레이드 되었던 브라이언 자일스나 게리 셰필드 등과 비슷한 스타일이라고 보면 된다. 지난해 59와 2/3이닝 연속 무볼넷 행진을 이어가던 그렉 매덕스의 기록을 중단시킨 장본인이 바로 베이였다.


신인왕 수상 이후 2005년부터 2년 연속 30홈런 100타점 100득점의 좋은 타격을 선보이며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한명으로 성장했던 베이는 지난해 갑작스런 난조를 보이며 부진의 늪(.247/.327/.418)에 빠지고 말았다. 평균에서 5푼 가까이 하락한 타율도 문제지만, 홈런과 타점이 각각 21개와 84개에 불과했다는 점이 더 큰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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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선구안이 돋보이는 타자는 그렇지 못한 선수에 비해 훨씬 안정감 있고 믿을 만하다는 것이 메이저리그에서는 거의 정설에 가깝다. 비록 지난해 데뷔 이후 최악의 성적을 거두긴 했으나, 2005년과 2006년의 베이는 메이저리그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외야수였다. 2년 동안 무려 197개의 볼넷을 얻어낸 선수에게 관계자와 팬들이 보내는 신뢰는 두텁다.


올해도 피츠버그 타선은 그다지 강한편이 아니다. 믿을만한 타자라곤 베이 외엔 1루수 아담 라로쉬와 2006년 내셔널 리그 타율 1위에 빛나는 2루수 프레디 산체스 정도뿐이다. 그나마 피츠버그가 이기는 경기를 하기 위해선 이 두 명의 타자와 함께 거포 제이슨 베이가 폭발해줘야만 한다.


한국의 메이저리그 팬들에게는 특별히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타자들이 몇 있다. 박찬호가 LA 시절 함께 했던 션 그린이나 게리 셰필드가 그렇고, 김병현이 애리조나에 몸담고 있던 시절 팀의 주포였던 루이스 곤잘레스가 그렇다.


어쩌면 이번 2008년을 통해서 제이슨 베이가 그러한 기억으로 한국 팬들의 가슴 속에 남게 될지도 모른다. 피츠버그의 NO.1 타자 제이슨 베이에게는 충분히 그럴만한 실력과 자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