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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pe의 야구 속으로

돔구장 건설, 말만 하지말고 주변부터 살펴보자!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7. 16.



여느 해보다 길어진 장마 때문에 프로야구 일정이 꼬일 대로 꼬여가고 있다
. 15일 현재 우천순연 경기는 55경기. KIA는 비를 피해간 반면, SK는 비 때문에 연기된 경기가 많다. 그 어느 때보다 순위 싸움이 치열한 올 시즌, 우천순연 경기가 최종 순위를 결정짓는데 변수로 등장할 판이다.

 

벌써부터 올 시즌 포스트 시즌의 시작은 10월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날씨 때문에 선수들과 팬들은 추운 날씨에 벌벌 떨면서 한국 시리즈를 볼 지도 모른다. 이쯤 되니 꼭 나오는 말이 돔구장이다.

 

돔구장? 돈구장!

 

야구중계를 볼 때마다 많은 해설 위원들은 이렇기 때문에 돔구장이 필요 하다고 한다. 우리가 몇 년 전부터 돔구장 노래를 불렀는데, 아직 아무것도 이뤄진 것이 없다고 푸념 섞인 말을 뱉어 낸다. 미안한 말이지만 그들은 어쩌면 자선 사업가를 찾고 있는지 모른다. 솔직히 막연하게 돔, 돔 노래만 부르지, 그 말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지 않은가? 그들이 필요한 자원을 대거나 건설 및 운영이 가능한 기업을 유치해 오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돔구장을 선뜻 지을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돈이다. ‘돔구장이 아니라 돈구장이다. 한 때 추진되었던 광주시 돔구장의 경우 건설비용이 5,000억원 정도로 책정되었고, 그 운영비는 연간 1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었었다. 실로 어마어마하다. 내가 다니는 회사의 연 매출이 150억원 정도로 알고 있는데, 30년치 매출을 돔구장 하나에 때려 박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눈이 돌아간다.

 

어떤 사람들은 돔구장이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양 포장하기도 한다. 돔 구장이 생기면 비시즌에는 공연장으로 쓸 수 있으며, 주변 상권 혹은 테마파크 운운하며 청사진을 그려 놓기를 좋아했다. 하지만 이는 추측일 뿐이지 미래에 대한 정확한 예측은 아니다. 소망 정도라고 할까? 아니면 막연한 기대?

 

돔 구장이 추진 된 적은 많다. 과거 LG는 뚝섬에 돔구장을 건설하려 하였다, 또 지방 자치단체로는 서울시, 안산시, 광주시, 대구시가 돔구장 건설을 추진하였다. 그 중 서울시를 제외하고는 모두 말 뿐이었다. 그 이유는 조금씩 다르지만 결정적인 문제는 재원의 마련이었다. 수익성이 보장 되어야 투자유치가 가능한데 그 수익성에 대해 뜬구름 잡기 식 예측으로는 돈 가진 사람들을 끌어들이지 못한다.

 

돔이 아니라면...

 

돔구장물론 있으면 좋다. 돔구장이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WBC의 유치도 가능하다. 돔구장 노래만 부르지 말고 KBO를 비롯한 야구계에서 확실한 수익구조를 내놓아야 한다. 그러지 못하는 이상, 돔구장은 그냥 일 뿐이다. 또 돔구장 노래를 부르기 전에 주변을 먼저 둘러봐야 한다.

 

지난 주 KIA는 비와 관련 되어 극과 극의 경험을 했다. 7일 군산 월명구장에서 낯뜨거운 장면이 연출됐다. 열악한 배수시설 때문에 경기장에 고인물을 제거하고 복토 작업을 하기 위해 경운기에 흙을 싣고 나타난 것이다. 그렇게 경기를 할 수는 있지만 경운기의 등장은 두고두고 회자될, 기억하고 싶지 않은 장면이었다.

 

그로부터 며칠 뒤 잠실을 찾은 KIA는 전혀 다른 경험을 했다. 8일 경기는 비 때문에 강우콜드로 끝났지만 나머지 경기는 비가 오는 상황에도 진행되었다. 물론 비 때문에 일정이 밀린 탓에 웬만하면 경기를 한다는 협회의 의지도 있었지만, 여타 지방 구장과는 다른 잠실야구장의 배수 시설도 한몫을 했다. 같은 양의 비가 잠실과 문학을 제외한 다른 구장에 내렸다면 야구가 아니라 수영을 해도 됐을 것이다.

 

배수의 문제는 야구장을 관리 운영하는 지자체에 그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문제는 그 뿐이 아니다. 비에 대처하는 구단들의 행태 역시 썩 개운치는 않다. 경기 중 혹은 경기 전 비가 내리면 내야를 방수포로 덮는다. 그러나 이 역시 문학과 잠실구장을 사용하는 SK, LG, 두산과 여타 지방 구단 간의 차이가 존재한다.

 

잠실구장의 경우 비가 오면 흙으로 되어있는 내야 전 지역을 방수포로 덮는다. 문학의 경우도 내야 전 구간을 포함하여 외야까지 방수포로 덮어서 비가 그치면 경기 진행에 문제가 없도록 철저하게 준비를 해놓고 있다. 반면 그 외 구단은 비에 대비 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수단인 방수포 준비조차 허술 하다.

 

세 구단을 제외한 다른 구단들이 준비한 방수포는 고작 마운드를 비롯한 각 베이스 주변만 덮는 것이 고작이다. 비가 그쳐서 경기를 할 수 있는 상황에도 열악한 배수시설과 내야를 외면한 방수포 때문에 경기를 할 수 없는 지경이 된다.

 

물론 잠실과 문학에서 사용 중인 방수포도 비를 100% 막아내진 못한다. 방수포를 걷어내고 복토 작업을 하고 나서야 경기를 진행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나마 그렇게라도 경기를 할 수 있으면 다행이다. 그 외 구단은 어떤가? 말이 방수포지 그냥 덮개의 수준이다. 비가 그치고 방수포를 걷어내면 그 아래로 빗물이 흥건히 고여 있다. 그나마 복토 작업이나 할 수 있으면 모를까, 그마저도 불가능한 상황까지 치달아서 경기를 계속 진행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한다.

 

지자체의 경우는 그래도 야구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떨어지고 경기장 개-보수를 위해서는 지역 주민의 피 같은 세금이 투입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그래도 참고 넘어갈 수 있다고 하자. 당사자인 각 구단들은 비에 대한 기초적인 대비조차 하지 않고, 날씨와 지자체의 탓으로 돌리기만 한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나?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야구의 인기가 높아지자 지자체들이 경기장 신축 혹은 개-보수를 위해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비록 야구인들의 염원인 돔 구장 건립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낙후 된 경기장 시설은 조금 나아질 전망이다.

 

이제 공은 KBO, 그리고 각 구단에 넘어왔다. 말로만 돔구장을 부르짖지 말고 그들이 발로 뛰어야 한다. 돔구장 필요의 당위성은 충분히 증명 됐다. 이제는 돔 구장 사업에 투자 할 당위성을 만들어 내야 한다. 6백만, 7백만 관중 수로 밀어 붙이는 것으로 투자 가치를 높여서는 안 된다. 아니 아무도 안 속는다. 야구 외에 다른 산업과 동조해서 투자 가치를 높여야 한다.

 

또 각 구단들은 모든 책임을 지자체에게 돌리기 전에 기본적인 준비부터 철저히 해야 한다. “우리가 이렇게 대비하고 했는데 그래도 이게 뭐냐 경기장이 그지 같아서 이러지 않냐. 이러고 임대료 받아 갈래?”라고 떠들 생각 이라면 차라리 날씨를 원망해라. 본인들은 안일한 대처 방식부터 고치고 나서우리는 이만큼 했다. 너희는 임대료 받아가니 이 정도는 해줘야 되지 않겠냐?”고 큰소리 칠 수 있지 않겠는가!

 

// Thope 권철규 [사진 위 : 안산 돔구장 조감도, 아래 : 대구구장(제공=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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