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무서운 상승세, 그리고 LG의 DTD로 인하여 4강 싸움은 롯데, LG 두 팀간의 싸움으로 좁혀져 가고 있는 형국이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롯데의 경우는 말할것도 없거니와, 하락세의 LG 역시 송신영을 영입하며 불안하던 뒷문을 강화, 다시금 4강 싸움에 불을 지폈다.
사실 전반기 종료 직전만 하더라도 4강 싸움은 두 팀간의 싸움이 아닌 LG, 롯데, 두산 그리고 더 나아가 7위 한화까지 가세하는 모양세였다. 하지만 6위 두산이 당시 5위였던 롯데와의 연이은 맞대결에서 연거푸 패하며 승차를 좁히지 못한 반면 롯데는 그러한 두산을 딛고 어느새 4위까지 올라섰다.
더구나 두산의 경우 이번 주중 3연전에서 KIA에게 시리즈를 내주며 사실상 기세가 한 풀 꺾인 상황이라 순위경쟁에서 어느정도 밀려난 것이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 시즌 종료까지는 많은 경기가 남은데다 두산 같은 경우 우천 순연으로 인해 잔여경기가 다른 팀에 비해 많은 편이다. 언제든 뒤집기가 가능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물론 그것이 악재로 돌아올 가능성 역시 배재할 순 없지만)
무엇보다 고무적인 사실은 그동안 노경은, 김강률과 같은 경험이 일천한 투수들이 책임져오던 불펜진에 정재훈이라는 베테랑이 복귀하게 되면서 힘을 불어넣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난 6월 29일 어깨부상으로 1군에서 말소되었던 정재훈은 약 한달여간의 공백을 딛고 다시 팀의 뒷문을 단단히 하러 돌아왔다.
정재훈이 복귀한 타이밍은 실로 절묘하다 할 수 있다. 김강률, 노경은, 이현승, 이혜천을 고루 등판시키며 재미를 봤던 두산이지만 최근 이 선수들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뒷문이 헐거워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제 정재훈이 확실히 뒷문을 지켜준다면 두산은 다시 이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기용하며 선수들에게 부담감을 덜어줌과 동시에 원활한 불펜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재훈의 복귀로 불펜진이 강화된 것과 더불어 니퍼트, 김선우로 이어지는 강력한 원투펀치, 그리고 손시헌의 복귀로 다시금 재정비된 센터라인까지. 두산으로썬 갖춰야 할 것은 다 갖춰진 셈이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난해와 같은 타격이 나오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김현수, 김동주, 최준석으로 이어지는 클린업이 나름대로 활약해 주고 있기는 하나 팀의 중심타선으로써 부족한 감을 지울 수 없고, 지난해 클린업과 함께 팀의 막강한 타선을 구축했던 이성열과 양의지는 지난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홈런 개수만을 기록중이다.(그나마 0.320의 타율을 기록중인 양의지만이 어느정도 활약을 해줄 뿐) 경기를 한방에 뒤집을 수 있는 장타의 유무는 야구에선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 중심타선이 분발해줘야 할 때다.
두산으로썬 갖춰야할 건 모두 갖춘 셈이다. 이제는 그 부품들이 모여 원활하게 돌아가는 일만 남았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정상가동될 때, 두산의 4강 진출은 실현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