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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곰의 뻬이스볼리즘

김동주의 1루수 전환이 두산에 미칠 영향은?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7. 27.



김광수 감독대행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이후 두산에는 꾸준한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 경기 중 작전구사가 드물던 팀에 하나 둘씩 작전이 걸리기 시작했고, 한두 명의 필승조에만 의존했던 불펜 운용도 원포인트를 기용하기 시작했다. 이 외에도 김 대행이 가져온 변화는 몇 가지가 더 존재한다. 그리고 이제 김 대행은 또 한 가지 변화를 시도하려 한다.

 

1998년 팀에 입단한 김동주는 데뷔 이래 줄곧 팀의 핫코너를 책임져왔다. 핫코너는 결코 수비하기 쉬운 포지션이 아니다. 유격수 만큼은 아니더라도 강습타구가 많고, 번트 수비로 인한 대쉬도 잦은 편이다. 게다가 내야수 중 가장 긴 거리를 송구해야 하기 때문에 3루는 아무나 턱 갖다놓는다고 척 해낼 수 있는 자리는 아니다. 따라서 선수들이 느끼는 체력적인 부담 역시 적지않다. 그런 면에서 어느덧 만 35세로 팀 내 최선참에 포함되는 김동주도 적지 않은 부담을 느껴왔을 것이다.

 

실제로 그러한 그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김경문 전 감독은 김동주의 지명타자 출장 빈도수를 높이고, 대신 유격수 출신의 이원석을 꾸준히 3루수로 출장시켰다. 선수 본인의 선수 생활 연장을 위함이었다. 하지만 올해 같은 경우는 김동주의 의지가 워낙 강했기에 3루수로 출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또 다시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고, 김광수 감독대행은 김동주의 부상과 노쇠를 우려, 1루로의 전향을 지시하기게 이르렀다.

 

김동주가 3루에서 1루로 전향하게 됨에 따라 주전 3루수 후보는 이원석과 윤석민, 그리고 오재원, 이렇게 세 선수로 압축된다. 발 빠른 선수를 선호하는 김 대행의 스타일로 봤을 때, 그들 중 가장 주전 출장 확률이 높은 선수는 역시 오재원이다. 2루수로 출장중인 고영민의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기에 가능한 시나리오다. 그리고 오재원의 송구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 후반에는 이원석이 대수비 요원으로 얼굴을 자주 내비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오재원이 나서던 유격수 자리는 물론 손시헌이 다시 투입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만 된다면 두산 내야의 교통정리는 깔끔하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말처럼 모든 것이 매끄럽게 진행된다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문제는 모든 변화에는 그에 따른 변수가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다.

 

유격수로 잠시 외도를 했던 오재원은 그 동안 큰 무리없이 경기를 소화해냈다. 하지만 유격수로써의 능력을 가늠할만한 장면은 별로 연출되지 않았었다. 특히 송구에서 다소 아슬아슬한 장면을 자주 연출했다. 평범한 유격수 땅볼을 잡고도 간발의 차로 타자 주자를 간신히 잡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것은 본인이 송구에 자신이 없기 때문에 느리더라도 최대한 정확히 송구하기 위함이었다. 이는 2루수였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고, 유격수일 때도 큰 문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3루수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기본적인 수비는 차치하더라도 송구에서 본인이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올 시즌 오재원은 3루수로 출장한 경기에서 쓰리바운드로 1루에 송구하는 모습을 보였다1루수가 바운드를 잘 맞춰서 잡는다면 다행이지만, 이번에 1루로 전향하게 될 김동주도 1루수로서의 경험이 전무한 선수다. 주 포지션이 1루가 아닌 선수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바로 포구에 대한 부분이다. 특히 바운드 되어서 오는 송구를 예측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경험에 의존하는 바가 크다 SBS ESPN의 해설자로 활약 중인 안경현 해설위원도 현역으로 뛰던 2006시즌 1루수로 전향했지만, 그 다음 시즌까지도 바운드 되어오는 송구를 포구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종종 연출했다.

 

만일 이러한 일이 발생한다면 상황은 다소 골치 아파진다. 김동주의 부상을 우려한 포지션 전환이기에 김동주가 3루로 다시 갈일은 없다고 봤을 때, 결국 수비 불안이 계속되면 3루는 이원석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하지만 올 시즌 이원석(타율 .197)의 방망이는 믿고 맡길만한 수준이 못된다.

 

3루를 이원석에게 내준다하더라도 오재원이 라인업에서 빠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결국 2루수로 투입된다는 뜻인데, 그렇다면 상승세인 고영민을 빼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두산의 포지션 이동은 일단 수비에서의 안정된 모습이 최우선시 되야한다. 당장의 안타 한두 개 보다는 수비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어차피 이 선수들은 모두 어느 정도는 해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지난 몇 년 간의 성적을 통해 꾸준히 증명해왔기 때문이다.

 

시즌 중 포지션 변화는 도박에 가깝다. 대부분의 감독들이 이러한 변화를 꺼려하는 이유다. 하지만 제대로만 맞아떨어진다면 분명 팀에게는 좋은 자극제가 된다. 실제로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던 롯데 역시 팀 내 포지션 이동을 감행한 후 다시금 상승세를 타고있지 않은가. 김동주의 1루수 전환과 그에 따른 연쇄이동이 두산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그 결과가 기대된.

 

// 버닝곰 김성현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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