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포털사이트에 야구 관련 기사를 보면 포커스에서 다소 벗어난 한 팀이 있다. 그렇다. 불길한 당신의 예감이 맞다. 바로 두산이다. 1위 삼성은 1위기 때문에, 2위 KIA는 갑작스럽게 부상병동이 되어버린 선수단 때문에, 3위 SK는 난세영웅 덕분에, 4,5위 팀인 롯데와 LG는 상승세와 하향세 때문에, 7위 한화는 김태균 때문에, 8위 넥센은 뭐 항상...
오직 두산만이 포커스가 빗겨가있는 상태다. 최근 성적도 부진한데다 이렇다할 이슈 또한 없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전과는 많이 다른 상황이다. 왜 그럴까?
두산은 김경문 전 감독이 부임한 이래 KBO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스타선수들을 배출해냈다. 바로 이것이다. 현재 두산에는 이러한 선수가 없다. 쉽게 말해 미칠듯한 활약을 펼쳐줄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 선수가 있다면 두산은 성적과 이슈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두산은 그렇지 못하다.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당시 두산에는 리오스-랜들이라는 막강한 원투펀치가 존재했다. 특히 리오스는 압도적인 피칭으로 당시 2년차였던 류현진을 제치고 다승, 평균자책점, MVP를 석권하며 당해연도 최고의 투수로 발돋움 했다. 그리고 두산은 그러한 그의 활약을 바탕으로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는 위업을 달성하기도 했다. (다만 리오스의 도핑 적발은 옥의 티. 너무나 큰...)
08시즌에는 투타에서 미친 선수들이 한명씩 나타났다. 바로 김현수와 이재우다. 07시즌 김경문 전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0.273로 가능성을 내비친 김현수는 08시즌 타격 기계로써 재탄생하게 된다.(08시즌 타율 0.357 홈런 9 타점 89) 당시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김태균과 함께 리그 정상급 타자로 발돋움했다. 타석에 김현수가 있었다면 마운드에는 이재우가 있었다. 리오스의 일본행과 랜들의 부진과 믿었던 김선우의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으로 07시즌에 비해서 너무도 허약한 선발진으로 리그를 꾸려나가야 했던 두산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던 데에는 이재우의 공이 컸다. 공익근무를 마치고 08시즌 팀에 합류한 이재우는 긴 공백기간에 따른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개인 역대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며 팀을 패넌트레이스 2위로 이끌었다. 평균자책점 1.55에 17홀드, 그리고 불펜투수지만 10승 투수 반열에 오르며 커리어하이를 기록한다.
09시즌은 안타만 만들어 내는 줄 알았던 기계가 겸업으로 홈런까지 만들어내면서 그야말로 미칠듯한 활약으로 팀을 3위까지 이끈 해였다. 타율은 단 1리도 줄지 않았으나 홈런 개수는 23개로, 전년도에 비해 무려 14개나 늘리며 타격천재의 등장을 알렸다. 타율 0.357 홈런 23 타점 104개로 실로 어마어마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같은 해 몬스터 시즌을 보낸 김상현의 활약 덕에 그다지 빛을 보지는 못했다. (물론 성적 자체는 미친 활약이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10시즌은 한 명의 미친 선수에 의존했다기 보단 여러명의 의외의 선수들의 출현으로 인해 팀이 상위권까지 올라간 해라 할 수 있다. 만년 유망주에 불과했던 이성열이 무려 24개의 아치를 그려내며 팀 내 최다홈런타자로 우뚝섰고, 경찰청에서 제대한 양의지 역시 신인 포수 최초로 20홈런을 쳐내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물론 팀의 중심타자인 김현수, 김동주, 최준석의 활약 역시 빼먹을 수 없다. 특히 최준석의 경우 0.321의 타율에 22개의 홈런으로 최고의 시즌을 보내며 최희섭, 박정권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골든글러브를 차지한다. 그리고 마운드에서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히메네스(14승 5패 평균자책점 3.32)와 팀의 허리를 책임졌던 정재훈(평균자책점 1.73 홀드 23)등의 고른 활약으로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지금 두산은 어떠한가? 타선에서 경기를 풀어나가 준다던가, 혹은 결정적인 순간 팀을 승리로 이끌어줄만한 해결사 기질을 갖춘 선수가 없다. 물론 마운드에서는 니퍼트가 고군분투 해주고 있기는 하나 지금과 같이 타선이 침체된 상황에서는 에이스인 니퍼트조차 팀의 연패 스토퍼로써의 역할을 해줄 수 없다.
단순히 미칠듯한 활약을 펼치는 선수 한명이 팀의 승리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로인한 시너지 효과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결국 그러한 것들이 기반이 돼 팀이 살아나는 것이다. 올 시즌 KIA가 이범호가 부상당하기 전까지 누렸던 것과 한화가 가르시아를 팀에 합류시키며 나타났던 효과가 바로 그런 것이다. 팀이 원하는 4강을 이루기 위해선 두산에는 이러한 선수가 반드시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