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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타임스 필진 칼럼

프로야구 FA 투수 7인의 다음 행선지는 어디?

by 카이져 김홍석 2011. 11. 14.



프로야구 FA 시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KBO FA 자격 대상자 가운데 신청서를 접수해 9 FA 신청 선수 17명의 명단을 게시했다. FA 신청선수는 오늘부터 19일까지 열흘간 원 소속구단과 계약 협상을 펼치게 되며, 협상이 결렬되면 11 20일부터 12 9일까지의 20일 동안 원 소속구단을 제외한 나머지 7개 구단과 계약할 수 있다. 이마저도 무위에 끝나면 12 10일부터 내년 1 15일까지 원 소속구단을 포함한 모든 구단과의 계약을 맺을 수 있다. 하지만 만약 그때까지도 계약을 하지 못하면, 자유계약선수로 공시돼 내년 한 해는 뛸 수 없다.

 

FA 선수를 영입하는 구단은 해당 선수의 전 소속 구단에 현금 또는 현금과 선수를 묶어 보상해야 한다. 전액 현금으로 보상하면 해당 선수 전년도 연봉의 300%, 아니면 전년도 연봉의 200%와 보호선수 20명을 제외한 선수 한 명을 보상선수로 보내야 한다. 이 같은 보상제도 탓에 준척급 FA 선수가 아니면 팀을 옮기기란 요원하다.

 

프로야구 8개 구단이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현재, FA 시장에 뛰어든 선수들은 어떤 팀의 구애를 받을 수 있을까?

 

SK 이승호(좌완투수, 76년생)

- 2010년 성적 : 16경기(3선발) 31이닝 2승 무패 평균자책 2.03, 피안타율 .215
- 2011년 성적 : 26경기(7선발) 60이닝 6 3패 평균자책 4.20, 피안타율 .216

 

이진영의 보상선수로 LG에서 SK로 넘어갈 때만 해도 사실상 끝일 줄 알았던 이승호의 야구인생은 김성근 감독을 만나면서 달라졌다. 올해도 전반기에는 12경기에서 1.62의 평균자책을 기록, SK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했었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14경기에서 평균자책 7.43으로 나빴다. 보상금액의 부담이 덜한 편이긴 해도, 내년이면 37살이 되는 터라 경험 많은 왼손투수라도 팀을 옮기긴 쉽지 않아 보인다.

 

▲ 롯데 임경완(우완 사이드암, 75년생)

- 2010년 성적 : 47경기 43⅔이닝 3 1홀드 7세이브 평균자책 3.30
- 2011년 성적 : 72경기 65⅔이닝 4 18홀드 평균자책 3.15

 

임경완은 리그를 대표하는 셋업맨 중 한 명이다. 올해도 준수한 성적을 거두며 많은 홀드를 기록했다. 불펜이 약한 팀이라면, 임경완의 합류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1998년에 데뷔한 임경완은 내년이면 38세가 된다. 다른 팀에서 그만한 위험을 감수하고 영입할 정도로 매력적인 카드는 아니며, 무엇보다 불펜이 약한 롯데가 쉽게 놓아줄 리가 없다.

 

LG 이상열(좌완투수, 77년생)

- 2010년 성적 : 76경기 59⅔이닝 2 16홀드 평균자책 3.32
- 2011년 성적 : 77경기 44이닝 18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 3.89

 

이상열은 장점이 많은 선수다. 연투에 능하고, 왼손타자를 잘 잡는다. 원포인트로 이보다 더 좋은 선수가 없다. 올해 연봉이 1억원으로 보상금액이 크게 부담스럽지도 않다. 왼손투수가 부족한 팀이라면 관심이 많을 것으로 보이나, 본인 스스로가 LG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이적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LG 송신영(우완투수, 77년생)

- 2010년 성적 : 65경기 77이닝 5 14홀드 평균자책 4.21
- 2011년 성적 : 62경기 72⅓이닝 3 7홀드 19세이브 평균자책 3.21

 

현재 프로야구에서 불펜투수로 가장 많은 경험을 쌓은 송신영은 불펜이 약한 팀이라면 충분히 군침을 흘릴 자원이다. 비교적 나이가 많은 편이지만, 정확한 제구력과 낙차 큰 변화구를 갖춘 송신영이기에 팀의 프리미엄 셋업맨으로 활약해도 모자라지 않다. 특히 지난해 송신영은 2007년 이후 4년 만에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매 시즌 많은 투구이닝에도 큰 부상 없이 시즌을 보냈다는 점도 송신영의 장점이다. 올 시즌 연봉도 15천만원으로 저렴한 편이라 보상금액의 부담도 크지 않다. 우완불펜이 부족한 SK 등에서 욕심을 낼만하다.

 

SK 이승호(좌완투수, 81년생)

- 2010년 성적 : 65경기 89⅔이닝 6 5홀드 20세이브 평균자책 4.22
- 2011년 성적 : 51경기 64⅓이닝 6 2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 3.50

 

이승호는 올해 FA 신청자들 가운데 이대호 다음으로 어린 나이에 시장에 나온다. 희소성 있는 왼손투수인데다가 젊은 나이는 다른 팀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왼손 불펜 투수가 부족한 두산에서 영입을 노린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걱정인 부분은 최근 3년간 지나치게 많은 공을 던졌다는 점이다. 실제로 재작년 100이닝을 넘게 던지고 작년에도 90이닝 가까이 던졌던 이승호는 올해는 그 후유증인지 64이닝 투구에 그쳤다. 지난해 9.64개에 이르렀던 9이닝당 탈삼진율도 올해 6.99개로 뚝 떨어졌다. 젊은 나이지만, 피로 누적으로 인한 구위 하락 증세는 이승호 영입을 노리는 구단이 안고 가야 할 리스크다.

 

▲ 두산 정재훈(우완투수, 80년생)

- 2010년 성적 : 63경기 78이닝 8 23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 1.73
- 2011년 성적 : 45경기 62⅔이닝 2 9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 2.87

 

두산의 핵심 셋업맨 정재훈도 올해 시장에 나왔다. 나이도 젊고, 경력도 뛰어나다. 최근 3년간 셋업으로 뛰었지만, 2005년부터 2008년까지는 마무리투수로 111세이브를 거뒀다. 불펜에 문제가 있는 KIA LG, 롯데 등이 정재훈을 영입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직구는 빠르지 않지만, 낮은 코스에 꽂아 넣는 직구와 비슷한 코스에서 떨어뜨리는 포크볼의 위력은 여전히 살아있다. 실제로 작년 9이닝당 10.27, 올해 9.34개의 9이닝당 탈삼진을 기록하며 마무리 투수의 제1조건으로 꼽히는 스터프 능력도 증명했다. 올 시즌 중도에 당한 오른 어깨 회전근 부상에 대한 후유증이 없다는 확신만 있다면, 영입을 주저할 이유가 없다.

 

SK 정대현(우완 언더핸드, 78년생)

- 2010년 성적 : 49경기 45이닝 4 8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 1.40
- 2011년 성적 : 53경기 54⅔이닝 3 11홀드 16세이브 평균자책 1.48

 

전설적인 투수 선동열의 통산 평균자책점은 1.20이다.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기록을 남겼다. 그런데 커리어 대부분을 불펜투수로만 뛴 정대현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그의 통산 평균자책은 1.93이다. 커리어 11년 동안 평균자책이 3점을 넘어간 적은 첫 2시즌에 불과하고, 최근 3년간은 1.20-1.40-1.48을 기록했다. 가히 리그 최고의 잠수함 투수이자, 마무리 투수로 꼽을 수 있다. 부상을 달고 산다는 점이 정대현의 가장 큰 단점이지만, 50이닝 정도에서 등판 간격을 조절해주면 무적의 포스를 내뿜는다. 34세의 나이는 젊은 편이 아니지만, 빠른 공 보다는 몸의 유연성으로 던지는 투수기 때문에 여타 선수들에 비해 선수 생명도 조금 더 길게 잡을 수 있다. 내심 해외진출도 모색하고 있는 정대현이지만, 마무리 투수 부족의 문제를 겪고 있는 수많은 국내 구단이 영입을 노리고 있다. 특히 그의 고향 쪽인 호남 연고를 기반에 둔 KIA 타이거즈가 정대현 영입에 성공한다면, 작년 KIA의 발목을 잡은 마무리 투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다.

 

// Lenore 신희진 [사진제공=프로야구 각 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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