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0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2012년도 제3차 KBO(한국야구위원회)이사회가 열렸는데요. 중요안건으로는 제10구단 창단과 창원을 연고로 한 신생팀 NC 다이노스(이하 NC)의 2013년 1군 합류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결과적으로는 2가지 안건을 모두 다 유보처리 함으로써 다음 이사회로 미뤄졌습니다.
제10구단이야 아직 확정된 바 없는, 뜬 구름을 잡는 듯 한 내용이기에 말 그대로 이 안건에 대해서는 유보결정이 옳았다고 봅니다. 하지만 NC의 2013년 시즌 합류에 대해서는 뭔가 답이 나올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유보라뇨? 언론에 비춰진 내용으로는 기존의 8개 구단 단장들이 아직 시급하게 논의할 사안이 아니라 했지만, 과연 꼭 이렇게 시간을 끌어야 하는 일일까요?
창원시와 NC구단 간의 팀 정비와 더불어 기존의 마산 구장 리모델링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2014년이 아닌 2013년 시즌 참가에 대한 충분한 가능성이 열린 상태입니다. 아직 구두로만 참가 의향을 밝힌 상황이지만, 공문화 되지 않은 안건을 가지고 벌써부터 ‘NO'라고 못 박고 있는 롯데 장병수 사장의 태도에 불만스러운 팬들이 많을 것입니다.
9구단 창단 때부터 창단반대를 표명했던 장병수 사장이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부분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미 NC는 창단을 했습니다. 2014년 1군 합류가 애초에 합의된 내용이긴 했습니다만, 발 빠른 준비로 1년 빨리 참가하는 것에 대해 반대표를 던진 다는 것은 팬들의 마음을 읽지 못한 행동이 아닐까 싶습니다.
롯데는 지난 시즌까지 마산구장을 제2구장으로 사용해 오면서 사실상 부산뿐 아니라 경남 전체를 사실상의 연고지로 여기고 있었죠. 그런 모든 이권을 고스란히 NC쪽에 넘겨주게 되었으니, 롯데로서는 그런 강수를 둘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자기들의 이권을 넘겨준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인지, 한국 야구 인프라의 발전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한국 야구가 좀 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신생팀의 창단과 서로간의 공생관계가 필요한데도 말입니다.
롯데 자이언츠의 연고지는 부산입니다. 그 동안 마산구장에서 경기를 해온 것은 연고팀이 없는 지역 야구팬들을 위한 팬서비스의 차원으로 봐야지, 그 지역에 대한 권리까지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요. 한화가 청주구장에서 경기를 하고, KIA가 군산구장을 방문하여 시합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게다가 장병수 롯데 구단 사장의 모습은 경남 야구팬들의 팬심(心)을 사려하기 보다는 금전적인 수익이 감소할까 전전긍긍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팬들이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지요. 자신들의 입장만 생각할 뿐, 창원시의 야구팬들은 이제 좀 더 가까운 곳에서 많은 경기를 볼 수 있게 되어 기뻐하고 있다는 점은 완전히 망각한 이기주의적인 행태입니다.
바로 옆 동네에 장차 라이벌이 될 새로운 구단이 들어선다는 건 물론 달갑지 않은 일이겠지만, 그게 꼭 반대한다고 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좀 더 폭넓은 시야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요? 특히, 롯데의 연고인 부산은 서울 다음으로 큰 도시입니다. 같은 부산에 구단이 생긴 것도 아니고 경남권에 생긴 신생구단의 창단을 무조건 반대하다니요. 서울에는 구단이 3개나 있다는 생각은 안 하는 것 같습니다.
이미 NC는 창단이 되었고, 예정보다 1년 일찍 리그 참가를 하고 싶다고 한 것뿐인데, 그게 그렇게까지 문제가 되나요? 만약 NC가 경남권이 아닌 타 지역에 연고를 두고 창단한다고 했어도 롯데가 이렇게 반대표를 던졌을까요? 아마도 별 반응이 없었을 테고, 반대를 하더라도 이 정도로 강경하진 않았을 겁니다.
부산 사직구장은 지난 몇 년 동안 최다관중이 모인 곳입니다. 그런 연고를 가진 롯데가 대인배의 모습은 보여주지 못할망정, 전형적인 소인배의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NC가 창단한다고 해서 부산 내에서의 롯데의 인기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겁니다. 애당초 경남권 전역을 롯데가 독식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말도 안 되는 것이지요.
야구 발전을 위해서 제9구단에 이어 제10구단의 창단도 이뤄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와 팬들의 한결같은 목소리입니다. 그것을 ‘밥그릇 싸움’으로 인식해서 인색하게 구는 건 구시대적인 발상이지요. 야구가 있기에 팬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팬이 있기에 프로야구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합니다.
// 완소남 배재민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블로거는 독자 여러분의 추천(View On)을 먹고 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