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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소남의 야구베네

‘16연속 볼’ 리즈, LG 마무리 이대로 괜찮을까?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4. 14.

리즈가 시즌 첫 패전을 기록했습니다. 13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LG KIA의 주말 3연전 첫 경기는 11회까지 가는 연장접전 끝에 KIA가 재역전에 성공하면서 먼저 웃었는데요. 여기서 상기시켜볼 문제가 있었습니다. 다름 아닌 LG의 마무리투수 리즈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무려 ‘4연속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고 자멸했습니다. 연장 11 5-5의 팽팽한 스코어 상황에서 올라온 마무리 투수 리즈는 선두타자 차일목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산뜻하게 출발하는 듯했지만, 이어 등장한 4명의 타자에게 단 한 개의 스트라이크도 던지지 못했습니다. 16구 연속 볼이라는 믿기 힘든 장면을 연출한 리즈는 결국 밀어내기로만 2점을 내주며 무너졌습니다.

 

과연 김기태 감독의 마무리 투수 계획은 좋은 판단이었을까요?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공교롭게도 이날 문학경기장에서 경기를 가진 SK와 한화의 경기에서도 9회 말 0-0의 상황에서 류현진에 이어 등판한 바티스타가 무너졌습니다. 선두타자 김재현에게 2루타를 얻어맞고 정근우에게 결승타를 허용하며 말이죠.

 

빠른 공을 가지고 있는 투수가 탁월한 구위를 바탕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모습은 확실히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른바긁히는 날이 아닐 때는 컨디션에 따라 경기를 정말 어렵게 풀어나가기 일쑤입니다. 투수의 가장 큰 무기는 빠른 공이지만, 더 중요한 무기는 따로 있죠. 바로 제구력입니다. 제구력이 받쳐주지 않는 투수는 좋은 투수로 성장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리즈가 4연속 볼넷을 내줄 당시 포수 심광호의 리드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덕아웃에서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던 것도 의아스러웠고 말이죠.

 

심광호는 리즈가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고 두 번째 타자에게도 계속해서 볼을 던지고 있는데도 마운드에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정신적으로 상당히 흔들릴만한 상황이었는데, 포수가 알아서 그 흐름을 끊어주지 않은 것은 상당히 아쉬운 대목입니다.

 

덕아웃도 마찬가지입니다. 포수가 가만 있다면, 투수코치라도 한 번쯤 흐름을 끊어줘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4명의 타자에게 연속해서 볼넷을 내주며 결승점을 헌납하고 있는데도 별다른 조치 없이 투수를 방치한 부분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리즈를 믿어서? 빠른 공을 던지니 저 정도는 예상했던 일이라서? 날이 춥고 아직 몸이 덜 풀렸을 거라 생각해서? 리즈의 피칭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변명이나 방어를 해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정작 마운드 위에서 홀로 흔들리고 있는 리즈를 잡아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과연 그것이 리즈를 향한 신뢰였을까요? 혹시 외국인 투수라고 그냥 방치했던 것은 아닐까요?

 

리즈의 기량을 문제 삼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제구력에는 언제나 물음표가 붙습니다. 아무리 160km/h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면 뭐합니까. 자꾸 맞아나가고 주자를 4사구로 출루를 시키는데 말이죠. 이런 일이 몇 번 더 벌어지면 동점이나 1점차 상황에서 리즈가 등판하면, 언제나 그 경기는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긴장감이 감돌 것이 분명합니다.

 

리즈는 경기에서 첫 아웃 카운트를 잡은 이후, 무려 17구만에 간신히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었습니다. 그것도 속구가 아닌 슬라이더로 말이죠. 그 다음 공도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잡았습니다. 결국 속구 아니면 슬라이더의 조합이었죠. 안치홍은 타석에서 속구를 결대로 밀어 쳐서 승부의 쐐기를 박는 타점을 올립니다. 리즈는 그렇게 강판 당했습니다.

 

1차적인 잘못은 투구 밸런스를 찾지 못하고 제구가 흔들린 리즈에게 있지만, 2차적인 잘못은 포수 심광호와 덕아웃의 코칭스태프에게 있습니다. 어떻게든 실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리즈를 진정시키고 KIA쪽으로 기운듯한 흐름을 끊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 타이밍을 놓치고 방치하면서 치열하게 전개됐던 경기를 어이없이 내주고 말았습니다.

 

리즈는 이번 경기까지 올 시즌 총 3경기에 등판했습니다. 첫 등판은 무실점으로 잘 막고 세이브를 챙겼지만, 2번째 등판에서는 2실점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경기에서는 최악의 피칭을 선보이며 마무리투수로서의 변신이 아직 성공적이지 않다는 것을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과연 리즈를 계속 믿고 가야 할까요, 아니면 지금에 와서 마무리 투수를 교체해야 할까요. 사실 LG는 즉시전력감 투수 2명을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잃게 되면서 고충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선발로 쓰기 위해 데려온 외국인 투수를 마무리 투수로 돌린 것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죠. 하지만 그 선택도 지금에 와선 다시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물론 최종 선택은 김기태 감독이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많은 팬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처럼, 리즈의 마무리투수 변신은 그다지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 완소남 배재민 [사진출처=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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