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이보다 더 나쁠 순 없다?
한화가 지난 22일 경기에서도 패하면서 4연패의 수렁에 빠졌습니다. 12경기를 치른 현재까지 2승 10패, 승률이 .167에 머무르고 있는데요. 상당히 심각한 수준입니다. 지난 시즌의 4월 월간성적이 6승 1무 16패였던 것과 비교해 보더라도 더 나쁜 페이스입니다. 내심 기대했던 4강 진출을 노리기는커녕, 꼴찌 탈출을 현실적인 목표로 삼아야 할 상황입니다.
공/수 밸런스의 붕괴와 더불어 패배의식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고 있는데요. 지난 시즌 그 어떤 팀보다도 극적인 승부를 많이 연출하며 역전승을 가장 많이 했던 한화지만 올 시즌은 날개에 힘이 빠진 독수리마냥 추락만 거듭하고 있습니다.
4번 타자 김태균의 복귀와 더불어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영입했고, FA시장에서 수준급 불펜자원 송신영을 데려오는데 성공했습니다. 대대적인 전력보강으로 시즌 전부터 ‘4강권 다크호스’라는 평가를 받았을 만큼 말이지요. 하지만 지금 성적은 리그 최하위, 무엇이 문제일까요? 확실한 진단이 필요해 보입니다.
▲ 터지지 않는 타선
한화는 지금 팀 순위처럼 팀 득점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12경기에서 총 37득점을 기록, 한 경기를 덜 치른 KIA(40점)보다도 적습니다. 또한 22일 경기에서 병살타 3개를 추가하면서 팀 병살타 16개로 이 부분 단독 선수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상황이 나쁠 수밖에 없습니다.
팀 타율(.261)과 팀 출루율(.342)로 모두 3위에 올라있지만 중요한 것은 득점권찬스에서 제대로 된 팀 배팅이 이뤄지지 않는 다는 점이죠.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만들어나가지 못하는 게 큽니다. 특히나 최진행의 부진이 무척이나 심한데요. 타율이 1할이 채 되질 않습니다.(34타수 3안타 0.88)
타선에선 신들린 타격으로 지난 22일 마수걸이 홈런포를 쏘아 올린 김태균과 ‘스나이퍼’ 장성호만이 제 역할을 해주고 있을 뿐, 영양가 없는 타선의 불협화음이 큰 문제입니다.
▲ 수비도 안 된다
올 시즌 한화는 후쿠하라 코치를 영입하면서 수비력 강화에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화가 보여주고 있는 수비력은 기대 이하입니다. 팀 실책이 9개로 가장 많습니다. 더군다나 그 중 4개는 지난 시즌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이대수의 실책입니다. 보이지 않는 실책까지 생각해본다면 정말 심각한 상황입니다.
주전 포수 신경현도 벌써 실책이 2개입니다. 포수 실책은 정말이지 뼈아픈데요. 내야수 중에 가장 중요한 유격수와 포수가 흔들리니 당연히 좋지 않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신경현과 주전 경쟁을 펼치는 최승환까지, 두 명의 포수 모두 도루 저지율도 지극히 낮기 때문에 이것도 문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시즌 중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해 좋은 활약을 펼쳤던 카림 가르시아의 재계약이 불발되면서, 우익수자리는 주전경쟁이 펼쳐졌습니다.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정원석이 외야수 주전경쟁에 도전 했는데요. SK전에서 경험부족 탓인지 펜스플레이를 하다가 엄지손가락이 탈골되는 등 여러 악재까지 겹치고 있습니다.
▲ 불안한 마운드
마운드의 문제점도 심각합니다. 류현진, 박찬호를 제외한 나머지 투수들이 기대 이하의 투구내용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타선 역시 투수진에게 힘을 실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등판한 5경기 모두를 퀄리티 스타트로 장식한 두 선수의 합산 기록은 1승 2패 평균자책점 2.02입니다. 총 5경기에서 겨우 1승만 거둔 것이죠. 호투를 했으나 승과 인연을 맺기 쉽지 않았습니다.
제 몫을 해줘야 할 외국인 투수인 브라이언 배스는 단 2경기 만에 퇴출 수순을 밟고 있고, 지난 시즌 27경기에 나와 2승 10세이브 평균자책 2.02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며 독수리의 새로운 마무리 투수로 합격점을 받은 바티스타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현재 이닝당 1개꼴로 볼넷을 내줄 정도로 제구력에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박정진이 부상에서 돌아왔지만 아직 베스트 컨디션은 아니고, 야심차게 영입했던 송신영 또한 생각만큼 좋은 활약을 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팀 방어율도 5.21로 8개 구단 중 최하위, 류현진과 박찬호 이외에는 믿을만한 선수들이 없고 기복이 심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한화의 지금 상황은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입니다. 배가 산으로 가고 있는 형국이지요. 2010시즌의 재현이라고나 할까요? 어쩌면 그때보다 더 좋지 않는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그 당시와 지금의 전력은 말 그대로 하늘과 땅 차이였으니 말이죠. 전력보강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즌 시작 전만 해도 잘하면 4강도 노릴 수 있다던 한화 이글스. 어떻게든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할 텐데요. 엉킨 실타래를 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 나간다면 분명 답은 있을 겁니다. 5년 만의 포스트 시즌 진출을 꿈꾸는 한화가 이대로 무너지지 않고 다시금 비상하길 기대해 봅니다. 그래야 올해의 프로야구가 더 재미있어질 테니까요.
// 완소남 배재민 [사진=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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