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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소남의 야구베네

위기의 KIA, 이제 와서 이종범이 그리워지면...?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4. 26.

은퇴한 종범의 빈자리는 컸다.

 

올 시즌 시작 전 야구팬들엔 정말 아쉬운 사건이 있었는데요. 바로야구천재이종범의 갑작스러운 은퇴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개막 1군 엔트리에 들어 갈 수 없었고, 구단과 감독은 그에게 플레잉 코치직을 제의했지만 그는 단호했습니다. 모든 제의를 거절하고 결국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선동열 감독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팀의 미래를 위해선 어쩔 수 없는 희생이었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1~2년을 더 뛸 선수보다는 10년을 더 뛸 수 있는 선수를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여겼겠지요. 바로 외야수 신종길을 중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이종범을 전력 외 선수로 분류한 것이 은퇴의 결정적 이유가 되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신종길의 현재 상황입니다. 개막 후 치러진 전경기에 출장하긴 했지만 타율 .083(36타수 3안타), 4득점 2도루가 그의 성적입니다. 시즌초반엔 선발로 출장하다 요즘은 선발 라인업에 끼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믿어준 선동열 감독에게 보답을 해주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KIA는 현재 잔인한 4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L-C-K라 불리는 이범호-최희섭-김상현으로 이어지는, 막강 중심타선 라인을 형성하는 선수 중 2명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기 때문이죠. 다행히 이범호가 다음주에는 돌아온다고 하지만, 컨디션이 얼마나 회복되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게다가 왼손 수술을 받은 김상현은 전반기 아웃입니다.

 

현재 KIA의 중심타선은 안치홍과 나지완이 최희섭의 앞-뒤에서 나름 선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범호-김상현보다는 확실히 무게감이 떨어지는 선수들입니다. 이가 없어 잇몸으로 버티는 중심타선이지요. 그리고 그들이 중심타선으로 올라왔기 때문에, 하위타선의 상항은 더욱 심각합니다. 타격침체가 지속되면서 말 그래도물 방망이수준 전락한 상황입니다.

 

주전 포수 김상훈이 돌아오긴 했지만 아직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인데요. 주전선수들의 성적과 경기력에서 실망스러움이 묻어나고 있습니다. 특히나 팀의 새로운 우익수 자리이자 하위타선에 포진해 좋은 성과를 보여줘야 할 외야수 자원들의 부진이 상당히 심합니다.

 

외야수 자리는 신종길을 비롯하여 이준호, 최훈락, 김원섭 등이 로테이션 되며 힘겹게 버티고 있다습니다. 이 선수들의 성적을 보고 있자면 KIA의 타격빈곤이 왜 나타나고 있는지 보입니다. 하나같이 2할 미만의 타율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중 최훈락은 지난주 1군에서 제외되며 엔트리에서 말소되었습니다.

 

상황이 이러니, 팬들은 물론 코칭스패트들도 이종범이 그리울 법합니다. 물론 이종범이 있었다 해도 예전 같은 기량을 보여주기 힘들 수 있습니다. 지금의 다른 선수들처럼 동반부진에 시달리며 또 하나의 시름거리가 되었을 수도 있지요.

 

하지만 경험은 어떤 방법으로도 살 수 없는 크나큰 재산입니다. 이종범은 지금과 같은 위기를 어떻게 벗어나야 하는지를 알고 있는 베테랑이며, 그것을 후배들에게 알려줄 수 있는 대선배이기도 합니다. 하위타선이 무너지고 있는 현재, 당연히 그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최고참 이종범이 하위타선에 자리해 후배들을 이끌어 주었다면, KIA가 이토록 잔인한 4월을 보내진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이종범을 대신해 좋은 활약을 해줄 것으로 기대됐던 신종길이 너무나 부진하기 때문에, 더더욱 이종범이 그리울 수밖에 없는 것이죠.

 

1군에서 시즌을 시작할 수 없다는 것과 자신보다 신종길을 중용하기로 한 것, 이에 대해 이종범은 허탈감을 느꼈을 겁니다. 자신의 존재가 이제는 팀에 있어서그리 큰 존재가 아니구나하는 느낌을 받았을 테니까요. 물론 2군에서 때를 기다릴 수도, 또는 플레잉 코치를 겸하면서 선수생활을 이어나 갈 수 있었지만, 자신과 팀을 위해선 은퇴가 최선이라 생각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제는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는 쪽으로 말이죠.

 

신종길도 작은 나이는 아닙니다. 1983년생으로 올해 서른 살의 중견선수입니다. 하지만 기대이상만큼 성장해 주지 못한 게 아쉬운 선수죠. 신종길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KIA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면 몰라도, 너무나 부진하다 보니 자연스레 이종범의 존재가 그리워집니다. 신종길을 믿고 이종범을 내친 모양새가 된 선동열 감독 또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KIA 팬들은 떠나간 이종범을 그리워합니다. 장타력과 기동력, 그리고 수비력까지 평균 이하가 되어 버린 불혹을 넘긴 이종범이지만, 그런 이종범이 여전히 팀에 필요한 존재였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일 겁니다. 경기에 출장하는 선수로도,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우상 같은 존재로도 말이죠.

 

// 완소남 배재민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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