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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소남의 야구베네

7연승 넥센, 명문구단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5. 23.

올 시즌 넥센의 돌풍이 아주 거세다. 이제는 돌풍 수준이 아니라 태풍 같아 보인다. 지난 22() 잠실구장에서 가진 LG와의 원정경기에서 이택근의 결승타에 힘입어 2-1로 승리하며 7연승을 기록했다. 창단 첫 7연승과 더불어 8개 구단 중 가장 빠르게 20승 고지에 올랐다.

 

넥센이 이렇게까지 잘할 줄 그 누가 예상했던가. 올 시즌 프로야구를 예상함에 있어서 넥센은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한 구단이었다. 물론 이택근과 한국형 핵 잠수함 ‘BK' 김병현을 새롭게 영입하면서 순위 싸움의 다크호스로 불리긴 했지만, 확실한 강자로 주목 받지는 못했다.

 

그 이유는 당연했다. 2007년을 끝으로 현대 유니콘스가 재정적인 이유로 구단 운영을 포기하면서 새롭게 우리 히어로즈로 재창단을 했지만, 2008년 이후 최고 성적은 6(2009)였다. 우리 히어로즈를 거쳐 히어로즈, 그리고 넥센 히어로즈로 이어져 오면서 많은 위기를 겪는 바람에 좋은 전력을 유지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한 때 주축 선수들을 타 팀으로 트레이드를 시키며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구단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재정적 위기로 인해 구단이 존폐의 갈림길에 섰을 만큼 상황이 나빴고, KBO(한국 야구 위원회)의 지원과 트레이드를 통한 자금 확보로 간신히 해체를 막았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현금 트레이드였다.

 

지금은 넥센 타이어와 스폰서 계약을 맺고 있어 재정적인 부담은 어느 정도 덜어냈지만, 스폰서를 맡았던 우리담배가 갑자기 계약을 파기한 2009년은 어쩌면 구단 역사상 최악의 한 해였다. 스폰서가 없이 시즌을 치렀던 만큼 춥고 배고팠던(?) 시기였다. 하지만 그것을 이겨내고 2010년 넥센 타이어를 만났으니고진감래였던 셈이다.

 

올 시즌 시작부터 꾸준히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한 넥센은 5월 들어 진정한영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5월 초에는 한때 4연패를 당하는 위기도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최근에는 7연승까지 내달리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8개 구단 가운데 당당히 2, 게다가 1 SK와는 승차 없이 승률에서 뒤질 뿐이다.

 

넥센은 여기서 안주하면 안 된다. 좀 더 치고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지는 물론이요, 그에 걸맞은 성적도 나와야 한다. 프로는 성적으로 말하는 곳이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 당연히 1위를 목표로 계속해서 나아가야 한다. 넥센이라고 1위를 못하라는 법은 없다. 또 그것을 기반으로 명문구단으로의 도약을 꿈 꿔야 한다.

 

SK 2007년 통합 우승 이후 현재까지 꾸준한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쌍방울을 인수해 재창단의 과정을 거치면서 초기에는 우여곡절이 심했다. 리그 최하위를 기록함은 물론, 말 그대로 한동안은동네북과 같은 구단이었다. 하지만 야신 김성근 감독의 조련 아래 많은 선수들이 발전에 발전을 거듭했고, 리그 최고 수준의 선수들로 성장하며 리그를 지배했다.

 

넥센도 이제 재창단 5년차에 접어들었다. 그 동안은 SK와 달리 원활한 선수수급과 자금 지원도 없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대대적인 돈 보따리를 풀어 전력을 강화했다. 이택근과 김병현을 영입하게 위해 배팅한 금액의 총액이 무려 66억 원에 달한다. 그 동안 넥센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풍경을 스토브리그 기간 동안 보여줬다.

 

넥센은 이제 자신들만의 역사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과거 전신이었던 현대의 위엄은 과거일 뿐이다. 현대 시절부터 선수생활을 이어온 선수들이 많긴 하지만, 이제 그들도 넥센 선수일뿐 현대 소속이 아니다. 올 시즌 보여주고 있는 선전이 꼭 기폭제가 돼야 한다.

 

모진 풍파를 이겨내고 살아남은 넥센은 역시 생명력 자체가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넥센을 제외한 모든 구단들은 모기업의 지원을 꾸준하고 충분히 받아왔지만, 넥센은 그러지 못했다. 하지만 이젠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넥센이 아닌가. 모든 구단들이 껄끄러워 하는 상대로 변한 올 시즌의 넥센이다.

 

경쟁 가능성을 지닌 넥센은 충분히 명문 구단으로 도약할 수 있는 힘을 가졌다. 넥센의 숙제는 앞으로 꾸준한 성적을 내는 것이다. 매 시즌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는 그런 팀으로 말이다. 지난 시즌까진 넥센은 주연이 아닌 조연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리적 여건으로도 서울에 연고를 두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좋을 수가 없다.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는 상위 4개 팀을 갑이라고 하고 중하위 4팀을 을이라고 본다면 언제나 넥센은 을이었다. 갑과 을의 관계에서 넥센은 그렇게 치부되어왔다. 하지만 이젠 갑이 되려하는 넥센을 올 시즌 보고 있다. 명문 구단으로 가기 위해선 올 시즌 좋은 성적이 필수다.

 

뉴욕 양키스가 왜 세계 최고의 구단으로 꼽힐까. 물론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다수의 스타플레이어를 보유하는 측면도 있지만, 꾸준한 성적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기나긴 팀 역사 속에서 언제나 리그 중심에 있었기에 뉴욕 양키스가 최고의 구단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넥센도 이제는 그런 구단으로의 성장을 목표로 해야 한다. 모든 선수들이 뛰고 싶은 구단, 많은 팬들이 응원하고 싶은 구단,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그런 구단으로 말이다. 넥센이 지금의 기세를 몰아 올 시즌 막판까지 좋은 성적을 내길 기대해 본다. 그것이 바로 명문 구단으로 가기 위한 첫 단추나 다름없다.

 

// 완소남 배재민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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