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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안정환과 마해영! 부산의 팬들은 꿈을 꾼다.

by 카이져 김홍석 2008. 3. 4.

드디어 많은 스포츠 팬들이 기다리던 봄이 왔다.


이제 곧 2008 프로야구와 프로축구가 개막을 하게된다. 각 팀의 감독들은 출사표를 던지며 올해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으며, 선수들은 마지막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부산의 프로 스포츠는 암울했다. 물론 프로 농구의 부산 KTF가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으나, 더 큰 기대를 걸었던 07-08시즌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진으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다르다. 무엇보다 부산의 프로 야구와 축구팀인 롯데 자이언츠와 부산 아이파크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지난겨울 동안 두 팀은 감독이 바뀌는 등 몇 가지 변화가 있었다. 무엇보다 떠나갔던 프렌차이즈 스타플레이어들이 다시 돌아왔다는 것이 팬들을 설레게 한다.


팀 성적과 관계없이 이들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부산 팬들은 기대감에 젖어있다. 마해영과 안정환, 이들의 이름은 그만큼 짙은 향수로 부산 팬들의 가슴 속에 녹아있기 때문이다.


돌아온 황태자 안정환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의 여파로 한국 프로 축구가 인기몰이를 맞이하고 있을 때, 월드컵 대표 출신은 아니었지만 고종수, 이동국 등과 함께 최고의 인기선수로 떠오른 선수가 바로 안정환이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던 이동국에게 밀려 신인왕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성적만으로 따졌을 때 최고의 신인은 단연 안정환이었다. 그리고 신인왕을 빼앗긴 분풀이는 이듬해 K-리그에서 MVP를 차지하며 톡톡히 갚아주었다.


2000년 여름 해외 무대로 팀을 옮기긴 했지만, 안정환은 여전히 부산 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2002년 월드컵에서 그가 ‘반지의 제왕’으로 등극했을 때, 부산의 축구 팬들은 열광했다. 서울에서 자랐지만, 부산 대우 로열즈에서 프로 데뷔를 한 안정환은 팬들의 기억 속에 여전히 ‘부산의 프렌차이즈 스타’였던 것이다.


그런 그가 돌아왔다. 금의환향이 아닌 백의종군에 가까운 모습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다시금 그가 부산 아시아드 경기장에서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척 기대가 된다.


영원한 4번 타자 마해영

안정환이 K-리그를 휘젖고 다니던 당시 롯데의 4번 타자는 마해영이었다. 그간 롯데의 4번 타자를 맡았던 많은 선수들이 있지만, 홈런포를 겸비한 호쾌한 장타력으로 팬들의 속을 후련하게 만들었던 선수는 마해영이 유일했다.


박정태, 펠릭스 호세 등과 함께 막강 타선을 이끌었던 마해영. 비록 두 번이나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고 말았지만, 마해영은 롯데의 자랑이었다. 마해영이 1999년에 기록한 .372의 타율은 한국 프로야구 사상 역대 5위에 해당하는 것이었으며, 외국인 선수인 호세를 제외한다면 역대 롯데 선수 중 단일 시즌 성적으로는 단연 최고라 말할 수 있다.


그가 선수협의 대표 중 한 명으로 선수들의 이익을 위해 앞장설 때도 지켜보는 팬들은 자랑스럽기만 했다. 보복성에 가까운 트레이드로 삼성으로 떠났을 때도 롯데 팬들은 아쉬움 속에서 웃으며 그를 보냈다. 여러 가지 사건으로 감정의 앙금이 남아있는 삼성이었지만, 마해영의 맹활약으로 그들이 우승했을 때, 부산의 롯데 팬들은 마해영만큼은 진심으로 축하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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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과 함께 마해영도 돌아왔다.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그가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롯데 팬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있다. 부산고등학교 출신인 그는 영원한 ‘부산의 4번 타자’다.


2008년, 부산의 팬들은 꿈을 꾼다

2008년은 여러모로 부산팬들에게 기대가 되는 해다. 롯데는 메이저리그 출신인 제리 로이스터를, 부산 아이파크는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황선홍을 감독으로 초빙했다.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인 로이스터가 보여줄 ‘메이저리그 식 야구’의 결과가 무척이나 궁금하다. 이대호와 함께 막강 홈런포를 터뜨려줄 메이저리그 특급 유망주 출신의 카림 가르시아의 영입도 매우 고무적이다. 당장 올해 우승이나 4강 진입을 기대한다는 것이 무리라는 것은 알지만, 도전 자체만으로도 기대가 된다.


혼자만의 생각인지는 몰라도, 90년대 한국 축구에서 다른 선수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골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황선홍이 유일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국내에서 그의 위치와 존재감은 독보적이었다. 월드컵의 스타이기도 한 그가 아이파크의 감독으로 왔다. 아이파크 역시 올 시즌의 전망이 밝은 편은 아니지만, 적어도 지난해보다는 재미있는 경기를 펼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무엇보다 두 명의 ‘백의종군’ 스타들의 컴백이 반갑다. 그들이 얼마나 많은 경기에 출장을 할지, 어느 정도의 활약을 보여줄 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마해영이 홈런을 쳤다는 소식을 들을 때, 그리고 안정환이 골을 넣었다는 뉴스가 보도될 때마다 부산의 팬들은 꿈을 꾸게 될 것이다. 아련하지만 행복했던 10년 전의 추억이 담긴 꿈을, 그리고 앞으로의 승리에 대한 염원이 담긴 그러한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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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은 부산의 스포츠팬들이 잃어버린 꿈을 되찾는 시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