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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괴물’ 류현진, KBO 탈삼진 기록 죄다 갈아치울까?

by 카이져 김홍석 2012. 8. 30.

30일 한화와 넥센의 대전 경기에는 괴물류현진의 선발등판이 예정되어 있다. 하지만 태풍으로 인해 경기가 제대로 치러질 진 의문이다. 안타까운 것은 그로 인해 류현진의 등판 일정도 미뤄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류현진은 하루라도 더 빨리 마운드에 서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남은 기간 동안 최대한 많은 경기에 등판해 시즌 10승을 노려볼 수 있기 때문. 2006년 데뷔 이후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이어온 연속 두 자릿수 승수 기록을 이대로 포기하기엔 너무나 아쉽다. 현재 5(8)에 머물러 있지만, 류현진이라면 남은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5승을 거두는 것도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그뿐만이 아니다. 류현진이 남은 기간 동안 노리고 있는 진짜 중요한 기록은 따로 있기 때문이다. 바로 200탈삼진 기록이다. 현재까지 162개의 탈삼진을 기록해 이 부문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류현진은 앞으로 38개만 더 추가하면 대망의 200개 고지를 점령하게 된다. 경기당 평균 7.7개를 잡아내고 있는 류현진이기에, 앞으로 5경기만 더 등판하면 대기록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200탈삼진, 역대 8명에 의에 11번 달성된 진기록

 

한국 프로야구 30년 연사 가운데 200탈삼진은 딱 11번 나왔다. 1983년 장명부(삼미)가 사상 최초로 200개 이상의 탈삼진을 기록했고, 이듬해인 1984년에는 무쇠팔최동원(롯데) 223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최동원의 이 기록은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는 단일 시즌 역대 최다 탈삼진기록이기도 하다.

 

이후 국보급 투수선동열(해태)이 등장해 200탈삼진 고지를 혼자서 무려 3번이나 점령했고, 최동원 역시 86년에 한 번 더 달성해 그들이 세기의 라이벌이었음을 실력으로 입증했다. 이후 주형광(롯데)이나 정민철(한화) 같이 당대를 대표하는 닥터 K’들이 등장했으나, 200탈삼진을 2번 이상 기록한 선수는 선동열과 최동원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올해, 류현진이 사상 3번째 200탈삼진 2회 달성의 주인공이 되려 하고 있다. 류현진은 이미 데뷔 시즌인 2006, 19세의 나이로 204개의 탈삼진을 기록해 주형광이 가지고 있던 역대 최연소 200탈삼진기록을 1년 단축한 바 있다. 올해 2번째로 200탈삼진 클럽에 가입하게 되면 류현진은 전설적인 투수 최동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게다가 그 기록의 순도는 더욱 높다.

 

역대 최소 경기 및 최소 이닝 200탈삼진

 

사상 최초로 200개 이상의 삼진을 잡아낸 장명부의 경우 9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4.63개에 불과했다. 무려 400이닝이 넘는 엄청난 투구이닝에 기인한 결과일 뿐, 탈삼진 능력 자체가 탁월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나 올해의 류현진은 다르다. 현재까지 21경기에 등판한 류현진은 137이닝 만에 162개의 삼진을 잡아내고 있다. 경기당 평균 7.7개이며, 9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10.59개로 1988년의 선동열(10.09)을 가볍게 뛰어 넘는 역대 1위의 페이스다.

 

1988년 선동열은 178이닝 만에 200개의 탈삼진을 기록했고, 이는 역대 최소 이닝 200탈삼진기록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1996년의 주형광은 시즌 27번째 경기만에 200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역대 최소 경기 200탈삼진기록을 세웠다.

 

류현진이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앞으로 5경기면 탈삼진 200개를 넘어서게 된다. 그리고 그때 류현진의 투구이닝은 170이닝 안팎일 것으로 추정된다. , 류현진은 올해 선동열의 최소 이닝 기록과 주형광의 최소 경기 기록을 모두 깰 수 있는 놀라운 페이스인 것이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투구의 질적인 측면에서 선동열의 기록을 깬다는 건 매우 엄청난 가치가 있는 일이다. 이미 최연소 200탈삼진 기록을 가지고 있는 류현진이 개인 통산 2번째 200탈삼진 기록에는 최소 이닝최소 경기라는 또 다른 수식어를 가져가려 한다.

 

그리고 현재까지만 놓고 보면 사상 첫 한 자리 승수 200탈삼진기록이 될 가능성도 크다. 지금까지 200탈삼진을 달성한 투수들의 평균 승수는 19.4승이었고, 최소 승수는 정민철이 기록한 13승이었다. 최소승 기록은 이미 올해의 류현진으로 사실상 확정됐고, 남은 기간 동안 5승을 추가하지 못한다면 역대 최고의 닥터 K’ 10승도 하지 못하는 웃지 못할 사건이 벌어질 지도 모른다.

 

역대 최다 탈삼진도 가능할까?

 

현재까지 162개를 기록 중인 류현진이 역대 1위인 최동원의 기록을 넘어서기 위해선 남은 기간 동안 62개의 삼진을 잡아내야 한다. 비로 인해 시즌 최종전 날짜(현재 10 2)가 뒤로 더 미뤄지지 않는 한, 류현진은 앞으로 6경기 정도 더 선발등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산술적으로 류현진의 최종 성적은 27경기 177이닝 208탈삼진 정도로 추정된다.

 

단순히 수치상으로는 최동원의 기록을 넘어서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류현진은 올 시즌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 경기가 7번이나 되며, 지난 5월에는 6경기에서 55개의 탈삼진을 기록하기도 했었다. 쉽지 않은 도전이 되겠지만, 포기하기엔 이르다. 남은 6번의 등판에서 5승과 62탈삼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노리는 류현진의 거침 없는 도전을 기대해 본다.

 

// 카이져 김홍석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 이 글은 <마니아리포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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