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프로야구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삼성 라이온즈가 정규시즌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지금의 전력이라면 한국시리즈 2연패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점수를 내고 있는 팀이 실점까지 제일 적으니 그들의 전력이 얼마나 강한지를 잘 알 수 있다.
수치로 살펴본 삼성의 전력은 그야말로 막강하다. 삼성은 126경기를 치르며 597득점-454실점을 기록 중인데, 득점은 2위인 SK(127경기 543득점)보다 54점 많고, 실점은 2위 롯데(128경기 496실점)보다 42점 적다. 득-실점 마진도 143점으로 타팀의 추종을 불허한다. 삼성 다음으로 득-실점 마진이 높은 팀은 SK인데, 그 수치는 고작 37점에 불과하다.
하지만 삼성에게도 파고들 빈틈은 있다. 선발 로테이션의 평균적인 능력치는 8개 구단 최고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진짜 중요한 1~3선발의 레벨 자체는 그다지 높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은 삼성을 올 시즌 1위로 견인한 선발투수 5명의 시즌 성적이며, 괄호 안의 수치는 카스포인트(Cass Point)와 그 랭킹이다.
윤성환(1,450점, 25위) – 18경기 107이닝 8승 6패 평균자책점 2.94
장원삼(2,630점, 6위) – 25경기 149이닝 16승 6패 3.62
탈보트(1,673점, 17위) - 25경기 138⅓이닝 14승 3패 3.97
배영수(1,635점, 19위) - 25경기 152이닝 11승 8패 3.38
고든(1,567점, 22위) - 24경기 125⅔이닝 11승 3패 3.65
다들 많은 승수를 쌓고 있는 덕에 카스포인트에서도 전반적으로 높은 점수와 랭킹을 기록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 팀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는 유일하게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윤성환이다. 하지만 윤성환은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다른 때라면 모를까 올해처럼 ‘투고타저’가 극성을 부리고 있고,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가 7명이나 되는데 그 중 1위 팀 선수가 한 명도 없다는 건 삼성 입장에서 매우 아쉬운 일이다.
다행스런 일은 한국시리즈에서 만날 가능성이 가장 큰 SK 역시 선발진이 그다지 강력하진 않다는 점이다. 팀 내 유일한 10승 투수 윤희상(1,473점, 24위)이 후반기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어 껄끄러울 뿐, 김광현이 정상 컨디션이 아닌 이상 선발 매치업에서 삼성이 밀릴 이유는 없다. 4위 롯데는 최고의 에이스 유먼(2,747점, 4위)을 보유하고 있지만, 나머지 선발진은 아예 상대조차 되지 않는다.
하지만 3위 두산은 다르다. 두산은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1~3선발진을 보유한 팀이고, 이들 중 누가 선발로 나서더라도 삼성 투수들과의 매치업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경은(2,458점, 7위) – 41경기 139⅓이닝 11승 6패 2.58
니퍼트(2,025점, 13위) - 28경기 186이닝 11승 10패 3.15
이용찬(1,805점, 14위) - 25경기 156이닝 10승 10패 2.94
선발로 변신한 이후의 노경은은 ‘특급 에이스’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투수다. 니퍼트는 리그 최고 수준의 이닝이터이며, 성장한 이용찬 역시 올 시즌 완투를 3번이나 기록했을 정도로 위력적인 투수가 됐다. 포스트시즌에서는 1~3선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고, 그렇게 봤을 때 두산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4개 팀 가운데 가장 강력한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올 시즌의 두산은 마치 1999년에 우승을 차지하던 당시의 한화를 연상시킬 정도로 3명의 선발투수가 매우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드림리그와 매직리그의 양대리그로 진행되던 당시, 한화는 매직리그 2위이자 전체 4위의 성적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리고 당시 전체 승률 1~2위를 차지했던 두산과 롯데를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연거푸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송진우(15승 5패 4.00)-정민철(18승8패 3.75)-이상목(14승8패 4.29), 후반기부터 급격히 컨디션을 끌어 올린 이들 세 명의 선발투수가 포스트시즌 시리지를 지배했기 때문이다.
1992년의 롯데 역시 비슷한 케이스다. 리그 최고의 원투펀치인 염종석(17승 9패 2.33)과 윤학길(17승 5패 3.61),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한 박동희(한국시리즈 MVP)가 위력을 발휘하면서 준플레이오프를 시작으로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까지 모조리 승리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올 시즌 삼성과 두산의 상대전적이다. 양팀의 올 시즌 상대전적은 12승 6패로 두산이 크게 앞서 있다. 그리고 이는 두산 선발 3인방의 삼성전 등판 기록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니퍼트(6경기 4승 1패 2.03)와 이용찬(5경기 4승 1패 2.43)은 ‘삼성 킬러’나 다름 없었고, 노경은 역시 한 차례 선발등판에서 7이닝 2실점 승리를 따냈었다. 이들 3명이 등판한 12경기에서 두산은 10승 2패로 삼성을 압도했다. 삼성과 두산은 타력에서 상당한 차이가 나지만, 그마저도 통하지 않을 정도로 두산 선발 3인방의 위력은 두드러졌다.
정규시즌 3위가 유력한 두산은 한국시리즈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롯데와 SK를 꺾어야만 한다. 쉽지 않은 과제다. 하지만 강력한 1~3선발이 포스트시즌에서 발휘하는 시너지효과를 생각한다면, 불가능하지만은 않아 보인다. 지금 삼성 관계자들과 팬들이 가장 간절히 원하는 것은 두산이 SK나 롯데에 덜미를 잡혀 중도 탈락하는 것이 아닐까.
// 카이져 김홍석 [사진제공=iSportsKorea, 제공된 사진은 스포츠코리아와 정식계약을 통해 사용 중이며, 무단 전재시 법적인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포스팅은 카스포인트 홈페이지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링크)
블로거는 독자 여러분의 추천(View On)을 먹고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