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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배리 지토, 이대로 무너지는가?

by 카이져 김홍석 2008. 3. 11.


부진했던 지난해의 오명을 씻어야만 하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에이스
배리 지토가 시범경기에서 또다시 패배했다.


지토는 11일(한국시간) 캔자스시티 로열스 전에 선발 등판했다. 이번이 시범경기에서의 3번째 등판이었으며, 공교롭게도 메이저리그 복귀를 노리는 노모 히데오와의 맞대결이었다.


결과는 1회 2실점 한 후 2,3회를 무실점으로 막은 노모의 승리로 끝났다. 노모 역시 만족할만한 결과는 아니었으나, 지토는 3.2이닝을 던지는 동안 홈런 하나를 포함 5개의 안타와 볼넷 4개를 허용하며 5실점(4자책)으로 무너지며 패배를 자초했다.


이로서 지토는 3번의 등판에서 모두 패하며, 2008 메이저리그 시범 경기에서 유일하게 3패를 당한 투수로 이름을 올리고 말았다.


3월 2일에 있었던 시범경기 첫 등판(오클랜드 전)에서 1회도 버티지 못하고 아웃 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무려 8실점하며 최악의 출발을 보였던 지토. 두 번째 등판이었던 6일 경기에서는 패전투수가 되기는 했지만 투구 내용은 3이닝 1실점으로 나쁘지 않았었다. 하지만 3번째 등판에서 또 다시 무너지며 코칭스탭의 애를 태우고 있는 것이다.


3경기에서 7.1이닝을 던지는 동안 14안타와 6볼넷으로 허용한 점수는 무려 17점(14자책). 방어율이 무려 17.18까지 치솟았다.


지토 정도의 선수라면 시범경기 동안 컨디션 조절에만 신경을 쓸 뿐 그 결과에 크게 개의치 않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정도로 난타를 당한다면 그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현재의 지토는 느긋하게 정규시즌을 기다릴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7년간 1억 2600만 달러라는 당시의 투수 최고액을 받고 자이언츠에 입단했지만, 그 첫해였던 작년의 성적은 11승 13패 방어율 4.53의 평범한 수준에 그치고 말았다. 연봉 1800만 달러를 받는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3점대 방어율은커녕 200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그런 지토였기에 올해는 반드시 부활의 날개를 펴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야만 한다. 벌써부터 일부 스포츠 전문 사이트에서는 맷 케인과 팀 린스컴이야 말로 진정한 샌프란시스코의 원투펀치라며 지토를 무시하고 있는 상황. 이대로 무너진다면 고연봉-저효율의 대표적인 선수로서 오명을 남기게 될 가능성이 크다.


지토의 경기를 지켜본 전문가들은 그의 무너진 투구 폼이 부진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투구를 할 때 팔이 그리는 궤적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것. 그 때문에 그의 폭포수 커브가 마음먹은 대로 제구가 되지 않으며, 그 위력도 사라졌다는 설명이다.


과거 ‘오클랜드 영건 3인방’의 한 축이자, 2002년 사이영상 수상자이기도 했던 지토는 잘생긴 외모 등으로 인해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지토의 주무기인 커브는 워낙에 낙차가 커서, 최종적으로는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임에도 불구하고 좌타자들이 몸에 맞을까 움찔하게 만들 정도로 뛰어났다. 커브의 위력을 잃어버린 지토는 90마일의 패스트볼을 던지는 그저 그런 투수에 불과한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약한 타선을 보유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서는 지토를 중심으로 한 투수진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 지토가 에이스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하며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해주어야만 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결과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 과연 지토는 부활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이대로 무너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