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셋째 주 게토레이 퍼펙트 피처 선발투수 부문 주간 MVP 인터뷰]
브랜든 나이트(38, 넥센 히어로즈)는 올해로 한국에서 5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던 지난해에 비해 올 시즌 성적은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는 여전히 넥센의 에이스로 팬들의 인정을 받고 있다.
지난 15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나이트는 9회 2사까지 롯데 타선을 1점으로 묶으면서 무려 11개의 삼진을 잡는 위력적인 피칭으로 승리를 따냈다. 그 결과 8월 셋째 주 ‘게토레이 퍼펙트 피처’ 선발투수 부문 주간 MVP는 나이트의 몫이 됐다. 게토레이 퍼펙트 피처는 퍼펙트 이닝과 탈삼진, 병살타 유도 횟수를 합한 ‘퍼펙트 스코어’에 따라 수상자가 결정되며, 한국펩시콜라㈜와 MBC 스포츠플러스, 그리고 다음커뮤니케이션이 함께한다.
아웃 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아쉽게 완봉승을 놓친 나이트는 4번의 퍼펙트 이닝과 11개의 삼진, 그리고 2번의 병살타를 유도하는 등 총 17포인트를 얻어 다른 투수들을 따돌렸다. 20일 목동구장에서 다음날 선발등판을 준비하고 있는 나이트를 만났다.
Q) 만나서 반갑다. 8월 셋째 주 게토레이 퍼펙트 피쳐 선발투수 부문 주간 MVP로 선정됐다. 소감을 말해달라.
- 좋은 경기를 한 것도 좋지만, 그 경기를 사람들이 좋게 봐준 것도 참 고마운 일이다.
Q) 지난 15일 경기에서 정말 눈부신 피칭을 했다. 그런데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완봉승이 깨지고 말았다. 그럴 땐 솔직히 어떤 기분이 드나?
- 완봉승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다. 하지만 완봉은 개인의 성과일 뿐, 팀의 승리가 우선이다.
Q) 최고의 시즌을 보낸 작년에 비해 올해는 상대적으로 좀 부진했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 꼭 집어서 뭐라 말하긴 쉽지 않다. 그래도 굳이 말하자면 투구폼을 꾸준히 유지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내 공을 많이 봐서 그런지 작년보다는 타자들도 적응을 한 것 같다.
Q) 재미있는 기록이 하나 있다. 올 시즌 삼성-롯데-두산-한화를 상대로 9승 무패, KIA-LG-NC-SK를 상대로 0승 8패. 희한하게도 한글 이름 팀을 상대로는 전승, 영어 이니셜을 이름으로 사용하는 구단을 상대로는 전패를 기록 중이다. 이것도 징크스라고 할 수 있을까?
- (크게 웃으면서) 정말 재미있는 기록이다. 앞으로 8번 정도 선발등판이 남았는데, 영어 이니셜 구단을 상대로도 꼭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내일(21일) LG전 선발등판인 걸로 알고 있다.
- 맞다. 내일 선발로 등판한다.
Q)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기대해도 되겠는가?
- LG와의 경기는 동기부여가 된다. LG가 우리보다 순위가 높기도 하지만, 지난 맞대결에서 심판 판정 때문에 흔들렸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8점이나 줬는데, (오심이 없었다면) 내주지 않아도 될 점수였다.
Q) 그렇잖아도 그 점을 물어보고 싶었다. 마운드에 있을 때 그런 오심 때문에 억울한 일이 생기면 투수로서 어떤 기분이 드는가?
- 심판도 사람이기 때문에 선수들이 실수하는 것처럼 심판도 실수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당시 상황은 누가 봐도 아웃이었고, 그래서 내 자신을 주체할 수 없었다. 아마 같은 상황이 되면 다른 투수들도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다.
Q) 올해로 한국 생활 5년째다. 이제는 한국에서의 생활이 매우 익숙해졌을 것 같다.
- 이제는 한국이 제2의 집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살면서 불편하다고 느낀 적은 한 번도 없다.
Q) 5년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적응하기 힘든 것이 있다면?
- 한국말을 좀 더 잘 하고, 잘 알아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가족들도 함께 있고 해서 공부할 시간이 별로 없는데, 이번 시즌이 끝나면 한국어 공부를 좀 더 하고 싶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젊은 세대는 다들 영어를 조금씩 하기 때문에 크게 불편하지 않다.
Q) 한국야구가 발전하기 위해 이것만큼은 꼭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나?
- (한참 고민하더니) 전반적으로 수비력이 좀 안 좋아진 것 같다.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수비력을 보강해야 할 것 같다. 한국의 경우 항상 코치들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고 지시를 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자기만의 플레이를 하지 못하는 것 같다. 미국의 경우는 선수들이 스스로 생각해서 플레이를 하는데, 한국 선수들도 그런 ‘본능적인 플레이’를 했으면 좋겠다. 코치들의 지시대로 움직이려면 머리 속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반응이 늦다. 하지만 선수 스스로의 ‘야구 본능’에 따라 움직이면 좀 더 빨리 반응할 수 있다.
Q) 넥센의 젊은 투수들에게 조언을 좀 해준다면?
- 항상 적극적인 피칭을 하고, 자기 스스로의 능력을 믿고 던지라고 말해준다. 넥센은 재능이 많은 팀이고, 젊은 선수들이 그 재능을 꽃피울 수 있다면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Q) 넥센의 4강 진출 확률을 몇 퍼센트 정도로 보고 있는가?
- 70~80% 정도 된다고 본다. 우리 팀의 타자들은 충분히 잘하고 있다. 나와 밴헤켄 등 투수들이 좀 더 좋은 피칭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을 것 같다.
Q) 팬들 중에는 나중에 당신이 은퇴한 후 한국에서 코치 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 이들도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웃으면서)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코치를 해보고 싶고, 코치보다는 감독을 더 해보고 싶다. 예전의 제리 로이스터 감독처럼 미국 메이저리그 스타일로 팀을 운영해보고 싶다.
Q) 브랜든 나이트와 넥센 히어로즈를 응원하는 팬들에게 앞으로의 각오를 담아 한마디 해달라.
- 야구장에 계속해서 많이 찾아주면 좋겠다. 넥센 팬으로 산다는 것이 좀 힘들다는 것도 안다. 좋았다 나빴다 하면서 팬들을 힘들게 하는 것 같아 미안하다. 그래도 끝까지 많은 응원 부탁한다.
// Interviewed by 카이져 김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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