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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MLB Stories

2008 MLB의 계속되는 이변, 이것이 야구다

by 카이져 김홍석 2008. 5. 1.


토너먼트가 아닌 페넌트레이스가 펼쳐지는 모든 프로스포츠에서 가장 의외성이 큰 종목이 바로 야구다. 올 시즌 NBA에서 최고 승률을 기록한 보스턴 셀틱스(80.5%)와 최저 승률을 기록한 마이애미 히트(18.3%) 간의 승률 차이는 무려 60%가 넘는다. 이러한 차이는 야구에서는 도저히 생겨날 수 없는 일이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의 승률 1위 팀(보스턴-클리블랜드의 59.3%)과 꼴지 팀(피츠버그 42%)의 차이는 17%정도에 불과했다. 그러한 만큼 야구에서는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질 확률이 높다. 바로 1년 전만 하더라도 리그를 주름잡던 선수들 중예도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는 부진으로 고생하는가 하면, 깜짝 스타가 탄생해 팬들을 즐겁게 해주기도 한다. 팀의 성적도 마찬가지다.

3월 25일 일본 도쿄돔에서 화려한 개막을 알린 2008시즌 메이저리그가 개막한지도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역시나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줄을 이으며 팬들을 웃음 짓게 하기도하고, 당황스럽게도 만들고 있다. 4월 한 달 동안 예상치 못한 선전을 벌이고 있는 팀들과 그 주역이 된 깜짝 스타들, 그리고 그와는 정반대로 주축 선수들의 침묵과 부진으로 인해 바닥으로 가라앉은 팀들을 살펴보자.(모든 기록은 한국시간으로 4월 20일 기준)


Part 1. 기대보다 선전하고 있는 팀과 선수들

1) 세인트루이스, 원투펀치? 필요 없어!

올 시즌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만큼 소위 전문가라 불리는 이들을 당혹스럽게 만드는 팀이 또 있을까? 원투펀치인 크리스 카펜터와 마크 멀더는 나란히 수술 후 재활훈련 중이라 언제 돌아올지 기약이 없고, 팀의 기둥 알버트 푸홀스까지 스프링캠프를 앞두고는 여전히 팔꿈치 통증이 남아있다고 밝혔었다. 만신창이가 된 선발진과 위태로워 보이는 푸홀스의 건강, 전문가들은 카디널스를 하위권으로 분류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하지만 4월 20일 현재 카디널스의 성적은 애리조나에 이어 메이저리그 전체 2위. 선발 자원이 모자라 급하게 모집한 투수들이 기대 이상의 대활약을 펼쳐주고 있는 덕분이다.

시즌 개막을 보름 앞둔 시점에서 435만 달러를 주고 부랴부랴 영입한 카일 로쉬(2승 1.48)는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며 팀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부터 선발로 전향한 아담 웨인라이트(2승 1패 2.78)나 브래든 루퍼(3승 2.70), 토드 웰마이어(2승 3.24)의 호투도 눈부시다. 선발 방어율 3위(3.05)에 불펜 방어율 2위(3.14), 투수들이 이렇게까지 호투하는데 질 이유가 전혀 없다.

거기다 알버트 푸홀스(4홈런 14타점 0.356)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듯이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고, ‘비운의 스타’ 릭 엔키엘(4홈런 11타점 0.269)도 4번 타자로서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16득점으로 리그 3위에 올라 있는 스킵 슈메이커(0.333)과 타율 3위 라이언 루드윅(0.395)의 재발견은 토니 라루사 감독의 기쁨. 리그를 대표하는 명장과 특급 타자가 버틴 팀이 한 번 기세를 타면 상당히 무섭다는 것을 이번 시즌 몸소 보여줄 듯하다.

2) 볼티모어가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에이스 에릭 베다드를 시애틀로 떠나보낸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시즌 전 유력한 리그 최하위 후보였다. 후보 정도가 아니라 현지의 스포츠 전문지들이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그들을 아메리칸 리그 최하위에 랭크시켜 놓았을 정도로 볼티모어의 추락을 의심하는 의는 없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들은 11승 7패로 리그 3위에 올라 있다. 대체 그 원동력은 무엇일까?

제레미 거스리(4.38)가 팀 내 방어율 1위일 정도로 선발진에는 돋보이는 선수가 없다. 팀 득점(4.61점-리그 7위)도 크게 뛰어나다 할 수 없다. 현재 볼티모어를 이끌고 있는 것은 리그 2위에 올라있는 막강 불펜(방어율 3.13)이다. 팀의 11승 가운데 절반 이상인 6승이 구원투수들이 거둔 승리다. 롱릴리프 짐 존슨과 랜도르 비어드는 도합 19.1이닝을 무실점으로 꽁꽁 틀어막고 있으며 맷 앨버스(2승 무패 0.73)와 채드 브래드포드(1승 1패 1.59)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다. 그리고 주전 마무리 크리스 레이의 부상으로 인해 클로저로 낙점 받은 조지 쉐릴(1승 6세이브 2.70)은 그 역할을 120% 수행하고 있다.

불펜 투수들이 지금처럼 거의 철벽에 가까울 정도로 경기 후반을 확실히 책임져 준다면, 최하위권으로 예상되었던 볼티모어라 할지라도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현대 야구에서 불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3)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조 크리디, 무시 받던 설움을 날리다.

시즌이 시작되기 직전, 스포츠 전문 사이트인 ESPN은 그들의 칼럼니스트들을 대상으로 각 지구별 1위 팀과 월드시리즈 우승팀, 그리고 MVP와 사이영상 등의 주요 개인 타이틀 수상자 예상결과를 보도했다. 하지만 아메리칸 리그 중부지구에서는 19명의 전문가들 중 단 한 명의 지지도 얻지 못한 팀이 현재까지 1위를 달리고 있다.

오프시즌 가운데 나름대로의 알찬 전력보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클리블랜드와 디트로이트의 높은 벽에 가로막혀 주목받지 못했던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라이벌 두 팀이 몰락한 틈을 타 지구 1위로 부상했다. 경기당 평균 득점(5.41)과 팀 방어율(3.65)에서 리그 1,2위를 다툴 정도로 좋은 기세를 타고 있는 상황.

1등 공신은 3루수 조 크리디다. 지난해 극심한 부진에 부상까지 겹치면서 팬들로부터 외면 받았고, 겨울 내내 트레이드설에 휘말렸던 그가 5홈런(리그 3위) 18타점(2위)의 맹타를 휘두르며 지난날의 설움을 단숨에 날려버리고 있다. 팀의 3~4번 타자인 짐 토미와 폴 코너코가 똑같이 0.172의 타율로 제 몫을 못하고 있는 터라 크리디의 활약이 더욱 돋보인다. 개빈 플로이드(2승 1.40)와 하비어 바즈케즈(3승 1패 3.20)가 이끌고 있는 선발진도 안정된 불펜과 더불어 위력을 떨치고 있는 상황. 클리블랜드와 디트로이트의 부활이 그다지 쉬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화이트삭스의 지구 1위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4) 애리조나를 이끄는 겁 없는 20살 저스틴 업튼

브렌든 웹(4승 1.86)과 댄 하렌(3승 1.80)이라는 무패의 막강 원투펀치와 정상급 불펜을 보유한 애리조나가 팀 방어율 1위(2.80)라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다. 하지만 그들이 팀 득점(평균 6.59점)까지도 선두에 오르며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는 것은 매우 놀랍다. 그들 타선을 이끌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은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어린 20살의 저스틴 업튼이다.

업튼은 현재 홈런부문 7위(5개), 타율 3위(0.385)에 올라있을 정도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지난해에는 적응에 애를 먹는 모습(43경기 타율 0.221)을 보여, 업튼이 가진 잠재력이 드러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였으나 시범경기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좋은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 가운데 20살의 나이에 정상급 타격을 과시한 선수는 단 한명, 바로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그 주인공이다. 지금 팬들은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지켜보고 있다.

Part 2. 기대보다 부진한 팀과 선수들

1) ‘불방망이’ 예상했던 타이거즈, 알고 보니 ‘종이호랑이’?

‘천재소년’ 미겔 카브레라를 영입하면서 최고의 타선을 구축했던 디트로이트는 지난해 지구 1위 클리블랜드를 넘어설 것으로 평가받았다. ESPN의 전문가들 가운데 6명이 그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예상했고, 11명이 카브레라의 MVP 수상을 전망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디트로이트는 ‘종이호랑이’에 불과했음이 드러나고 있다.

개막과 동시에 방망이가 철저하게 침묵하면서 7연패. 그 이후로는 컨디션을 되찾으며 6승 5패로 점점 나아지고 있지만, 역사상 개막 7연패를 당한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이 문제다. 최근에는 팀의 중심인 카브레라가 연패 기간 동안 1할(20타수 2안타)의 빈타에 허덕였다는 점이 뼈아팠다. 게리 셰필드(0.192)와 이반 로드리게스(0.207)는 지금까지도 부진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

가장 의외인 것은 지난 2년간 35승을 거두며 팀 선발진을 이끈 에이스 저스틴 벌렌더의 부진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사이영상 후보로도 손꼽았던 벌렌더는 4경기에 등판해서 7.03의 방어율로 승리 없이 3패의 수렁에 빠졌다. 지금 같아선 데드암 증상이 의심될 정도. 디트로이트는 지금까지의 18경기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9경기에서 3득점 이하에 그쳤고, 투수들도 힘을 내지 못하는 바람에 그 9경기 모두를 패했다. 아메리칸 리그 14개 팀 가운데 득점 12위에 방어율 14위, 이래서야 이길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2) 사이영상 위너 사바시아의 부진, 위기의 클리블랜드

타격을 보강한 디트로이트와 지난해 37승을 합작했던 원투펀치를 비롯해 기존의 전력을 고스란히 보존한 클리블랜드의 전력은 거의 백중세로 보였다. ESPN의 전문가단도 똑같이 15명씩이 클리블랜드와 디트로이트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전망했었다.

양키스와의 리그 챔피언십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줬던 2선발 파우스토 카모나(2승 1패 1.96)는 여전히 건재하다. 지난해 크게 부진하며 실망을 안겼던 클리프 리(3승 무패 0.40)과 제이크 웨스트브룩(1승 2패 2.73)은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럼에도 팀은 디트로이트에 이어 리그에서 두 번째로 낮은 승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사이영상을 수상하며 리그 최고의 좌완 에이스로 떠오른 C.C. 사바시아가 연이어 생애 최악의 피칭을 선보이며 엄청난 부진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4경기에서 18이닝을 던지는 동안 무려 32개의 피안타와 14볼넷을 허용한 사바시아가 허용한 점수는 27점, 방어율은 13.50이라는 다소 황당한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19승과 3.21의 방어율로 사이영상을 차지한 사바시아가 맞나 싶을 정도다.

여기에 주전 마무리 조 보로스키까지 4번의 세이브 찬스 가운데 2번을 실패하고 2패를 당한 후 삼두근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팀의 주포인 트레비스 하프너(타율 0.227)와 빅터 마르티네즈(0홈런)의 방망이까지 침묵하고 있는 상황. 타격보다는 투수진에 희망을 걸고 있던 팀이 과연 에이스의 부진과 클로저의 부재 속에서도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3) LA 다저스의 불협화음, 앤드류 존스

다소 과하다 싶은 다저스의 투자는 항상 실패로 드러났고, 그것은 이번에도 예외가 아닌 듯하다. 지난해 3년간 4700만 달러를 주기로 하고 영입한 제이슨 슈미트가 아직까지도 부상에서 복귀하지 않고 있는 다저스는 올 시즌 애틀란타에서 FA로 풀린 앤드류 존스에게 2년간 3620만 달러를 투자했다. 아니나 다를까 존스는 지금까지 홈런 하나 없이 1할 대의 빈타(0.167)에 허덕이며 다저스의 프런트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중심타자로의 역할을 기대하고 영입한 그의 타점은 지금까지 단 2개. 이 정도면 거의 사기를 당한 것이나 다름없다.

조 토레 전 양키스 감독을 사령탑으로 데려오면서 야심차게 시즌을 준비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17경기에서 72점을 얻고 62점을 내준 팀이 승보다 패가, 그것도 3패나 많다는 것은 분명 뭔가 문제가 있다. 그리고 그 문제의 원인은 일차적으로 감독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재로는 지난해의 부진에서 벗어나 연일 불방망이를 과시하고 있는 라파엘 퍼칼(0.409-리그 2위)만이 유일한 위안거리지만, 팀 방어율 4위(3.37)에 랭크될 정도로 안정된 투수진을 보유하고 있는 터라 반격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것은 전적으로 앤드류 존스의 부활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4) ‘유니폼의 저주’를 받은 데이빗 오티즈

얼마 전 뉴욕에서는 ‘뉴 양키 스타디움’의 건설현장에서 인부로 일하던 한 보스턴 팬이 뉴욕 양키스에게 저주를 퍼붓기 위해, 보스턴의 간판타자 데이빗 오티즈의 유니폼을 공사 현장에 묻은 사건이 알려지면서 라이벌인 두 팀의 팬들을 자극한 사건이 있었다. 사실이 드러나면서 유니폼을 다시 파냈지만, 양키스를 향하길 원했던 저주는 오히려 유니폼의 주인인 오티즈를 향해 퍼부어지고 있는 듯 보인다.

그와 더불어 ‘다이나믹 듀오’로 불리는 매니 라미레즈가 6홈런 20타점으로 각각 리그 선두를 달리면서 타선에 힘을 불어넣고 있는 터라 오티즈를 향한 비난의 화살이 적을 뿐, 71타수 10안타(0.141)에 불과한 오티즈의 타격감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19일 경기에서 쏘아올린 만루 홈런이 부활의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다.

Part 3. 빅리그를 주름잡고 있는 일본인 메이저리거

1) 부진한 이치로와 다스왕을 노리는 마쓰자카

올 시즌 현재까지 드러나고 있는 이변 중 가장 의외라고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타격천재’ 이치로의 부진이다. 시범경기에서도 한때 21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는 등 불안한 전조를 보였던 이치로는 정규시즌이 개막되어 19경기를 치른 현재까지도 0.250의 저조한 타율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까지 그가 기록한 통산 타율이 0.333이었다는 점과 작년에도 0.351의 타율로 리그 2위를 차지했었음을 감안하면 무척이나 의외다. 라이벌 LA 에인절스의 원투펀치가 부상당한 틈을 타 지구 1위를 노릴 수 있을 거라던 시애틀이 5할 승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치로의 득점권 타율(11타수 1안타 0.091)과도 무관하지 않다.

부진한 이치로와는 반대로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곧바로 우승까지 경험했던 마쓰자카는 올 시즌 4연승을 달리며 아메리칸 리그 다승과 탈삼진(28개)부문의 단독 선두에 올라있다. 5번의 선발등판 가운데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한 것은 2번뿐이지만, 유난히 마쓰자카가 등판할 때면 힘을 내는 보스턴 타선의 도움에 힘입어 얻어낸 결과다. 마쓰자카 본인의 방어율도 3.14로 수준급이며, 0.182의 피안타율이 특히나 돋보인다. 기대 받던 신예 선발 투수 존 레스터(5.06)와 클레이 벅홀츠(6.75)가 전혀 제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스턴이 아메리칸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는 것은 마쓰자카가 등판한 5경기에서 전승을 거두었기 때문. 지금 같은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20승과 더불어 다승왕 타이틀을 차지하는 것도 꿈이 아니다.

현재까지 0.328의 타율(리그 14위)과 0.409의 수준급 출루율(12위)로 두 부문에서 팀 내 1위에 올라있는 뉴욕 양키스의 ‘고질라’ 마쓰이 히데키도 시즌 초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5홈런 100타점을 향해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2) 팀의 중심이 된 천만 달러의 신인 후쿠도메

올 시즌 큰 기대를 받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일본 프로야구 출신의 빅리거 두 명도 현재까지는 좋은 활약을 펼치며 순조롭게 새로운 리그에 적응하고 있다.

진출 당시를 기준으로 역대 최고 수준인 4년간 4800만 달러를 받고 시카고 컵스에 입단한 후쿠도메 코스케의 활약이 특별히 돋보인다. 메이저리그 데뷔전부터 9회말 동점 3점 홈런을 날리며 홈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던 후쿠도메는 꾸준히 안타를 때려내며 3할이 넘는 타율(0.317)을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시절부터 빛났던 선구안이 위력을 발휘해 17경기에서 리그 3위에 해당하는 14개나 되는 볼넷을 얻어냈고, 0.442의 높은 출루율은 9위에 올라있다. 좌타자인 후쿠도메의 가세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타자 일색인 컵스 타선에 큰 힘이 되고 있고, 그 덕에 컵스는 11승 6패의 높은 승률로 100년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향해 힘찬 시동을 걸고 있다.

3년간 3530만 달러를 보장받으며 LA 다저스에 몸담은 구로다 히로키도 출발이 나쁘지 않다. 샌디에이고와의 데뷔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메이저리그에서의 기분 좋은 첫 승을 신고했고, 이후의 두 경기에서도 좋은 투구내용을 이어가며 2.89의 수준급 방어율을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컨트롤이 꽉 잡힌 투수라는 당초의 평가답게 3경기에서 2개의 볼넷(삼진 10개)만을 허용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남은 것은 이러한 기량을 시즌 내내 유지하며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는 것뿐이다.

* 스포츠 전문 잡지 월간 ‘스포츠 온(Sports On)’ 5월호에 기고한 원문입니다.(작성 시점이 4월 20일 경이라 현재와는 약간 상황이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