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버매트릭스의 아버지 빌 제임스가 시즌이 끝날 때마다 각종 기록을 분석한 결과를 모아 펴내는 「빌 제임스 핸드북」(BJH)에는 메이저리그 팬들의 흥미를 끌만한 요소가 많다.
그 중 하나가 선수들의 주루 플레이 능력을 평가해보는 ‘Baserunning'(이하 BR)이라는 항목이다.
메이저리그의 공식 기록에는 도루를 제외하면 선수들의 주루 능력을 평가할 만한 기준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빌 제임스는 이러한 점에 착안해 선수들의 진루 능력을 평가할 만한 항목을 만들어 냈다.
BR은 도루를 제외한 순수한 주루 플레이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스탯이다. 타자가 단타를 쳤을 때 주자가 1루에서 3루로 진루하거나 또는 2루에서 홈으로 들어오는 경우, 그리고 2루타가 나왔을 때 1루에서 홈으로 파고드는 회수를 리그의 평균과 비교해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다.
타자가 단타를 쳤을 때 1루 주자가 3루까지 진루하는 확률이 리그 평균으로 30%라고 했을 때, A 라는 선수가 100번의 기회 중 50번을 3루까지 진루했다면 그 선수에게는 +20점이 주어진다. 반대로 10번이라면 -20점이 된다. 그 외에 와일드 피치나 패스트 볼, 외야 플라이가 나왔을 때의 진루회수, 그리고 주루사 등이 평가의 기준이 된다.
「빌 제임스 핸드북」에 따르면 2007시즌 최고의 베이스러너는 다름 아닌 메이저리그 도루 1위이기도 한 뉴욕 메츠의 호세 레예스(+34)다.
베스트(Best) 베이스러너 | |||
호세 레예스 |
+34 |
코코 크리스프 |
+21 |
지미 롤린스 |
+32 |
마쓰이 가즈오 |
+20 |
그래디 사에즈모어 |
+27 |
마크 티헨 | |
이치로 스즈키 |
+26 |
B.J. 업튼 | |
올랜도 카브레라 |
마커스 자일스 |
+19 | |
데이빗 헤수스 |
+24 |
이와무라 아키노리 | |
윌리 타베라스 |
+23 |
에드가 렌테리아 | |
맷 할리데이 |
+21 |
댄 어글라 |
그 뒤를 이어 지미 롤린스와 그래디 사에즈모어의 이름이 보이고, 지난해 메이저리그 최다인 8번의 주루사를 당하는 바람에 ‘0’포인트를 기록하며 이름값을 하지 못한 이치로가 +26점으로 4위에 올라 있다.
+20이라면 같은 상황을 맞이했을 때 평균적인 주루 감각을 갖춘 선수보다 20베이스를 더 진루했다는 말이다. 즉, 도루를 그만큼 더 한 것과 같은 가치를 지닌다.
일류 베이스러너라고 할 수 있을만한 +15점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모두 28명, 대부분이 각 팀을 대표하는 리드오프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맷 할리데이(+21), 게리 셰필드(+18), 알렉스 로드리게스(+15) 등의 주루 능력까지 겸비한 거포들도 명함을 내밀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최악의 주루 플레이를 선보인 선수들도 있다.
워스트(Worst) 베이스러너 | |||
토드 헬튼 |
-33 |
그렉 자운 |
-17 |
라이언 가코 |
-32 |
개럿 앳킨스 | |
프랭크 토마스 |
-29 |
카를로스 리 | |
미겔 카브레라 |
-23 |
데릭 리 |
-16 |
벤지 몰리나 |
-20 |
폴 로두카 | |
마이크 피아자 |
노마 가르시아파라 | ||
제이슨 베리텍 |
팻 버렐 | ||
하비어 발렌틴 |
-18 |
자쉬 바드 |
10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한 토드 헬튼이지만 주루 플레이 만큼은 수준 이하다. 후속 타자가 단타를 쳤을 때 1루에서 3루로 진루한 경우가 42번 중 5번에 불과하다. 이 정도면 1점이 중요한 경기 후반에는 대주자로의 교체가 필수일 것으로 보인다.
프랭크 토마스와 미겔 카브레라 등 적지 않은 체중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포함되어 있고, 특이하게도 -15점 이하를 기록한 16명 중 무려 7명이 포수다.
타자가 도루를 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타이밍과 스피드라면, 이러한 주루 플레이는 그 두 가지 만큼이나 주루 센스라 불리는 특유의 감각이 가장 중요하다. BR은 이러한 주루 감각이 뛰어난 선수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지표다.
30번의 진루가 지니는 의미를 생각해 본다면, 도루 못지않은 중요한 지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감독과 단장들의 필수 지침서가 된 「빌 제임스 핸드북」이기에 이 데이터는 내년 시즌에 당장 실전에 적용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