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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일본전에서 드러난 희망요소와 불안요소

by 카이져 김홍석 2008. 8. 17.

1. ‘중심타자’ 이대호

미국전에 이어 두 번째 투런 홈런을 때린 이대호는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증명해냈다. 선발 당시만 하더라도 한화의 김태균이 제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대호가 뽑힌 것에 대해 말들이 많았으나, 올스타전을 앞두고 컨디션이 되살아났고 그것이 올림픽까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중국과 캐나다와의 경기에서는 침묵하던 방망이가 미국과 일본전에서는 홈런포를 터뜨렸다는 점. 결승 토너먼트에서 만날 가능성이 큰 두 팀과의 대결에서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은 한국으로서는 큰 힘이 된다. 김경문 감독은 이승엽의 부진이 계속 이어질 경우 준결승부터는 이대호를 4번 타자로 기용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2. ‘불안한 셋업맨’ 윤석민

이번 김경문 감독의 선수기용 가운데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딱 한 가지만 꼽으라면 바로 윤석민의 셋업맨 기용이다. 현재까지 이 기용은 100% 실패로 드러나고 있다.


물론 윤석민의 투구 내용 자체는 괜찮은 편이다. 미국전 1이닝 1피안타 무실점, 일본전 2.2이닝 2피안타 1실점의 투구 내용은 겉으로 보기에 그다지 나빠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는 그의 보직이 ‘셋업맨’이라는 점이다. 그는 지난 두 경기에서 자신 앞에 던졌던 투수들이 내보낸 3명의 주자를 모조리 홈으로 불러들였다. ‘선행주자의 득점을 막아 내는 것’이 이닝 중간에 투입되는 셋업맨의 가장 큰 임무임을 생각했을 때, 그는 분명 셋업맨으로서 실격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실력을 폄하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윤석민은 대표팀의 우완 에이스로 기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셋업맨으로 기용하기에는 아깝다는 뜻이다. 이미 미국과 일본과의 경기에서 그의 구위는 통한다는 것이 충분히 증명되었다.


굳이 구원투수로 기용해야 한다면 위기 상황을 맞이한 이닝 중간의 투입보다는 한 이닝이 새로 시작하는 시점에서부터 등판시키는 것이 훨씬 나아 보인다. 일본과의 경기에서도 차라리 윤석민을 9회까지 그대로 기용했다면 위기를 맞이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3. 한기주... 그리고 오승환...

국제 경기 경험이 풍부한 오승환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이 이토록 아쉬울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한기주라는 또 한 명의 믿을만한 클로저가 있었기 때문.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두 경기에 등판한 한기주는 단 하나의 아웃카운트도 잡지 못한 채 5개의 안타와 더불어 4실점했다. 혹여나 이 두 경기에서 모두 패했다면, 그 멍에를 혼자서 뒤집어쓸 수도 있던 상황.


미국전은 2점차, 일본전은 3점차 상황에서의 등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기주의 컨트롤은 불안했고, 첫 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하고 나면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히 드러났다. 이래서야 대표팀의 마무리로 믿고 기용할 수 없다. 비교적 국제무대에서의 경험이 부족한 한기주의 약점이 이렇게 드러나자 김경문 감독도 곤란하다는 눈치다.


남은 예선 리그에서 대만이나 네덜란드 전 등에 등판시켜보고, 그래도 되살아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면 결승 토너먼트에서는 아예 기용을 하지 않는 편이 팀을 위해서 낫다. 그 때까지는 오승환의 몸 상태가 호전되길 간절히 바라는 수밖에...


4. ‘일본전 필승카드’ 김광현

이날 승리의 일등 공신은 이대호를 비롯한 타자들보다는 선발 김광현이라고 본다. 5.1이닝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6회 내보냈던 주자를 윤석민이 홈런을 허용하면서 홈으로 불러들이는 바람에 1실점이 기록되었지만, 적어도 자신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홈을 밟은 선수는 없었다. 3일 전 미국과의 경기에서 1이닝을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체력적 안배를 잘하며 5이닝 이상 마운드를 책임져 주었다는 것은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광현의 호투는 4강 토너먼트에서 또다시 만나게 될 일본전에 대한 ‘필승 카드’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3승을 거둔 한국은 이변이 없는 한 토너먼트행이 확정적이다. 그렇다면 22일 준결승과 23일 결승(또는 3,4위전)에서 일본을 만나는 시점에서 김광현을 선발로 기용하면 된다. 그는 그럴만한 자격이 있음을 충분히 증명시켜 주었다. 문제는 남은 예선 리그에서 김광현의 투입이 없어야 한다는 것!


5. 김현수

오늘 있을 중국과 내일의 대만전까지 이승엽의 타격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김현수의 주전 기용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는 충분히 그럴만한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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