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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올림픽 야구 예선 15일 경기 결과 및 오늘의 경기

by 카이져 김홍석 2008. 8. 16.

<올림픽 예선 15일 경기 결과>


1경기. 중국 8 : 7 대만

논란의 대상이었던 연장전 승부치기가 사상 최초로 시행된 이 경기에서 승리한 것은 중국. 예상했던 대로 전날 한국과의 대등한 승부로 기세를 탄 중국이 대만에 찬물을 끼얹어 버렸다. 승부가 갈린 것은 12회. 먼저 공격한 대만이 4점을 따내며 승리를 가져가는 듯 했으나, 중국은 상대의 실책 등에 힘입어 5득점, 마침내 경기를 뒤집었다.


한-일 양국만큼이나 서로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두 나라는 이 대결만큼은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팀의 최고 투수들을 등판시켰다. 중국은 에이스인 왕난을, 대만은 지난 7월 10일 자국 리그 사상 6번째로 노히트 노런을 기록했던 판웨이룬이 선발로 나섰다. 대만으로서는 판웨이룬(6.1이닝 무실점)의 뒤를 이어 등판한 투수들이 2:0의 리드를 지켜내지 못한 것이 무척 아쉬울 것이다.


2경기. 쿠바 5 : 4 미국

공교롭게도 낮에 펼쳐진 두 시합은 모두 연장전 승부치기로 승패가 갈렸다. 쿠바는 예선 첫날 일본전에 이어 미국전까지 승리하면서, 자신들이 진정한 ‘아마 최강’임을 증명했다. 이제 이 팀을 꺾을 가능성이 있는 팀은 19일에 맞붙는 한국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는 양 팀의 투수 운용에서 갈렸다. 쿠바는 루이스 로드리게스(5이닝 2실점)와 페드로 루이스 라조(6이닝 2실점)라는 두 명의 투수가 안정적으로 긴 이닝을 소화해내며 경기를 끝까지 책임졌다. 반면 미국은 4명의 투수를 기용했으며, 승부치기가 펼쳐진 11회에 등판한 선수는 공교롭게도 한국전에서 패전투수가 된 마무리 제프 스티븐스. 데이비 존슨 감독은 한 번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스티븐스를 신뢰했고, 그는 두 번 다 기대를 저버렸다.


미국 타선은 승부치기를 포함해 6안타에 그쳤고, 무려 12개나 되는 삼진을 당했다. 특히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3점 홈런을 때려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던 중심타자 맷 라포타가 4타수 4삼진의 부끄러운 성적표를 받아들고 힘없이 물러난 것이 결정적이었다.


3경기. 한국 1 : 0 캐나다

류현진의, 류현진에 의한, 류현진을 위한 경기였다. 첫 2경기에서 16점을 뽑아낸 캐나다 타선을 5피안타 3볼넷 6탈삼진으로 셧아웃 시킨 류현진의 활약이 하마터면 엉뚱한 곳에서 좌초할 뻔했던 한국 대표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게다가 완봉을 해준 덕분에 17일에 재개될 중국과의 남은 경기에서도 투수 운용의 묘를 꾀할 수 있게 되었으니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가 류현진을 예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크게 우려하지 않았던 캐나다 투수진에게 3안타의 빈타에 허덕인 타선은 그 문제가 심각하다. 3회 솔로 홈런으로 이 경기의 유일한 득점을 올린 정근우(2안타)와 진갑용(1안타)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의 타자들은 2005년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선수였던 캐나다 선발 마이크 존슨(6이닝 1실점)과 그 외 투수들에게 철저하게 막혔다. 타선에서의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이후의 일정이 상당히 괴로울 것이다.


한편, 첫 경기에서 중국을 10:0으로 손쉽게 제압하며 기분 좋게 출발한 캐나다는 쿠바와 한국에게 연거푸 1점차로 패하면서 분루를 삼켰다. 아직도 미국이나 일본, 대만 등과의 경기가 남아 있기에 4강 진출을 위한 그들의 이후 일정은 가시밭길이나 다름없다.


4경기. 일본 6 : 0 네덜란드

라이벌 팀들이 모두 피 말리는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동안 일본은 최약체로 평가받는 네덜란드를 손쉽게 제압하고 1패 후 2연승을 달렸다. 애당초 상대가 되지 않는 싸움. 어쩌면 호시노 감독은 이런 팀을 상대로 콜드 승을 거두지 못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할 지도 모를 일이다.


일본은 대만과 미국에게 각각 5점, 7점을 허용한 네덜란드로부터 6점을 얻어내며 체면치례를 했다. 이번 대회 들어 아직까지 1점도 뽑지 못한 네덜란드 타선을 0점으로 막은 것은 자랑할 만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분위기가 살아난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 다음 경기에서 일본을 만나는 한국으로선 달갑지 않다.



<오늘(16일)의 경기>


1경기. 미국(1승 2패) vs 캐나다(1승 2패) - 오전 11:30

‘예상보다 약한’ 미국과 ‘예상보다 강한’ 캐나다의 맞대결. 이 경기에서 패한 나라는 4강에 오르지 못할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는 점에서 눈길을 끄는 시합이다. 올림픽이 열리기 전 벌어졌던 양국 간의 평가전에서는 4경기 동안 11개의 홈런을 쏟아낸 미국이 3승 1패의 우위를 보였다. 브렛 앤더슨이라는 좌완 에이스를 꽁꽁 숨겨 놓고 있던 미국의 우세가 예상되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법. 중국-대만과의 경기처럼 의외의 결과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2경기. 쿠바(3승) vs 대만(1승 2패) - 오후 12:30

대만은 중국과의 경기에서 패함으로써 그 자존심이 크게 상했다. 거기다 쿠바를 시작으로 한국-미국-캐나다로 이어지는 살인적인 일정은 4강 토너먼트로의 진출 가능성이 거의 사라진 것이나 다름없음을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대만 야구가 잃어버린 명예를 회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최강’ 쿠바를 꺾는 것. 그리고 그것은 우리나라로서도 바라마지 않는 일일 것이다. 만약 대만이 이 경기에서 패한다면, 한국은 18일 경기에서 3패라는 벼랑 끝에 내몰린 대만의 총력전을 감당해야만 한다.


3경기. 중국(1승 1패) vs 네덜란드(3패) - 오후 7:00

전패가 예상되는 네덜란드이긴 하지만, 그마나 승리의 가능성이 있는 팀이라면 그것은 바로 중국이다. 원래라면 경기가 없는 17일 중국과 남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네덜란드가 중국을 괴롭히며 최대한 불펜을 소모시켜주었으면 하는 바람. 3경기 연속 무득점이었던 네덜란드가 대회 첫 득점을 뽑을 수 있을 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4경기. 한국(2승) vs 일본(2승 1패) - 오후 8:00

드디어 한국 대표팀과 ‘호시노 재팬’의 격돌이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코나미 컵에서 일본 팀을 상대로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던 김광현(SK)이 와다 츠요시(소프트뱅크 호크스)와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광현은 올 시즌 한국에서 11승 4패 방어율 2.94의 좋은 성적을, 와다는 일본에서 3.78의 방어율로 8승 4패를 기록했다.


문제는 한국 대표팀의 타격. 우리나라는 지난 2경기에서 15이닝 동안 6안타 1득점의 빈타에 허덕였다. 아무리 김광현이 좋은 투구를 보여준다고 하더라도 타선이 터지지 않는다면 힘든 시합을 풀어갈 수밖에 없다. 특히 17일에 경기가 없는 일본은 불펜을 총동원해서라도 우리와의 경기를 잡으려고 할 터, 중국에게 1점을 따내지 못해 휴식일 없이 8일 연속으로 경기를 하게 된 한국 대표팀 입장에서는 이래저래 부담스럽기만 하다.


지금까지의 경기를 종합해본 결과, 네덜란드를 제외한 나머지 7개 팀의 전력 차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이 예상치 못한 팀에게 패할 수도 있고, 강적들을 모두 물리치고 금메달을 딸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일본과의 경기 결과는 한국의 메달 색깔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시합이 될 것이다. 일본을 넘고 진지하게 금메달을 대표팀의 최종 목표로 상정할 때가 왔다.


<한국의 예선 풀리그 일정>

13일 오후 07:00 vs 미국 8:7 승

14일 오후 12:30 vs 중국 0:0 - 17일로 연기

15일 오후 07:00 vs 캐나다 1:0 승

16일 오후 08:00 vs 일본

18일 오후 12:30 vs 대만

19일 오후 12:30 vs 쿠바

20일 오후 12:30 vs 네덜란드


<결승 토너먼트 일정>

22일 오전 11:30 준결승 예선 1-4위전

22일 오후 07:00 준결승 예선 2-3위전

23일 오전 11:30 동메달 결정전

23일 오후 07:00 결승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