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예선 16일 경기 결과>
1경기. 미국 5: 4 캐나다
미국이 자신들과 비슷한 선수구성을 지닌 캐나다를 상대로 진땀을 뺐다. 전날 한국의 좌완 에이스 류현진에게 철저하게 봉쇄당했던 타선이 미국의 좌완 에이스인 브렛 앤더슨(5.2이닝 9피안타 4실점)의 공은 잘도 받아쳤기 때문이다. 미국의 데이비 존슨 감독은 앤더슨의 구위가 그다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6회까지 마운드에 올리는 그 특유의 ‘믿음의 야구’를 보여주었지만, 실패로 끝나지 않은 것이 다행일 정도.
반대로 캐나다는 뒷심 부족이 아쉬웠다. 4회초 앤더슨을 마구 두들겨 4:0으로 이기고 있었으나, 4회말 2점, 5회 1점, 7회 2점을 차례대로 헌납하면서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안타수는 10-9로 앞섰음에도 불구하고 1점차의 패배. 미국 투수들이 안타는 맞더라도 볼넷은 단 하나도 내주지 않은 반면, 캐나다 투수들은 4개의 볼넷을 허용한 탓이었다. 앤더슨의 뒤를 이어 등판해 3.1이닝을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막아낸 미국의 유이(二)한 좌완 브라이언 듀엔싱이 승리투수.
2경기. 쿠바 1 : 0 대만
쿠바는 매번 접전을 벌이면서도 결국은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4연승을 달렸다. 2점차로 승리한 일본전을 제외하곤 모두 1점차의 짜릿한 승리. 오히려 그것이 쿠바의 진정한 강함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더욱 무섭게 느껴진다.
양팀 선발 투수의 호투속에 투수전 양상으로 진행되던 경기는 7회말 터진 프레데리치 세페다의 솔로 홈런 한 방으로 승부가 갈렸다. 7이닝 동안 탈삼진 하나 없이 쿠바 타선을 3피안타 3볼넷으로 맞춰 잡은 엘리에르 산체스가 승리투수. 쿠바의 강타선을 5안타 1점으로 틀어막은 대만의 투수력도 놀랍지만 쿠바의 다양한 투수진도 매번 새롭다.
3경기. 네덜란드 6: 4 중국
‘최약체’ 네덜란드가 유일하게 승리할 가능성이 있어보였던 상대 중국. 실제로 그것을 재현해내며 안타수 9-11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따냈다. 어차피 4강에 올라갈 가능성은 크지 않은 두 팀의 대결이라 그다지 주목도는 높지 않은 상황. 하지만 ‘꼴찌 탈출’ 이라는 실리를 위해 두 팀은 최선을 다했고 5회 대거 5득점한 네덜란드가 첫 승의 기쁨을 맛봤다. 이대로 두 팀이 1승 6패로 리그를 마치게 된다면 ‘승자승의 원칙’에 따라 중국이 꼴찌, 네덜란드가 7위가 된다.
전날 대만전에 승리하면서 4명의 투수를 투입시켰던 중국은 이날 또 다시 4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것은 오늘(17일) 중국과의 경기를 압두고 있는 한국에게는 희소식이다.
4경기. 한국 5 : 3 일본
미국전에 이어 한국의 명승부가 또 다시 펼쳐졌다. 미국과의 경기가 ‘후공’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드라마였다면 일본과의 경기는 ‘선공’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재미난 요소를 보여준 경기였다. 중국과의 서스펜디드 경기를 포함해 4경기 모두 접전 양상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는 점은 불안하지만, 또한 그것을 매번 제압했다는 것도 크나큰 재산이 된다.
일본의 좌완 선발 와다 츠요시는 이승엽에게 강하다는 이유로 한국전 선발로 내정되었다. 그 예상대로 이승엽은 철저하게 봉쇄당했지만, 대신 한국을 대표하는 우타자 이대호를 막지 못했다. 6회 말 김광현을 구원한 윤석민이 2점 홈런을 허용하는 바람에 0:2로 뒤지고 있던 한국은 곧바로 7회 초 김동주가 1루에 나간 상황에서 터져 나온 이대호의 그림 같은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9회 초 공격에서 이대호의 희생번트와 김현수의 대타작전이 성공하면서 3득점. 9회 말 한기주의 불안을 틈타 끈질기게 따라온 일본을 따돌리고 승리의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이날 경기의 승리는 한국 팀에게 큰 재산이다. 김광현은 ‘일본 킬러’로써의 명성을 재확인했고, 이대호는 미국전에 이어 일본전까지 홈런을 치면서 4강 토너먼트에서의 대활약을 예고했다. 거기다가 쿠바와 더불어 대회 최강국으로 꼽히던 일본을 꺾으며 자존심을 한껏 드높인 상황. 이제는 정말로 금메달을 목표로 할 때다.
<오늘(17일)의 경기>
1경기. 한국(3승) vs 중국(1승 2패) - 오후 7:00
캐나다에게 10:0으로 패하고 대회 최약체로 분류된 네덜란드에게조차 6:4로 패한 중국과 미국과 일본을 연거푸 제압한 한국의 대결. 상식적으로는 한국의 압도적인 승리로 끝나야 맞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 내내 한국 대표팀은 중국 울렁증에 시달리고 있고 그것은 야구에도 이어졌나 보다. 14일 손쉽게 제압했어야 할 상대와 6회까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한국은 다른 6개국이 모두 휴식을 취하는 날에 남은 경기를 이어가야 한다.
6회말 1사 상황에서 한국의 공격을 시작으로 경기는 재개된다. 투수진의 소모를 최소화한 상태에서 정규이닝 내에 경기를 끝내겠다는 각오. 18일 대만, 19일 쿠바와의 일전을 앞두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이승엽을 비롯한 몇몇 타자들의 공격력 회복도 관심의 대상이다. 이들의 활약으로 손쉽게 승리할 수 있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는 상황.
야구에서라도 중국 울렁증을 완전히 떨쳐버리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올림픽 예선 풀리그 결과 및 순위>
<결승 토너먼트 일정>
22일 오전 11:30 준결승(예선 1-4위)
22일 오후 07:00 준결승(예선 2-3위)
23일 오전 11:30 동메달 결정전
23일 오후 07:00 결승전
[관련글]
2008/08/17 일본전에서 드러난 희망요소와 불안요소
2008/08/16 올림픽 야구 예선 15일 경기 결과 및 오늘의 경기
2008/08/15 올림픽 야구 예선 14일 경기 결과 및 오늘의 경기
2008/08/14 올림픽 야구 예선 13일 경기 결과 및 오늘의 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