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의 승부를 가르지 못한 상태에서 시합이 연기된 올림픽 야구 대표팀 앞에 또 하나의 걸림돌이 나타났다. 그 대상은 바로 한국의 다음번 상대인 캐나다. 지난 2경기를 살펴본 결과 캐나다 대표팀의 전력이 생각보다 강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14일 벌어졌던 쿠바와의 경기에서 7:6으로 패했다. 6회 초까지 5:3으로 리드를 잡고 있었으나, 6회 말 두 개의 투런 홈런을 허용하면서 아쉽게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7점이나 냈지만 쿠바가 때려낸 안타는 겨우 5개, 반면 6점을 따낸 캐나다의 안타는 9개였다. 5안타 가운데 2개가 홈런이었고 볼넷을 6개나 허용하는 바람에 7실점 하긴 했으나, 그 유명한 쿠바의 강타선을 29타수 5안타로 막아냈다는 것은 쉽사리 넘길 수 없는 문제다.
24명의 캐나다 대표 가운데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는 무려 17명, 나머지 선수들 중에 크리스 레이츠마를 비롯한 2명의 투수는 한 때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이들이다. 더블A 올스타 수준인 미국 대표팀과 비교해 투수력에서는 차이가 날 지 모르지만 타격에서는 전혀 차이를 느낄 수 없다.
실제로 캐나다는 13일 벌어진 중국과의 첫 경기를 10:0 8회 콜드로 승리했다. 한국이 6회까지 단 1점도 뽑지 못했던 중국을 상대로 두 자리 수 점수를 뽑아낸 것. 예선 2경기에서 16점을 뽑아낸 캐나다의 화력은 만만하게 볼 수준이 아니다.
특히 캐나다의 클린업 트리오는 잠시도 경계를 늦출 수 없다. 2경기에서 9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한 3번 마이클 손더스, 한 때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주전 1루수였던 4번 타자 스캇 쏘먼(7타수 2안타 4타점), 쿠바와의 경기에서 4타수 4안타 3타점 3득점의 맹타를 휘두른 닉 웨글라즈(7타수 5안타 4타점). 팀의 전체 16득점 가운데 11점이 이들 세 명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지난 2년 반 동안 한국 프로리그 최고의 투수였던 류현진이 선발 등판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 타선을 어떻게 막아내는 지가 관건이다. 우선 2경기에서 19타수 2안타에 그친 7~9번의 하위 타선을 철저히 봉쇄한다는 전제 하에, 46타수 17안타(.370)의 맹타를 휘두른 1~6번의 상위 타선과 승부를 벌여야 한다.
미국과의 경기에서 드라마 같은 멋진 역전승을 일구어내며 감동의 첫 승을 국민들에게 선사했던 한국 올림픽 야구 대표팀. 중국과의 경기로 인해 분위기가 다소 누그러든 것은 사실이나, ‘복병’ 캐나다를 제압한다면 충분히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다.
더군다나 바로 다음날인 16일에 벌어질 일본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기에, 기세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캐나다전은 반드시 승리로 장식해야만 한다.
한국과 캐나다의 예선 3차전 경기는 15일 오후 7시에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