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예선 20일 경기 결과>
1경기. 쿠바 17 : 1 중국
쿠바가 준결승을 앞두고 배팅 감각을 조율한 시합이었다. 중국 투수들의 공은 쿠바 타자들에게 있어 연습용 배팅볼과 마찬가지였는지 선발타자 전원안타를 기록하는 등 무려 20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중국의 혼을 빼버렸다. 중국은 미국과 일본에 각각 1:9와 0:10으로 패한데 이어 쿠바에게도 대패, 유독 한국과의 승부에서만 끈질김을 발휘해 우리나라에 대한 질투가 심각한 수준임을 몸소 증명했다.
2경기. 한국 10 : 0 네덜란드
1경기와 마찬가지의 한국의 압도적인 힘이 돋보인 경기였다. 이대호는 또다시 홈런을 때려내며 대회 홈런(3개) 1위, 타점(10개) 2위로 우뚝 섰다. 준결승을 앞두고 간단히 연습경기 수준의 손쉬운 승리였다. 풀리그 1위가 확정된 한국은 쿠바전 7득점에 이어 네덜란드전에서도 대량득점에 성공하면서 타격감 조율을 끝냈다. 하지만 이날의 1등 공신은 다름 아닌 8이닝 완봉승을 기록한 선발 장원삼. 그의 덕택에 한국의 모든 투수들은 최소한 이틀 이상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되었고, 이것은 이틀 후부터 벌어질 4강 토너먼트에서 우리나라의 큰 장점으로 발휘될 것이다.
3경기. 대만 6 : 5 캐나다
이미 4강 탈락이 확정된 상황에서의 5위 다툼이었지만, 두 팀의 경기는 치열했다. 나름대로 ‘복병’이라 불리던 이들은 서로와의 경기라도 반드시 이기겠다는 듯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정규이닝에서 5:5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연장전으로 들어갔고 결국은 승부치기까지 돌입한 상황에서 12회 1점을 뽑은 대만이 승리했다. 한 때 메이저리그에서 선발과 마무리로 큰 활약을 했던 크리스 레이츠마가 패전의 멍에를 썼다.
4경기. 미국 : 4 : 2 일본
이걸 시합 또는 경기라고 불러야 할지도 조금은 의문이다. 어쨌건 일본과 미국이 3-4위를 가리기 위한 무언가를 했고, 그 결과 일본이 져서 한국의 준결승 파트너로 결정이 되었다. 그것 말고는 별다른 의미를 찾을 수도 굳이 찾고 싶지도 않은 졸전이었다.
<준결승(22일)의 경기>
1경기. 한국(7승) vs 일본(4승 3패) - 오전 11:30
한국은 ‘New 일본 킬러’ 김광현이, 일본은 지난 맞대결에서 상대했던 와다 츠요시나 스기우치 도시야(이상 소프트뱅크)가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경기 후반까지 접전 양상이 이어진다면 모를까 일단 미국전에서 2이닝을 던진 다르비슈 유가 나올 일은 없다. 이 점이 한국으로서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한국은 네덜란드 전에서 장원삼이 완봉승을 거둬준 덕에 투수진이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김광현은 6일만의 등판이고, 여차하면 봉중근이나 송승준도 마운드에 올릴 수 있다. 특히 윤석민-권혁-오승환으로 이어지는 철벽 계투진에게 주어진 이틀간의 휴식은 큰 힘이 될 전망. 타격감은 이미 하늘을 날아다니는 수준이기에 와다나 스기우라, 둘 중 누가 되었건 간에 큰 부담은 없다.
결승전 선발로 나설 류현진을 제외한 모든 투수들을 동원해 일본을 제압하고 최소 은메달을 확보하는 것이 준결승의 과제다. 이상하게도 지금의 한국 대표팀은 웬지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도무지 들지 않는다.
2경기. 쿠바(6승 1패) vs 미국(5승 2패) - 오후 7:00
쿠바는 누가 선발로 등판할 지 쉽사리 짐작할 수 없다. 자국 리그에서 뛰어난 성적을 지닌 투수들을 많이 데려왔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그들의 투수력은 크게 돋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 다만 매 경기마다 한 투수가 긴 이닝을 가져가게끔 운용해왔기에, 등판 가능한 투수 자원 자체는 넘쳐나는 편이다.
반대로 미국은 ‘필승 카드’라고도 할 수 있는 에이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가 등판한다. 결국 이 경기는 창과 방패의 대결. 쿠바의 강타선을 스트라스버그가 어떻게 막아내느냐가 관건이다. 중국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17득점 하는 등 7경기에서 무려 52점을 뽑아낸 쿠바 타선과 내녀시즌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1순위가 예상되는 아마 최고의 투수 스트라스버그. 이 경기가 매우 흥미진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미국이 결승에 진출한다고 해도 한국으로서는 스트라스버그를 상대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부담이 덜하다. 쿠바와의 승부는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것이 지난 경기와 그 전에 있었던 두 번의 연습경기를 통해 드러났다. 결승 파트너가 누가 되느냐는 중요치 않지만, 그래도 굳이 따지자면 ‘고지식한 야구’의 대명사 데이비 존슨 감독의 미국이 편해 보인다.
<올림픽 예선 풀리그 결과 및 순위>
<결승 토너먼트 일정>
22일 오전 11:30 준결승(예선 1-4위)
22일 오후 07:00 준결승(예선 2-3위)
23일 오전 11:30 동메달 결정전
23일 오후 07:00 결승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