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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롯데 vs 삼성' 준플레이오프의 5대 관전 포인트

by 카이져 김홍석 2008. 10. 7.


올림픽 금메달과 더불어 500만 관중을 동원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낸 프로야구가 8일부터 포스트시즌에 돌입한다. 그 첫 시작은 흥행의 1등 공신인 3위 롯데 자이언츠와 4위 삼성 라이온즈가 맞붙는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8년 전 마지막 포스트시즌의 상대였던 팀과 리턴 매치를 펼치게 된 롯데와 2000년대 들어 3번의 우승을 차지한 삼성. 두 팀의 열띤 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시리즈를 재미있게 보기 위한 다섯 가지 관전 포인트를 집어본다.


1. 역대 상대 전적

올 시즌 롯데는 삼성을 상대로 10승 8패로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양 팀의 통산 상대전적은 302승 188패 11무로 삼성이 앞도적인 우세를 보여 왔다. 전통적으로 롯데는 삼성 앞에서 기를 펴지 못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만은 달랐다. 롯데가 사상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1984년 한국시리즈를 시작으로 양 팀은 가을잔치에서 모두 5번의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총 12승 10패 1무승부를 거둔 롯데가 시리즈 전적에서도 3승 2패의 우세. 특히 롯데가 우승을 차지한 84년과 92년에는 항상 삼성이 희생양이 되어야만 했다.


다만 두 팀이 5전 3선승제로 포스트시즌에서 대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번의 대결 중 4번이나 최종전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을 펼쳤던 두 팀이기에 이번에도 많은 전문가들은 5차전까지 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 순위 구별은 무의미하다

페넌트레이스가 단일리그로 치러진 시즌에서는 총 16번의 준플레이오프가 펼쳐졌다. 그 중 3,4위가 승차 없이 상대전적으로 가려졌던 94년을 제외하면, 15번의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 팀은 절반에 가까운 7번이나 4위 팀에게 패했다. 94년 준플레이오프를 포함하면 3,4위의 승률은 8승 8패로 동률이 된다.


이왕 단기전을 치르게 된 이상 정규시즌의 순위는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순위를 통해 양 팀의 승패를 섣불리 예상할 수는 없는 상황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최근의 팀 기세와 단기전에 걸 맞는 선수단 구성이다.


다만, 양 팀의 포스트시즈 대결에서는 최동원의 원맨쇼(4승 1패 1.80)로 인해 롯데가 승리했던 84년을 제외한다면, 1991년 이후에 펼쳐진 4번의 대결에서는 정규시즌 성적이 앞섰던 팀이 모두 승리했었다.


3. ‘미국식’ 로이스터 vs ‘일본식’ 선동렬

메이저리그 감독 출신인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전형적인 미국식 야구, 일본 프로야구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시절에 데뷔해 실제로 일본에서 활약하기도 한 삼성 선동렬 감독은 일본식 야구를 구사한다.


두 나라의 야구는 여러 가지 차이점이 있지만, 간단하게 정의를 내리자면 ‘신뢰의 야구’와 ‘작전의 야구’로 구분할 수 있다. 로이스터는 시즌 내내 경기당 평균 2.1명의 대타 혹은 대주자를 내보냈지만, 선동렬은 그 두 배에 가까운 4명을 매 경기마다 교체 멤버로 내세웠다.


투수 운용도 마찬가지. 롯데는 경기당 3.53명의 투수를 출장시켰지만, 삼성은 4.25명이 출격했다. 롯데의 선발 투수들이 평균적으로 6.07이닝을 소화한 반면, 삼성의 선발 투수들은 4.75이닝 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롯데는 선발진이 강하고, 삼성은 불펜이 강하다는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감독의 성향도 무시할 수 없다.


선수들을 믿고 그들이 제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롯데 로이스터 감독과, 선수들이 자신의 작전을 충실히 수행해주길 기대하는 삼성 선동렬 감독. 이들의 스타일 차이가 단기전에서 어떻게 나타나는 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4. 국가대표 포수 격돌! 진갑용 vs 강민호

삼성의 진갑용은 공격력(11홈런 45타점)에서는 예전만 못하지만 여전히 투수리드와 수비면에서 국내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롯데 강민호(19홈런 82타점)는 만인이 인정하는 한국 최고의 공격형 포수로 성장했다. 포수로서의 수비력은 진갑용만 못하지만 공격적인 투수리드는 나름대로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


현역 국가대표 주전 포수 진갑용과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확실한 후계자로 인정받은 강민호. 포수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경기의 흐름이 전혀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수도 있기에, 이들이 맡은 임무는 막중하다고 할 수 있다. 2008 준플레이오프는 현역 한국 최고의 포수를 가리는 또 다른 대결의 장이 될 전망이다.


5. 3명의 에이스 vs 최강 계투 권혁-오승환

야구의 특성상 단기전 승부에서는 투수력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사실이다. 롯데는 송승준(평균자책점 3.76), 손민한(2.97), 장원준(3.53)이라는 3명의 12승 투수를 보유하고 있고, 삼성은 권혁(6승 15홀드 1.32)과 오승환(1승 1패 39세 1.40)이라는 국가대표 계투라인이 버티고 있다.


롯데는 경기 초반부터 상대 선발을 두들겨 앞서가지 못한다면 경기 후반의 역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부담을, 삼성은 행여나 권혁과 오승환 둘 중 하나가 무너지기라도 한다면 다른 대안이 전혀 없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올해 준플레이오프에는 위에서 살펴본 5가지 요인들 외에도 롯데 클린업 트리오의 활약 여부와 1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삼성의 경험이 미치는 영향 등, 흥미로운 요소가 가득하다. 만나기만 하면 명승부를 펼쳤던 양 팀이기에 이번 준플레이오프에 거는 팬들의 기대는 무척이나 크다.(기록 참조=ststiz, 사진 출처=롯데, 삼성 홈페이지)


// 김홍석(http://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