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준플레이오프 예상 - '부산 갈매기' 롯데의 승리가 확실하다!!

by 카이져 김홍석 2008. 10. 8.

롯데 자이언츠가 오랜 암흑기를 뚫고 8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다. 상대는 롯데가 경험한 마지막 포스트시즌에서 그들을 탈락시켰던 장본인 삼성. 서로 간에 얽혀있는 사연도 많은 최적의 상대다.


1991년 이후 10년 동안 5번이나 가을잔치에 진출해 우승 1회, 준우승 2회를 일구어냈던 90년대의 롯데의 그 어떤 팀도 부럽지 않을 만큼 화려했다. 하지만 2000년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에게 1승 2패로 패한 이후로는 4년 연속 정규시즌 꼴찌를 비롯해 7년이나 포스트시즌 에 진출하지 못했다.


때문에 최다 관중 신기록을 쓰며 13년 만의 500만 관중 돌파의 1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한 롯데 팬들은 하나같이 이번 가을잔치를 기대하고 있다. 8일 시작되는 준플레이오프 때문에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10/2~10)의 열기마저 지난 주말을 끝으로 시들해져버리고 말았을 정도다.


그러한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얻으며 8년 만의 가을잔치에 도전하는 롯데 자이언츠. 상대가 삼성이기에 롯데와 그 팬들은 더욱 불타고 있긴 하지만, 사실 삼성은 단지 조금 신경을 써서 건너가야 할 돌다리에 불과할 뿐, 특별히 난관이라거나 버거운 상대라고 볼 수 없다. 이미 구단과 팬들의 시선은 2위 두산을 향해 있다.


▶ 팀 전력으로 봤을 때, 삼성은 롯데의 적이 될 수 없다

아래의 표는 양 팀의 올해 정규시즌 성적과 각종 기록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세이브 개수와 실책수를 제외한 투타의 모든 면에서 롯데가 삼성을 압도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세이브가 적은 것은 팀 타선이 워낙 강해서 3점차 이상의 승부를 많이 했기 때문일 뿐이고, 실책수는 많지만 결국 평균 실점이 적은 롯데가 투수력(방어율)+수비력(실책)의 종합 평가에서 앞선다고 할 수 있다. 이래가지고야 ‘굳이 승부를 예측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사실 삼성은 올 시즌 ‘운이 좋아 포스트시즌에 올랐다’라는 평가를 들어도 할 말이 없다. 득점보다 실점이 많은 팀이 패보다 4승이나 많은 승리를 챙겼으니 말이다. 득점-실점의 마진만 놓고 따진다면 삼성의 4위는 이해할 수 없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한 때는 ‘3위와 4위의 승차가 3.5경기 이상이면 준플레이오프를 생략한다’는 규정이 있었다. 즉, 그 정도의 차이가 나면 굳이 승부를 겨루지 않아도 결과가 뻔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현재 롯데와 삼성은 그 만큼의 전력 차이가 난다.


어쩌면 롯데 입장에서는 막강 4번 타자 김태균과 특급 에이스 류현진이 버티고 있으며, 순위에 관계없이 지난 3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서 승리를 거뒀던 한화가 더 버거운 상대로 느껴졌을 지도 모른다. 삼성과 만나게 된 것은 한 마디로 ‘Thank you'다.


▶ 경기 일정 및 선발 매치업

한국 야구의 포스트시즌에서 굳건한 3선발이 버티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유리한 것인지는 지난 굳이 입 아프게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우승에 가장 가까운 결정적인 요소가 ‘강력한 1~3선발’이었다. 그리고 롯데는 그러한 3명의 선발 투수를 보유하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로이스터 감독은 일찌감치 송승준-손민한-장원준으로 포스트시즌을 꾸려가겠다고 밝혔다. 26명의 로스터 가운데 투수를 10명만 뽑은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선발 투수들을 믿는다는 뜻이다.


반면 삼성의 경우 1차전 선발만 확정된 상황이다. 하지만 시즌 성적과 그간의 로테이션을 감안하면 대략 위의 표와 같은 4인 로테이션을 예상할 수 있다. 투수를 11명 뽑은 것도 4선발을 돌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사실 3선발이든 4선발이든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어쨌든 선발 투수 싸움에서는 도저히 롯데의 상대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많은 사람들은 선발은 롯데가, 불펜은 삼성이 각각 압도적으로 강하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린 말이다. 롯데의 선발진이 워낙에 강하고, 시즌 초반 임경완의 불쇼가 워낙 화려했기 때문에 그런 인상이 강하게 남은 것일 뿐, 양 팀의 불펜 방어율은 3.50(삼성)과 3.64(롯데)로 큰 차이가 없다. 물론 선발 방어율은 3.69와 5.23으로 하늘과 땅 차이다.


결국 삼성과 롯데의 차이는 ‘오승환이 있고 없고’의 차이다. 물론 한국 최고의 마무리인 오승환(1승 1패 39세 1.40)의 존재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선발 투수의 질적 차이가 저 정도 난다면 굳이 돌부처의 등장을 지켜볼 필요 없이 경기를 끝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군다나 타력에서도 롯데가 압도하는 형국이 아니던가. 또한 오승환 만큼은 아니지만 코르테스도 좋은 마무리 투수다.


결국 삼성이 이기기 위해서는 롯데가 실책으로 인해 자멸하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아무리 롯데의 수비가 그다지 견고한 편이 아니라고 해도 그러한 경기는 4번에 한 번이면 족하다. 3승 1패로 롯데의 승리가 예상되는 이유다.


▶ 한국 야구에 완전히 적응한 로이스터 감독

굳이 양 팀 감독의 스타일을 구분하자면 로이스터는 당연히 ‘미국식’ 야구를, 선동렬 감독은 ‘일본식’ 야구를 구사한다. 일반적으로 빅볼을 추구하는 미국식 야구는 장기 레이스를 치르는 정규시즌에는 강점을 보이지만, 단기전에서는 스몰볼의 일본식 야구를 이길 수 없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은 올림픽이나 WBC에서 일본과 한국의 선전으로 충분히 증명되어왔다. 적어도 단기전에서라면 일본과 그것을 배워서 새로운 모습으로 발전시키고 있는 한국의 야구가 미국식 야구에 뒤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번 단기전에서는 로이스터 감독이 선동렬 감독에 비해 불리한 것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로이스터 감독은 시즌 초에는 전형적인 미국식 야구를 고집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한국식 야구에 적응하기 시작하더니 그 장점을 완벽하게 흡수하며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미국식 야구를 도저히 납득하지 못하는 선동렬 감독에 비해 오히려 한 수 앞서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미국과 한국 야구의 가장 큰 차이점은 ‘경기 중 감독의 개입 여부’다. 미국은 ‘경기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해 감독의 개입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는 편은 아니다. 감독의 역량은 경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선수들을 관리하고 하나로 묶는 데서 발휘된다.


전반기의 로이스터는 전형적인 그러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후반기로 들어서면서 로이스터는 ‘앞으로는 이기는 야구를 하겠다’고 선언하더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롯데는 올 시즌 경기당 3.53명의 투수만을 등판시켜 시합을 끝냈다. 하지만 이는 전반기 3.31명이던 것이 후반기에는 4.19명으로 크게 늘어난 것이다. 후반기만 놓고 본다면 경기당 4.25명의 투수가 등판한 삼성과 큰 차이가 없다. 대타 또는 대주자 기용도 전반기 1.65명에서 후반기 3.53명으로 대폭 늘어났다. 한국에서는 이러한 세밀한 작전 지시가 승리의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로이스터 감독은 깨달았고, 그 덕에 롯데는 후반기에 21승 11패(.656)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며 3위로 올라올 수 있었다.


미국과는 완전히 다른 김성근, 선동렬 식의 야구가 한국에서는 통한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난 후 그것을 받아들여 제대로 소화해낸 제리 로이스터 감독. 그가 있기에 롯데의 승리 가능성은 100%가 된다.


▶ 포스트시즌의 강자 롯데 vs 포스트시즌의 약자 삼성

롯데는 소위 말하는 ‘깡다구’가 있는 팀이다. 중요한 순간이 되면 전력 이상의 강함을 드러낼 수 있다는 뜻이다. 정규시즌 1위를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롯데가 2번이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는 것이 그 증거다.


실제로 롯데는 6번의 가을잔치에 초대받아 27승 23패 1무(.540)의 좋은 성적을 남겼고 총 10번의 시리즈에서 6승 4패를 기록했다. 비록 오랜만에 맞이하는 포스트시즌이지만, 롯데의 그러한 면은 이번에도 여전히 발휘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미 그들의 끈끈함은 정규시즌에서 ‘새로운 캡틴’ 조성환을 비롯한 선수들이 몸소 보여준 바 있다.


반대로 삼성은 큰 경기에 약한 대표적인 팀이다. 2000년대 들어 FA 선수들을 싹쓸이 하며 3번의 우승을 일구어냈지만, 2002년 한국시리즈에서 승리하기 전까지는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서 최후에 웃어본 적이 없었다.(전-후기 통합우승이었던 85년은 제외)


삼성은 정규시즌에서 통산 1789승 1395패로 .562라는 엄청난 승률을 자랑하는 팀이며, 이는 9번의 우승을 차지한 과거 해태 타이거즈(1202승 976패 .552)를 능가하는 성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승이 4번(한국시리즈 우승 3회)에 불과한 것은 포스트시즌 성적이 52승 71패(.423)로 매우 저조하기 때문이다. 29번의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18번이나 고배를 마셨다. 특히 그 중 8번은 한국시리즈에서의 패배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삼성이 ‘경험’에서 앞서기 때문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 ‘경험’이라는 것이 얼마나 근거 없는 추상적인 개념인지는 그동안 삼성이 가장 잘 보여주지 않았던가. 92년 롯데의 우승을 이끈 장본인은 당시 19살의 겁 없는 애송이 염종석이었다. 이미 미국의 야구 통계전문가인 세이버매트리션들은 포스트시즌에서 승리하는 데 ‘경험’이라는 요소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는 주장을 통계적 근거와 더불어 내세우고 있다.


해설가와 전문가들은 베테랑이 잘하면 ‘경험이 빛났다’라고 하고, 신인급 선수가 활약하면 ‘패기가 승리를 불렀다’고 표현한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변명일 뿐, ‘경험 많은 팀이 이긴다’는 증거는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한국의 일선 전문가들은 통계적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증거를 제시하던지, 아니면 제발 그런 근거 없는 말을 아무렇게나 내뱉어서 야구팬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승리를 부를 롯데의 강타선

마지막으로 8개 구단 가운데 짜임새면에서 가장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롯데의 화려한 타선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무리 할까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로 이 타선이 불을 뿜었기에 롯데는 정규시즌 3위에 오를 수 있었고, 준플레이오프 파트너인 삼성과의 맞대결에서도 10승 8패의 우위를 보일 수 있었다. 홈런과 도루, 타율, 타점 등이 모두 어우러진 이 타선은 정말 너무나도 강하다. 비록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정수근이 빠졌지만 그 때를 기점으로 재편된 타선은 시즌 초반 보다 더욱 강력해졌다.


기껏해야 최형우(19홈런 71타점 .276)와 박석민(14홈런 64타점 .279) 등에게 ‘해결사’ 역할을 기대해야 하는 삼성에 비해, 3~6번 타자가 하나같이 리그 최고 수준의 클러치 히터로 구성된 롯데의 타선에서는 공포가 느껴질 정도다. 더군다나 선수들의 기동력 또한 최고 수준.


출루한 주자들이 발을 이용해 투수를 흔들고, 중심타선의 장타력이 불을 뿜는다면 삼성의 허약한 선발진은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삼성의 타자들이 롯데 선발 투수들을 공략할 확률보다는 오히려 롯데 타선이 오승환과 권혁 등의 공략에 성공할 확률이 훨씬 높아 보이지 않는가?


결론 : 3명의 막강 선발 투수들 가운데 한 명이 삼성 타선을 완전히 눌러버리며 거둘 1승, 한국 야구에 완전히 적응한 로이스터의 적절한 선수기용이 불러올 1승, 그리고 중심타선의 홈런포와 더불어 완전히 폭발한 타선의 힘으로 1승. 실책이나 구원실패로 1패를 당한다 하더라도 최종적으로는 롯데가 3승 1패로 시리즈에서 승리할 것이 예상된다. 91년 이후 4번 맞붙은 삼성과의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는 항상 정규시즌 성적이 우세한 팀이 승리를 거뒀다. 이번에도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이며, 롯데는 삼성이라는 장애물을 간단히 넘고 강적 두산을 향해 진격하게 될 것이다. 8년 만에 힘차게 날아오를 부산 갈매기의 종착역은 대구가 아니라 서울이다.


(P.S. 본 칼럼은 2008시즌 한국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을 맞이하여 [야구라의 뻬이쓰볼]과 공동 기획한 것으로, 각자가 맡은 팀의 장점만을 부각시켜 해당 팀의 승리를 일방적으로 전망하는 새로운 형식의 글이다. 본문 중에는 글의 재미와 흥미를 돋우기 위해 약간의 과장과 거친 표현을 사용했음을 밝혀둔다.)


[기록 출처=Ststiz, 사진 출처=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 김홍석(http://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