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에서 연장 14회까지 가는 사투 끝에 승리를 거둔 삼성 라이온즈가 3차전에서도 박석민의 2타점 2루타로 선취점을 올린 후에, 최형우의 3점 홈런과 신명철의 쇄기를 박는 적시타로 추가점을 보태면서 승리를 거두었다. 삼성 라이온즈가 9안타 3볼넷으로 6득점을 올린 반면에, 두산 베어스는 13안타 6볼넷을 얻고서도 2득점에 그치는 등 타선이 전혀 집중력을 보이지 못하면서,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양 팀의 선발 투수인 이혜천과 윤성환은 플레이오프에 들어서 처음으로 5이닝을 소화한 선발 투수가 되었다. 두 선수 다 제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지만, 언제부터 5이닝을 채운 것이 선발 투수의 최대의 임무가 되었는지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목이다.
(본 칼럼은 2008시즌 한국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을 맞이하여 [야구라의 뻬이쓰볼]과 [김홍석의 야구스페셜]이 공동 기획한 것으로, 전반부는 선수들의 평점과 더불어 그에 대한 간략한 멘트가, 후반부에는 경기에 관해 서로가 나눈 대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삼성 타선 평점
야구라 - 좌투수인 이혜천에 대비해서 채태인 대신에 박석민을 선발 출장시킨 것이 주효했다. 박석민은 3회 2사 1, 2루에서 적시 2루타로 선취 2타점을 올린 후에, 6회에도 주자 1루에서 2루타로 무사 2, 3루의 기회를 만들었고, 최형우의 3점 홈런으로 홈을 밟았다. 또한, 1차전 맹활약에 이어서 2차전에서도 연장 14회에 결승 2타점 2루타를 날렸던 신명철은 2안타 1볼넷을 기록하였다. 특히, 5 : 1로 앞선 7회에 적시 2루타로, 1타점을 올리면서 승부에 쇄기를 박았다. 2차전에서 계속된 분진을 털어낸 최형우는 불안한 1점을 앞선 6회에 김상현의 2구를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결정적인 3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삼성의 선수 중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것은 박진만이다. 타석에서도 2안타를 쳤지만, 수비에서 그것이 시프트의 결과라고 할지라도, 3회와 8회에 보인 명품 수비는 만루 홈런 2개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김홍석 - 홈런을 친 최형우는 말할 것도 없고, 상위타선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신명철과 박석민은 팀이 6점을 뽑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3차전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박진만의 수비가 아니었더라면 삼성이 이기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말에 동의할 것이다. 만루 상황에서 김현수의 타구 두 번을 모두 깔끔하게 처리한 그의 수비 능력이 팀에게 승리를 가져왔다. 지명타자이기에 타석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양준혁은 병살타 하나를 비롯해 무안타로 물러났기에 점수를 줄 수 없었고, 진갑용은 삼성 타선의 구멍이었다. 박석민이 복귀한 이상 하위타선으로 내려 부담을 덜어 주는 편이 좋아 보인다.
▶ 두산 타선 평점
야구라 - 테이블 세터진은 6번이나 출루했고, 4번타자는 2루타를 포함해서 2안타를 쳤고, 6번과 8번타자는 각각 4번이나 출루했다. 두산 타선은 13안타와 6개의 사사구를 삼성 투수진을 상대로 뽑아냈지만, 득점은 2점에 불과했다. 침묵의 늪에 빠진 홍성흔과 1, 2차전에서 맹활약한 이대수와 전상렬의 부진을 보이면서, 타선이 전혀 응집력을 보이지 못했다. 게다가, 김현수의 안타성 타구는 박진만의 글러브를 벗어나지 못했다. 김경문 감독의 히든 카드인 오재원은 1안타 1타점 2볼넷으로 타석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7회에 어이없는 본헤드 플레이로 횡사하면서, 흐름을 완전히 끊어 놓았다. 2차전의 김현수의 무모한 주루 플레이에 이어서, 두산은 지나치게 자신들의 '발야구'를 과신하고 있는 것이 2연패를 당한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김홍석 - 3회부터 9회까지 두산은 매 이닝마다 2명 이상씩의 주자가 출루했다. 13개의 안타와 6개의 4사구를 얻고도 2득점에 그쳤다는 것은 그만큼 찬스에서 방망이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주자가 득점권 상황에 있을 때 11타수 2안타로 찬스에 약한 모습을 드러냈고, 특히 2사 이후에 맞이한 6번의 찬스에서 단 하나의 적시타도 때려내지 못했다는 점이 뼈아프다. 김현수는 두 번의 2사 만루 기회에서 매번 좋은 타구를 때리고도 박진만의 호수비에 걸려 아쉬움을 자아냈고, 김동주와 홍성흔, 이대수 등도 좋은 타격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나마 1번 타자 이종욱을 비롯해 고영민과 채상병이 활발한 타격을 선보였으나, 후속타 불발로 빛이 바랬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삼성 투수들을 무너뜨릴 기회가 여럿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살리지 못한 두산 타선이 자멸하다시피 무너진 시합이었다.
▶ 삼성 투수진 평점
야구라 - 윤성환을 1이닝 더 끌고 갈 수 있었지만, 4차전의 선발 매치업(김선우 vs 이상목)을 생각했을 때에 3차전을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판단한 선동렬 감독은 정현욱-차우찬-안지만-권혁-오승환 등을 차례로 투입하였다. 선동렬 감독의 투수 교체 타이밍은 적절했지만, 불펜진은 단 한명도 두산의 타선을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었다. 그건 그렇고, 오늘의 투수 운영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은 차우찬이다. 변화구가 제대로 컨트롤되지 않으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그가 미들맨으로서 1이닝 정도를 소화해 줄 경우에는 권혁을 좀 더 중요한 순간에 활용할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불펜진의 부담도 경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한층 더 불펜 소모가 극심해질 것이기 때문에, 차우찬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삼성에게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홍석 - 2차전의 여파 탓에 삼성 투수들의 전체적인 컨디션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다. 단지 박진만과 김재걸을 비롯한 야수들이 워낙에 빈틈없는 수비로 도와주었기에 승리했을 뿐, 투구내용은 형편없었다. 5회까지 82구를 던진 윤성환을 다소 이른 시점에 교체하고 정현욱을 올려야만 했는지, 4점차로 벌어진 7회 이후에 굳이 안지만, 권혁, 오승환 등의 핵심 계투조를 총출동시켜야만 했는지에 대해선 조금 의문스럽다. 승리가 눈앞에 보였기 때문이라고 해도 1,2차전을 통해 모두 무리한 투수들이라는 점을 간과한 것은 아닐까. 선동렬 감독의 이와 같은 투수 운용은 연속해서 치러질 4차전과 5차전에서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 틀림없기에, 어쩌면 3차전의 승리는 삼성에게 있어 ‘상처뿐인 승리’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 두산 투수진 평점
야구라 - 1, 2차전에서 불펜 투수로 등판해서 전혀 제역할을 하지 못한 이혜천은 단 한번의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2실점했지만, 5이닝을 소화하면서 자신의 몫은 다했다. 플레이오프가 열리기 전에는 두산 불펜의 핵심으로 평가되었던 김상현이지만, 이 경기에서는 구위가 썩 좋지는 않았다. 선두타자인 신명철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한데 이어서 박석민에게 초구를 통타당한 것이 뼈아팠다. 무사 2, 3루에서 진갑용을 3루 땅볼로 처리했지만, 최형우에게 결정적인 홈런을 허용하면서, 3실점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처음으로 마운드에 오른 이승학은 4점을 뒤진 상황이라고 해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두산 타선을 생각하면, 신명철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면서 추가 실점을 한 것은 아쉬움이 많이 남을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김홍석 - 앞선 1,2차전에 모두 등판한 이혜천이 5회까지 2실점으로 버텼다면 그것은 충분히 합격점을 줄만하다. 6점이 적은 점수는 아니지만, 투수진이 모두 바닥을 드러낸 상황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최형우에게 홈런을 허용한 김상현의 피칭에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지만, 3차전의 패인은 찬스를 살리지 못한 타자들이지 투수가 아니다. 김경문 감독은 4차전 이후를 노릴 요량으로 패배를 각오하고 핵심 불펜 요원들을 모두 아껴두었다. 비록 당장의 경기에서는 졌지만 ‘내일’을 위한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
▶ 삼성이 승리한 이유
김홍석 - 3차전에서 삼성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많지 않았던 찬스를 득점으로 차곡차곡 연결시킨 결과라고 생각한다. 9안타 3사사구로 6득점한 것은 결코 적은 점수가 아니다. 사실 진갑용이 타선의 중심에서 찬스를 끊어먹지만 않았더라면, 대량 득점도 가능했을 정도로, 4번을 제외하고 2~6번의 응집력이 좋았다. 반면에, 선동렬 감독의 투수 교체는 결과론적으로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했다. 박진만의 수비가 선발 투수인 윤성환은 물론이고, 구원 투수 전부를 구해준 느낌이다.
야구라 - 확실히 삼성이 두산보다 적은 안타를 기록하고서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박진만의 명품 수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명품 수비를 뒷받침한 것이 시프트였던 점을 생각하면, 삼성의 전력 분석팀 등이 만들어낸 승리는 아닐지 싶다. 이런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 강점을 보인 결과가 삼성을 2연승으로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선동렬 감독이 점수 차이가 있지만, 불펜의 승리조를 총동원한 것은 두산의 타선이 득점력은 빈곤해도 활발한 모습을 보이기에, 확실한 승리를 챙기기 위한 선택이었다.
김홍석 -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윤성환을 6회까지 던지게 했어도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했다면, 정현욱을 아낄 수 있었다. 계속된 연투로 인해 정현욱은 1, 2차전에 이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꼈을 것이다. 게다가, 안지만과 권혁, 오승환도 깔끔한 맛을 보이지 못했다. 지금의 상황으로는 4차전 이후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두산은 패했지만, 내일을 준비할 수 있는 패배였다면, 삼성은 상처뿐인 승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야구라 - 선동렬 감독으로서는 아마도 정상적인 4인 로테이션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승기를 잡은 3차전에서의 승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4차전의 선발 매치업은 김선우와 이상목이다. 삼성으로서는 승리를 자신할 수 없는 선발 매치업이다. 4차전을 전병호나 조진호 등을 기용 - 즉 두산에게 한수 접고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지라도, 한국시리즈까지 염두에 둔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운영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
김홍석 - 물론 그렇긴 하지만, 선동렬 감독은 이번에 대구에서 펼쳐지는 3연전이 휴식 없이 3일 연속으로 치러진다는 점을 너무 간과한 느낌이다. 특히, 점수 차이가 4점이나 벌어진 상황에서 굳이 안지만과 권혁, 오승환 등 핵심 불펜 투수를 소모할 필요가 있었을지는 의문이다.
야구라 - 4차전도 박빙의 승부가 될 경우에는 3차전에 승리조를 총동원한 것에 결과론적으로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선동렬 감독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희망보다는 당장의 확실한 1승이 더 중요하게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4차전이 예상밖(?)으로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거나 이길 수 있는 상황이 되거나 한다면, 승리조를 다시 동원할 수도 있을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2차전에 선발로 등판한 에니스를 불펜으로 기용하는 초강수를 둘 수 있는 여지도 충분히 있다. 지금은 장기 레이스를 펼치는 정규 시즌이 아니라 단기전이다. 단기전에서는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확실히 가져갈 필요가 있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 두산이 패배한 원인
김홍석 - 두산의 패인은 득점타를 치지 못한 타선에 있다는 것은 두 말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1, 2회를 제외하고 두산은 매 이닝마다 최소한 두 명의 주자가 누상에 출루했다. 그렇지만, 득점은 2점에 그쳤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물론, 공교롭게도 찬스마다 잘 맞은 타구가 박진만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갔다는 점은 아쉽지만 - 특히 김현수의 3회와 8회 2사 만루에서 친 타구가 박진만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찬스가 무산된 것은 더욱 더 아쉬웠다 - 이렇게 찬스를 날리기도 쉽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야구라 - 3차전의 두산은 일년에 한두번 볼 수 있는 운이 따르지 않는 날이었던 것 같다. 테이블 세터진이 그렇게 살아나가고, 4번타자도 2안타를 치고, 6번과 8번은 각각 무려 4번씩이나 출루했다. 하지만, 김현수의 타구는 박진만의 벽을 넘지 못했고, 홍성흔과 이대수, 전상렬이 부진했던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생각한다. 타선도 타선이지만, 1차전에서 발야구로 삼성의 내외야를 뒤흔들면서 승리를 거둔 이후 두산은 지나치게 자신들의 발을 과신하고 있는 것 같다. 2차전의 김현수에 이어서, 7회의 오재원의 주루 플레이가 반전시킬 수 있는 흐름을 끊는 역적 행위였다고 생각한다. 2차전에서의 투수 기용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두산은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가는 느낌이다.
김홍석 - (한숨) 오재원의 주루 플레이는 말할 필요가 없는 본 헤드 플레이였다. 이런 무모한 주루 플레이가 경기의 맥을 끊고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건 그렇고, 조금은 다른 이야기이지만, 1차전부터 3차전까지 두산의 공격에서 특징은 진루타가 나오고 있지만, 이게 오히려 독이 되고 있는 느낌이다. 주자를 진루시키겠다는 생각에 억지로 밀어치려는 타격이 찬스에서 결정타가 나오지 않는 원인이 아닐지 싶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일본이 4위에 그친 이유로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루킹 삼진(서서 당하는 삼진)은 오로지 '악'이라고 생각해서 맞추는데 급급한 것도 한 요인이라고 말해지고 있다. 두산이 이 경기에서 13안타와 6사사구를 얻고서도 2득점에 그친 것은 승부처에서 자신의 스윙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비해서, 삼성은 최형우의 3점 홈런이나 박석민, 신명철 등 대부분의 타자들이 자기 스윙을 가져갔고, 그것이 적시타나 홈런이 되었다.
야구라 - 절대적으로 동감한다. 여담이지만, K방송의 해설가와 캐스터는 진루타가 나올 때마다 최소한 타자가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고 칭찬하는 모습을 보였다. 진루타는 어디까지나 결과론적인 평가일 뿐이다. 진루타는 타순과 상황(스코어나 아웃 카운터, 스트라이크 볼 카운터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진루타가 '선'일 수는 없다. 4회에 무사 2루에서 홍성흔이 초구를 쳐서, 2루 땅볼로 김동주를 3루로 진루시킨 것에도 칭찬하는 모습에서는 정말 그들에게 뇌가 있는지 의심스러웠다. 어쨌든 두산의 타자들에게는 루킹 삼진을 두려워하지 않는 확실한 스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3차전 승패가 갖는 의미
김홍석 - 3차전에서 두산이 패했지만, 김경문 감독이 정재훈과 임태훈 등을 아낀 것은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불펜 요원 가운데에서 그래도 가장 피로도가 낮은 투수가 김상현이었고, 게다가 정규시즌에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0.88을 기록하는 등 그 성적을 봤을 때에도 그의 기용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믿었던 김상현이 최형우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한 후에, 사실상 기대를 접고 이승학-이용찬으로 간 것은 최선이었다. 만약, 김상현 이후에 2차전에 이어서 또 다시 불펜을 총동원했다면, 4, 5차전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것이다.
야구라 - 확실히 두산은 2차전에서 총력전을 펼친 여파가 컸던 것 같다. 게다가, 최형우의 3점 홈런으로 점수 차이가 4점으로 벌어진 상황이었기에, 불펜진을 소모시킬 수는 없었을 것 같다. 불펜 투수의 경우에는 그 날 그 날에 따라서 컨디션이 크게 달라지지만, 3차전에서의 김상현은 시즌 중에 보인 위력을 상실한 느낌이었다. 만약 이런 모습이 계속된다면, 두산으로서는 임태훈과 정재훈, 이재우에게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믿을 수 있는 불펜 투수의 양에서 삼성보다도 못한 상황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앞으로 삼성에게 유리한 국면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홍석 - 반면에, 삼성의 경우에는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2승의 고지를 선점했기에, 4차전에서는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된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 특히, 삼성은 4차전 선발로 이상목을 예고한 것을 생각하면, 굳이 승패에 연연해하지 않고, 긴 호흡을 가져간다면 배영수가 등판하는 5차전부터는 다시 한 번 전력 승부에 나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3차전은 삼성에게 특히 중요한 일전이었다.
야구라 - 확실히 삼성은 3차전에서 승리하면서, 시리즈 전체를 내다보면서 투수진을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만약 3차전에서 삼성이 패했다면, 4차전의 선발 투수로 이상목을 기용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삼성은 4차전을 조금은 느긋하게 경기를 펼칠 수 있게 되었지만, 두산은 3일 휴식 후에 김선우가 등판할 수밖에 없는 다급한 상황이 되었다. 플레이오프가 7차전까지 갈 경우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한 윤성환과 연속해서 3일밖에 쉬지 못한 김선우가 선발 매치업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삼성은 상당히 큰 것을 얻은 느낌이다.
▶ 4차전에 대한 전망
김홍석 - 4차전은 김선우와 이상목의 선발 매치업부터 불펜진의 회복 여부까지 모든 면에서 두산이 유리하다. 게다가, 두산의 경우에는 3차전에서 타자들이 득점력은 없었지만,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김현수의 경우에는 운이 따라주지 않았을 뿐, 분명히 타격감은 괜찮았다. 부진한 홍성흔도 9회에 안타를 치는 등 이상목을 상대로 대량 득점을 충분히 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야구라 - 삼성으로서는 부담없는 경기이다.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이상목을 좀 길게 끌고 가면서 불펜진의 소모를 최소화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4차전의 핵심은 승패보다는 삼성의 타선이 김선우를 얼마나 빨리 마운드에서 끌어내리면서, 두산의 불펜진 - 특히, 임태훈이나 정재훈, 이재우 등을 소모시킬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형우가 홈런포를 가동했고, 3차전에서는 부진했던 양준혁도 천적인 이혜천을 만날 일이 없다는 점, 혹은 양준혁에게 휴식을 주고 박석민을 지명타자로 나올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삼성의 타선도 두산의 마운드를 충분히 두들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건 그렇고, 9회에 홍성흔이 친 안타는 안타라고 부르기 민망한 타구였다고 생각한다.
김홍석 - 원래 그런 민망한 안타가 타격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된다. (웃음) 삼성은 4차전의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두산으로서는 4차전에 임태훈과 이재우 등 불펜진을 소모시켰는데도 패할 경우에는 암담한 상황이 되겠지만, 메이저리그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쉽 시리즈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에게 1승 3패로 몰렸던 보스톤 레드삭스가 2연승을 거두면서 타이를 이룬 것처럼 두산도 그런 힘이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야구라 - 삼성으로서는 4차전이 박빙이 될 경우에는 미묘한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불펜진을 또 다시 총동원하기에는 5차전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안지만과 권혁이 ⅔이닝밖에 던지지 않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상황에 따라서는 경기 후반에 기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중반인데, 개인적으로는 에니스를 활용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6차전 선발이 문제가 되겠지만, 불펜진을 두텁게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4차전에서 삼성이 승리한다면, 강한 불펜진을 보유하고 있기에 두산이 반격할 여지는 없다고 본다.
// 야구라(http://yagoo.tistory.com/) & 김홍석(http://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