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투수의 성적을 가장 쉽게 평가할 수 있는 것은 다승과 탈삼진, 그리고 투구 이닝과 평균자책점 정도다. 하지만 이러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는 조금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세이버매트릭스의 대부 빌 제임스는 ‘게임 스코어(Game Score-이하 GS)’라는 스탯을 고안해냈다. 이 지표는 운에 의해 달라질 수도 있는 ‘다승’이라는 지표를 제외한 채 순수하게 “선발 투수가 얼마나 경기를 지배했는가?”에 대한 답을 하나의 수치로 표현해준다. 계산법은 다음과 같다.
• GS는 기본점수 50점에서 시작한다
• 아웃 카운트 하나당 +1점(즉 1이닝 3점, 9회를 완투하면 27점)
• 5회부터는 이닝이 끝날 때마다 +2점씩
• 탈삼진 하나 당 +1점
• 안타 하나 당 -2점, 볼넷 하나 당 -1점
• 자책점 허용은 -4점, 비자책점일 경우는 -2점
정규이닝 경기에서 기록될 수 있는 최고점은 114점으로, 상상 속에서나 있을법한 9이닝 27탈삼진 퍼펙트 경기가 바로 이에 해당된다(1952년 론 네샤이라는 투수가 마이너리그에서 기록한 바 있다). 삼진 많이 잡고 피안타율이 낮은 파워피처에게 유리한 지표가 아니냐는 비판도 존재하지만, 평균자책점과 투구 이닝, Whip(이닝당 출루허용) 등을 모두 포괄한 지표로서 그 가치가 충분하다.
역대 메이저리그에서 9이닝 기준으로 가장 높은 GS를 기록한 선수는 1998년 당시 신인 신분으로 휴스턴 에스트로스를 1피안타 20탈삼진으로 제압한 케리 우드(105점)다.
올 시즌 단일 경기 최고 GS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젊은 에이스 존 레스터가 5월 19일 캔자스시티를 상대로 펼친 2볼넷 9탈삼진 노히트노런 경기에서 기록한 94점이며, 최악의 GS를 기록한 선수는 8월 17일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1이닝 동안 무려 10점을 허용한 캔자스시티의 브라이언 배니스터로 그 경기에서 기록된 GS는 -10점이었다.
아래는 2008시즌 30경기 이상 선발 등판한 투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경기당 평균 GS’를 기록한 선수 10명과 그 기록이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의 주인공 팀 린스컴이 최고 점수를 기록하면서 기자단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 뒤를 이어 리그 최고의 고무팔로 손꼽히는 C.C. 싸바시아와 로이 할라데이가 2,3위에 올랐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클리프 리는 ML 전체 5위, 리그에서는 할라데이에 이어 2위를 기록했고, 6위에 해당하는 GS를 기록하고도 14승에 그친 월드시리즈 MVP 콜 하멜스는 유독 승운이 따라주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특이할만한 것은 22승으로 내셔널리그 다승왕을 차지한 브렌든 웹(22승 7패 3.30)의 이름을 10위권 내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것. 웹의 GS는 56.18점으로 벤 시츠에 이어 11위, 다승왕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팀 타선의 도움이 컸다는 것을 보여준다.
// 김홍석(http://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