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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져의 야구 칼럼/프로야구 이야기

2008 프로야구 골든 글러브의 주인공은 누구?

by 카이져 김홍석 2008. 12. 10.


내일(11일) 오후 5시 코엑스 오리토리움에서 2008년을 빛낸 프로야구 최고의 스타들을 위한 골든 글러브 시상식(중계 : KBS2)이 열린다.


그 주인공이 누가 될까에 많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1일 투수부터 지명타자까지 10개 포지션에서 경합을 벌일 43명의 후보가 발표된 상태다. 이들 가운데 누가 ‘황금장갑’의 영예를 차지하게 될까. 지금부터 간략하게 그 전망을 해보도록 한다.


투수 : 김광현 vs 윤석민 vs 오승환

시즌 MVP를 수상한 SK의 김광현(16승 4패 150탈삼진 2.39)이 버티고 있지만, 성적만 놓고 본다면 KIA의 윤석민(14승 5패 119탈삼진 2.33)도 부족함이 없다. 특히 김광현은 수비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은 투수임에도 불구하고 무려 5개의 실책(윤석민 실책 1개)을 범하면서 .875라는 상식 이하의 수비율을 기록했다. 쉽게 말해 공을 던지는 'pitcher'로서는 최고였지만, '제 5의 내야수‘로서는 최악이었다는 뜻이다.

물론 기자들이 그러한 점을 자세히 살펴보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김광현의 수상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이지만, 팀 성적 등의 외적 요인을 모두 제외한 채 순수하게 ‘누가 더 뛰어난 투수인가’라는 관점에서는 개인적으로 윤석민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삼성의 오승환(1승 1패 39세 1.40)도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지난해보다 세이브 개수가 줄어든 터라 수상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포수 : 강민호(확정적)

일각에서는 박경완(7홈런 36타점 .273)이나 진갑용(11홈런 45타점 .279)이 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122경기에 출장하여 포수 가운데 유일하게 규정타석을 채웠고, 가장 많은 수비이닝을 기록한 강민호(19홈런 82타점 .292) 외에 다른 후보를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 없는 일이다.

수비와 투수리드? 그걸로 인해 잃는 점수보다 강민호의 방망이로 인해 얻는 점수가 훨씬 많다는 것은 타점만 비교해보더라도 알 수 있지 않은가? 게다가 강민호가 포수 마스크를 쓴 롯데의 팀 실점은 SK에 이어 두 번째로 적다는 점을 잊어서는 곤란하다.


1루수 : 김태균(만장일치 기대)

김태균(31홈런 92타점 .324)에게 표를 던지지 않는 기자가 있다면 그 사람은 기자로서의 자질을 의심해 봐야할 판이다. 홈런 1위, 타율 5위, 출루율 3위, 장타율 1위, 타점 4위, 득점 5위, 최다안타 공동 7위, OPS 1위! 함께 후보로 올라 있는 이숭용(3홈런 27타점 .270)이나 최동수(14홈런 62타점 .265)와는 비교 조차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2루수 : 조성환(확정적) vs 정근우

일단 기본적인 틀은 롯데의 조성환(10홈런 81타점 31도루 .327)과 SK의 정근우(8홈런 58타점 40도루 .314)의 2파전이다. 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조성환이 크게 앞서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근우가 더 많은 40개의 도루를 기록하고 있지만, 도루자가 20개라면 저 40개의 도루는 ‘안하는 것만 못한 쓸모없는 기록’에 불과하다. 반면 조성환은 도루실패가 고작 3개, 주자로서도 정근우에 비해 훨씬 더 효과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치는 것과 달리는 것에서 앞서는 조성환은 2루수로서의 수비율(.985)마저 정근우(.980)에 앞서 있다. ‘우승 프리미엄’으로 인해 정근우에게도 상당수의 표가 향하겠지만, 결국 여유 있는 차이로 조성환의 수상이 예상된다.


3루수 : 김동주 vs 이대호 vs 최정

이번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최고의 각축장이 될 것으로 보이는 포지션이 바로 3루다. 타격을 놓고 봐도 김동주(18홈런 104타점 .309)와 이대호(18홈런 94타점 .301) 그리고 최정(12홈런 61타점 19도루 .328)까지 세 명 모두 부족함이 없다. 그렇다면 이들의 경쟁은 수비까지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세 명의 수비를 비교하자면 이대호를 가장 아래에 놓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 ‘건강한’ 김동주는 수준급 3루 수비수이지만, 올해처럼 시즌 내내 잔부상에 시달린 상황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올 시즌 세 선수의 수비율은 .957(김)-.963(이)-.954(최)로, 오히려 이대호가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더군다나 9이닝당 자신이 직접 처리한 타구의 개수도 2.88개로 2.58개의 최정이나 2.34의 김동주를 크게 앞선다.

쉽게 말해 며칠 전에 열린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최정이 모든 선수들을 통틀어서 한 명만 선정하는 ‘최고 수비상’을 받은 것은 코미디나 다름없다는 뜻이다. 셋 중 누가 되더라도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되기는 하지만, 굳이 개인적인 예상을 곁들여서 주인공을 가려보자면 아주 근소한 차이로 김동주의 수상을 예상해 본다. 그에 비해 단 하나의 부족함이 없는 이대호지만, 3루수로의 출장 회수가 나머지 둘에 비해 적었다는 점, 그리고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선입견’이 그를 향한 표를 막을 가능성이 커 보이기 때문이다. 최정의 수상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유격수 : 박기혁 vs 박진만

롯데 박기혁(102안타 16도루 .291)과 삼성의 박진만(81안타 5도루 .244)이 유격수 부문 황금장갑을 놓고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타격만 놓고 보면 단연 박기혁(18실책 .969)의 절대적인 우세이며, 수비는 반대로 박진만(9실책 .982)이 크게 앞선다. 수비가 더욱 중요시 되는 유격수 포지션이기에 둘의 수상은 쉽게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 규정타석을 채운 모든 타자들 가운데 박진만보다 낮은 타율을 기록한 선수는 같이 유격수 부문 후보로 올라있는 한화의 김민재(.241)뿐이다. 게다가 수비율은 높았지만, 올해의 박진만은 수비 범위에 있어서 그다지 넓지 못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9이닝당 타구 처리 개수는 오히려 박기혁(5.38)이 박진만(5.27)을 근소한 차이로 앞선다. 박기혁도 많은 부분에서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는 세대교체를 이룰 때도 된 것은 아닐까. 적어도 2008년에 한정해서라면 박기혁이 박진만보다 조금 더 나은 유격수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외야수 : 김현수(확정적), 가르시아(확정적), 박재홍 vs 이종욱

일단 총 세 자리 중에 둘은 김현수(9홈런 89타점 13도루 .357)와 가르시아(30홈런 111타점 .283)의 수상이 확정적이다. 문제는 남은 한 자리의 주인공인데, 박재홍(19홈런 72타점 .318)과 이종욱(98득점 47도루 .301)이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두 선수가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둘 다 한 명은 올림픽 금메달, 다른 한 명은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박재홍의 홈런-타점보다 이종욱의 득점 1위가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그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효과적인 주자가 아니던가. 더군다나 5개의 실책을 저지른 박재홍보다 외야 수비면(실책 2개)에서도 훨씬 뛰어나다. 여러 가지 종합적인 면을 놓고 봤을 때, 이종욱의 수상이 좀 더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박재홍이 되더라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미묘한 차이라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지명타자 : 홍성흔(확정적)

타율 2위에 오른 홍성흔(8홈런 63타점 8도루 .331) 외에는 딱히 다른 선택을 하기가 어렵다. 양준혁(8홈런 49타점 .278)은 크게 부진했고, 올해 신데렐라로 떠오른 한화의 김태완(23홈런 73타점 .266)의 성적도 수준급이긴 하지만, 114경기에서 140안타를 기록한 홍성흔에 비해 124경기에서 102안타에 그친 그의 정확도가 너무나 아쉽다. 한 가지 확실히 해두고 싶은 것은, 이 지명타자 부문의 골드글러브는 롯데의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무리 FA 계약을 통해 홍성흔이 현재 롯데의 유니폼을 입고 있다 한들, 이번의 골드글러브는 두산의 홍성흔이 친정팀인 두산과 그 팬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선물이 되어야 할 것이다.


결론 - 김홍석의 선택

투수     : 윤석민(KIA)   -> 실제 수상자는 아마도 김광현
포수     : 강민호(롯데)
1루수    : 김태균(한화)
2루수    : 조성환(롯데)
3루수    : 김동주(두산)
유격수   : 박기혁(롯데)  -> 실제 수상자는 아마도 박진만(?)
외야수   : 김현수(두산)
외야수   : 가르시아(롯데)
외야수   : 이종욱(두산)  -> 실제 수상자는 아마도 박재홍(?)
지명타자 : 홍성흔(두산)


// 김홍석(
http://mlbspeci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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