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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a Sports

강백호의 실제 모델은 찰스 바클리다!!(로드맨 아님!!)

by 카이져 김홍석 2009. 1. 3.

<슬램덩크>
라는 만화는 일본만이 아니라 한국에서도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슬램덩크가 발간되던 당시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연세대 농구부와 그들이 활약했던 농구대잔치, 그리고 <마지막 승부>라는 드라마, 이 세 가지의 조합은 대한민국에 농구열풍을 몰고 왔을 정도였으니까.


특히 <슬램덩크> 속의 주인공들의 독특한 캐릭터와 수많은 명대사들은 그 만화가 끝난 지 10년이 넘은 지금 현재에도 꽤나 자주 추억되곤 한다.


하지만 그런 <슬램덩크>에 관한 여러 가지 내용들 중에서도 정말 잘못 알려진 것이 하나 있으니, 바로 주인공 강백호의 실제 모델에 관한 것이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슬램덩크>의 등장인물은 대부분 당시 NBA를 주름잡았던 선수들을 실제 모델로 하여 탄생했다. <슬램덩크> 작가인 이노우에는 NBA의 광팬이었고, 이 만화를 구상할 당시부터 대부분의 캐릭터에 NBA 선수들의 색채를 덧입혔던 것이다.


그리고 각 인물의 실제 모델이 누구인가에 관한 논쟁은 <슬램덩크>가 발간되던 당시나 연재가 종료된 후에도 계속해서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잘못 알려진 사실도 무척이나 많으니... 당시 NBA가 돌아가던 상황을 잘 알지 못하면 오해하기 쉽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주인공 강백호다.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강백호의 실제 모델이 데니스 로드맨이라고 ‘잘 못’ 알고 있다. <슬램덩크>를 비롯한 광적인 만화팬(만화방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15시간 동안 앉아 있어 본 적 없는 사람은 본인 앞에서 말도 꺼내지 마시길...ㅋ)이자, 9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낸 터라 당시 마이클 조던이 이끌던 NBA에도 상당한 관심이 있던 나로서는 통탄할 수밖에 없는 ‘엄청난 오해’다.


강백호의 모델이 로드맨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주로 내세우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1. 조던(서태웅)과 로드맨은 같은 팀으로 불스의 두 번째 3연패를 이끌었다.
2. 로드맨과 마찬가지로 강백호도 빨간 머리다.
3. 둘 다 ‘불량소년’ 이미지라는 점
4. 리바운드 왕 강백호 = 리바운드 왕 로드맨


하지만 이런 것들은 모두 오해에서 비롯되었을 뿐이다. 슬램덩크가 처음 발간되었던 90년대 초반 조던과 로드맨은 같은 팀이 아니었다. 따라서 1번 기각.


더군다나 ‘빨강머리’ 강백호가 세상에 처음 등장하던 당시 디트로이트 배드 보이즈 소속이었던 로드맨의 머리색은 휘황찬란한 ‘금발’이었다. 로드맨이 빨강머리가 된 건 ‘붉은 색’이 팀 칼라인 시카고 불스로 팀을 옮기면서 부터였다. 당연히 2번도 기각.


강백호를 보면서 떠오르는 이미지는 ‘악동’이다. 그럼 로드맨은?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강백호가 처음 등장하던 당시 로드맨의 이미지는 좀 심하게 표현하면 ‘농구 잘하는 인간쓰레기’에 가까웠다. 말썽꾸러기고 사고뭉치지만 의리 있고 승리를 위해 노력했던 ‘악동 강백호’와는 달리,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망난이처럼 살았던 선수가 로드맨이다.


후에 불스에서 조던을 만나면서 그의 카리스마에 압도당해 일시적으로 순한 양이 되긴 했지만, 그와 ‘악동’이라는 이미지는 은하계와 안드로메다만큼 거리가 멀다.


정작 당시 NBA에서 ‘코트의 악동’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던 선수는 따로 있었으니, 그 선수가 바로 진짜 강백호의 원래 모델이었던 찰스 바클리다.


90년대 농구팬이라면 찰스 바클리라는 이름을 잘 알 것이다. 바로 이 선수가 강백호의 실제 모델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모든 관계는 조던(서태웅)과의 연관관계에서 잘 드러난다.


조던과 바클리는 63년생 동갑내기다. 서태웅과 강백호도 동갑. 조던과 바클리는 6피트 6인치로 거의 비슷하지만 실제로는 바클 리가 아~~주 약간 크다. 첫 등장에서 강백호는 188, 서태웅은 187이었다.


로드맨은 조던을 라이벌로 여긴 적이 없다. 처음에는 단순한 적이었고, 그 후에는 동료가 되었을 뿐이다. 하지만 바클리는 다르다. 그는 조던에게 강한 라이벌 의식을 지니고 있었고, 끊임없이 그와 다투었다. 그러면서도 절친한 친구였고, 포지션을 달라도 조던과 동시대를 호흡한 최고의 라이벌이었다.


2미터도 되지 않는 키로 경기당 평균 리바운드가 무려 11.7개나 될 정도로 엄청난 점프력을 자랑했던 바클리는 NBA 역사를 통틀어봐도 손가락에 꼽히는 위대한 파워포워드 가운데 한 명이다. 그리고 바로 <슬램덩크>의 작가인 이노우에는 조던과 바클리의 팬이었던 것이다.


물론 <슬램덩크>를 연재하는 중에 로드맨이 조던의 실제 동료가 되어 버렸고, 그 시너지 효과로 인해 또 다시 불스는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런 덕분에 전국 대회에서 활약하는 강백호의 모습에는 로드맨의 모습이 투영되기 시작한 것도 사실이다.


처음에는 인터뷰 등을 통해서 강백호의 모델이 바클리라고 밝혔던 이노우에가 그런 질문에 대해 ‘상상에 맡긴다’며 말을 바꾼 것도 이 때부터다. 어차피 만화라는 것도 독자들의 상상과 결부되었을 때 더욱 재미있는 것, 강백호의 모델을 바클리라고 생각하던 로드맨이라고 생각하던 그걸 통해서 독자들과 호흡할 수만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이노우에는 생각했던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강백호를 탄생하게 만든 원래의 모델이 찰스 바클리라는 점은 의심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확실하다. <슬램덩크>의 강백호는 성장하는 과정에 있었다. 그리고 그 성장의 최종 정착역은 득점력과 리바운드 능력을 동시에 갖춘 바클리였던 것이다.(말 함부로 하고 떠벌리기 좋아하는 것 까지도 똑같다.ㅋ)


이루지 못할 꿈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10년 넘게 <슬램덩크> 2부를 기다리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주인공 강백호에 대한 오해가 너무나도 널리 퍼져 있는 것이 아쉬워서 ‘사실’을 알리고자 펜(?)을 들었음을 알아주길 바란다.(개인적으로는 ‘악동’ 이지만 ‘의리’있는 백호가 ‘쓔레기’ 로드맨과 비교된다는 사실을 참을 수 없었다는...)


보너스로 주요 출연 인물들의 실제 NBA 모델을 소개해 본다.


서태웅 - 마이클 조던, 이 친구가 조던의 완벽한 패러디 판이라는 것은 의심할 필요조차 없다. 첫 연습시합 때 23번을 달고 나왔던 점, 왼쪽 팔목의 보호 밴드와 팀 동료(강백호)가 놓친 자유투를 그대로 덩크로 내려 찍는 모습 등 그의 플레이 하나하나는 모두 실제 조던이 NBA에서 펼쳐 보였던 장면들이다.


채치수 - 패트릭 유잉, 머리 모양만 보고 데이빗 로빈슨이라고 잘 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고릴라’라는 별명과 덩크 할 때의 그 특유의 표정은 유잉의 캐리커쳐나 다름없다.


정대만 - 크리스 멀린, 멀린은 래리 버드에 견줄 수 있을만한 슈터라는 평가를 일부 전문가들로부터 받는 선수다. 엄청난 3점 슛, 그리고 약물 중독을 이겨내고 다시금 부활했다는 점에서 정대만과 판박이.


송태섭 - 케빈 존슨, 이 또한 키가 작다고 먹시 보그스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무엇보다 보그스는 포인트가드로서 그다지 뛰어난 선수가 아니었다.


이정환 - 아이재아 토마스, 80년대에 마이클 조던을 실제로 좌절시킨 장본인이 바로 디트로이트의 ‘배드 보이스’였다. 그리고 그 ‘배드 보이스’의 캡틴이며, 당시 조던이 쉽게 넘어서기 힘들었던 두 명 중의 한 사람이 바로 아이재아 토마스였다.


윤대협 - 매직 존슨, 위의 두 명 중 다른 한 사람이 매직이라는 것은 굳이 길게 설명할 필요조차 없지 않을까?


정우성 - 앤퍼니 하더웨이, <슬램덩크> 속에서 전국대회가 시작할 무렵, 1차 은퇴에서 돌아온 조던의 불스는 플레이오프에서 올랜도 매직에 패했다. 더군다나 그 시리즈에서 조던은 자신이 잠시 NBA를 떠났던 시기에 데뷔한 2년차 애송이에게 일시적으로 압도당하는 모습을 보여 전 세계 농구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를 본 조던의 광팬 이노우에 역시도 무척 놀랐을 것이며 그렇게 해서 태어난 캐릭터가 바로 정우성(얼굴 판박이)이다. 앤퍼니 하더웨이... 부상만 없었더라면 조던의 뒤를 이었을 이름이다...


기타... 김수겸 - 마크 프라이스, 신현철 - 하킴 올라주원, 김판석 - 샤킬 오닐, 신준섭 - 레지 밀러, 나대룡 - 게리 페이튼 등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