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디 페티트, 양키스 오퍼 거절
뉴욕 양키스로부터 1년간 1000만 달러의 재계약 제의를 받아 놓고 오랫동안 고민 중이던 페티트가 결국 그 제안을 거절하기로 결정했다. 이러쿵저러쿵해도 결국은 양키스의 오퍼를 받아들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기에 조금은 의외다.
페티트는 지난 2년 동안 양키스에서 1600만 달러의 연봉을 받았었고, 2009년에도 그 정도를 내심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양키스는 처음부터 1000만 달러를 제시하며 페티트의 자존심을 건드리더니, C.C. 싸바시아와 A.J. 버넷의 영입에 성공한 후에는 ‘거절해도 아쉬울 것 없다’는 식으로 더욱 배짱을 부리며 재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못을 박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티트가 오랫동안 고민해 왔던 것은 양키스에 남고 싶은 마음과 더불어, 금지 약물에도 관련되어 있는 37살의 자신이 FA 시장에서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
물론 통산 215승 127패 3.89의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며, 08시즌에도 14승 14패 4.54의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든 페티트가 마음먹고 FA 시장을 두드린다면 1000만 달러 이상의 금액을 제시할 팀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종종 선수 생활 유지에 대한 의욕이 없다며 ‘은퇴’를 언급하기도 했던 선수라 앞으로의 선택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
페티트의 이탈이 확정됨으로 인해 양키스의 09시즌 선발 로테이션은 싸바시아-버넷-왕첸밍-챔벌린-휴즈로 잠정적으로 확정되었다. 물론 양키스는 여전히 페이롤에 2000만 달러 이상의 여유가 남아 있기에 추가적인 선수 영입을 시도할 수도 있다. 그 대상은 벤 시츠가 될 수도 있고, 어쩌면 매니 라미레즈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 밀튼 브래들리 컵스 입단, 후쿠도메는 백업 전락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OPS 1위(.999)를 차지한 밀튼 브래들리가 3년간 3000만 달러의 조건으로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덕분에 그보다 많은 연봉(1200만)을 받는 후쿠도메는 백업 요원으로 전락하게 될 예정이다.
이미 지난주에 마크 데로사를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하면서 새로운 선수의 영입을 예고했던 컵스는 결국 그들의 뎁스에 브래들리를 추가시켰다. 문제는 컵스가 지명타자 제도가 없는 내셔널리그 소속이라 브래들리가 외야수로 뛰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명타자로 활약한 지난해에는 좋은 성적을 기록했지만, 2005년부터 2007년까지는 외야수로 뛰면서 무려 254경기를 결장한 ‘인저리프런’의 대명사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브래들리다.
때문에 후쿠도메는 이름만 ‘후보’일 뿐, 상당한 경기를 선발 출장하게 될 것을 보인다. 어차피 중견수인 리드 존슨도 특별히 뛰어나거나 건강한 선수는 아니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여차하면 팀원과의 주먹다짐도 불사하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파이터 두 명이 한 팀에서 뛰게 되었다는 점이다. 에이스 카를로스 잠브라노의 선발 등판에서 최악의 수비수 가운데 하나인 브래들리가 실책을 연달아 범한다면 벤치에서 엄청나게 살벌한 풍경이 연출될 가능성도 있다.
▶ 템파베이의 역습 - 팻 버렐 영입
보스턴 레드삭스가 브래드 페니를 영입한 데 이어 이번에는 템파베이 레이스가 08시즌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인 팻 버렐을 영입하며 본격적인 양키스 견제에 나섰다. 지난해 33홈런 102볼넷을 기록한 버렐은 템파베이에서 지명타자로 뛰게 될 것으로 보인다.
놀라운 것은 그 조건이 고작 2년간 1600만 달러라는 것이다. 템파베이의 입장에서야 엄청난 규모의 투자라고 할 수 있겠지만, 작년에 1400만 달러의 연봉을 받았던 버렐의 입장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 정도의 몸값 디스카운트를 불사하고 버렐이 템파베이를 선택한 이유는 대체 뭘까. 단지 우승이 가능한 팀이라는 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아마도 이 소식에 가장 충격 받은 것은 버렐을 FA로 풀어주고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라울 이바네즈를 3년간 3000만 달러의 조건으로 붙잡은 필라델피아가 아닐까?
어쨌든 템파베이는 버렐의 영입으로 인해 타선을 보강하며 다시 한 번 대권을 노릴 수 있을 만한 팀이 되었다. 특별히 손대지 않아도 향상될 젊은 선발진에 파워가 더해진 타선, 이 팀의 투타 라인업은 양키스나 레드삭스에 비해서도 밀리지 않는다. 아마도 이번 스토브리그 기간 중에 이루어진 최고의 영입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싶다.
// 김홍석(http://mlbspeci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