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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a Sports

불미스런 사태만이 남은 SK전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4. 24.

4월 21일 이전까지 롯데는 히어로즈, LG, 한화, KIA 등 지난 시즌 5~8위팀들과 경기를 해왔다. 지난 시즌 롯데를 생각했을때 고만고만한 팀들과 경기를 한 것이다. 그리고 SK를 만난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1위와의 경기차가 그리 크게 나지 않은 상태였고 자고 일어나면 요동치는 순위라서 크게 신경 쓸 필요도 없었다. 게다가 목동에서 열린 히어로즈전에서 이대호, 가르시아, 강민호 등 클린업 트리오들이 짜릿한 손맛을 본 터라 계속해서 타격감을 이어 나간다면 SK와도 대등한 경기를 펼칠 거라는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 박경완, 통산 900타점 달성

22일 SK의 1회말 공격.
전날까지 900타점에 단 1타점만을 남겨뒀던 박경완이 타석에 들어섰다.
롯데 선발 송승준의 2구째 직구가 가운데로 쏠렸고 박경완은 거침없이 방망이를 휘둘러 왼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는 120m.
이 홈런 한 방으로 박경완은 통산 8번재로 900타점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리고 SK는 롯데전 12연승 기록을 이어갔고 지난 시즌 제일 먼저 10승 고지를 밟았던 롯데는 올 시즌 제일 먼저 10패 고지를 밟았다.

# 박재홍, 250홈런-250도루 달성

23일 2회말 SK 공격.
선두타자로 나온 박재홍은 중전안타로 진루한 뒤 1사 상황에서 2루 베이스를 훔치며 도루에 성공한다. 만 35세 7개월 16일만에 250홈런-250도루에 성공한 것이다. 정확히는 277홈런-250도루. 정확히 1499경기만에 달성한 대기록.

공교롭게도 250번째 홈런도 롯데전에서 나왔었다.
2007년 7월 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250번째 홈런이 나왔다.

# 대기록은 나왔으나....

선발 카도쿠라, 정우람에 이어 세번째로 마운드에 오른 채병룡.
8회초 채병룡은 1번 김주찬과 2번 이인구에게 각각 좌전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무사 1,2루 위기를 좌초한다.

그리고 타석에 들어선 조성환. 볼카운트는 2-0으로 몰렸고 조성환은 이후 파울로 걷어내며 승부를 끈질기게 이어갔다. 그리고 6구째가 들어왔다. 홈 플레이트에 바짝 붙어있던 조성환의 왼쪽 관자놀이 부근으로 날아온 공에 조성환은 그대로 쓰러졌다. 코칭스텝들이 모두 달려나왔고, 앰블란스가 투입되어 붕대를 감은 채로 병원에 실려나갔다. 관중석에서는 "사과해"라는 외침이 계속 들려왔고 채병룡은 3루측 롯데 덕아웃에 모자를 벗어 정중히 사과하였다.

그렇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이어진 8회말  SK공격.
250홈런-250도루의 금자탑을 세운 박재홍이 타석에 들어섰다. 2사 주자없는 상황.
롯데 투수 김일엽의 초구가 박재홍의 무릎을 향했고 빈볼이라 판단한 박재홍은 곧바로 마운드로 달려갔다. 이에 양 팀 선수들이 모두 덕아웃을 뛰쳐나왔다. 올시즌 첫 벤치클리어링.

양 팀 감독들과 심판들의 중재 속에 간신히 진정된 사태는 김일엽과 박재홍 두 선수가 경고를 받으며 일단락 되는 듯 했다. 박재홍은 교체가 되었고 김일엽은 계속 마운드를 지켰다.

문제는 경기 종료 후였다.
공필성 롯데 코치가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나왔던 박재홍을 가르키며 흥분된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한 것이였다. 로이스터 감독과 김성근 감독이 진정시키긴 했으나 관중들은 화가 날 대로 난 상태였다. 8회에 벌어진 사태로 서로 "사과해", "미안해"를 외쳤던 그들이였지만 경기 종료 후까지 계속 이어지자 그라운드에 오물이 투척되기 시작한 것이다.

WBC 준우승의 열기로 올 시즌 관중 목표를 550만을 넘어 600만까지도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중계권 협상에 따른 줄다리기로 인한 불방 사태에 이어 빈볼시비사태까지 일어나며 프로야구 흥행 열기에 찬물만이 뿌려지고 있다. 계속 이런다면 누가 야구장을 찾을 것인가.
조성환 선수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며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