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5일(토) 광주에서 열리는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올스타전에 출전할 ‘올스타 베스트 10’을 뽑는 인기투표 5차 집계가 29일 발표됐다. 7월 12일까지 진행되는 이 투표는 이제 단 2주 만을 남겨두게 됐다.
5주차 발표에서는 두산의 김현수가 521,389표를 획득하여 5주 연속 최다득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지난주에 비해 4개 포지션에서 1위의 이름이 바뀌었다.
Eastern League(SK, 두산, 롯데, 삼성)에서는 맹위를 떨치고 있는 홍성흔(롯데)이 양준혁(삼성)을 제치고 지명타자 부문 1위로 올라섰으며, 강민호(롯데-포수)와 박진만(유격수-삼성)이 각각 박경완(SK)과 손시헌(두산)을 제쳤다. Western League(한화, KIA, 히어로즈, LG)에서는 히어로즈 이택근이 KIA의 김원섭을 따돌리고 외야수 부문 3위로 진입했다.
이미 투표를 한 팬들이 90만 명에 육박하며, 올스타전이 다가옴에 따라 앞으로 팬들의 막판 투표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투표를 하기 위해 인터넷 투표 사이트를 찾은 팬들은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다. 자신들이 뽑고 싶은 선수의 이름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제법 있기 때문이다.
롯데 팬들은 최근 부진한 조정훈 보다는 6월에만 5승을 기록하며 최근 환상적인 피칭을 이어가고 있는 송승준을 뽑고 싶어 한다. 타격 8위(.330)에 올라 있는 송지만을 뽑으려고 했던 히어로즈 팬들은 실망감을 느낀다. 삼성 팬들은 올 시즌 2루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홈런과 타점을 기록하고 있는 신명철(9홈런 35타점)의 이름을 후보 명단에서 찾을 수가 없다.
이 외에도 10승 무패의 송은범(SK)이나 방어율 1위의 구톰슨(KIA), 다승 공동 1위의 구원투수 임태훈(두산), 타율 11위(.319)의 강봉규(삼성), 등이 모두 후보 명단에서 누락됐다. 최근 들어 두각을 나타낸 ‘신인왕 후보’ 홍상삼(두산)은 두 말할 것도 없다. 이들을 뽑으려고 했던 팬들은 불만이 가득하다.
올스타 투표에 오르는 후보들은 5월 중순에 각 팀 별 추천으로 결정된다. 그리고 한 번 결정된 후보는 바뀌는 법이 없다. 후보에 오르지 못한 선수는 뽑을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셈이다.
5월 중순이면 아직까지 시즌 초반이라 할 수 있다. 기대 이상의 반짝 활약으로 잠시 동안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선수들도 있고, 베테랑 중에도 난조를 보이며 잠시 2군으로 내려간 선수들도 있다. 이러한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시점에서 이미 올스타 투표 후보가 결정되어 버리는 것이다.
현재 후보로 올라온 선수들 중에는 이미 주전 경쟁에서 탈락했거나, 성적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선수들도 다수 보인다. 김상수, 우동균(이상 삼성), 손아섭(롯데), 오선진(한화), 김민우, 정수성(이상 히어로즈) 등이 바로 그런 선수들이다.
메이저리그의 올스타 투표는 이와 다르다. 특별히 구단으로부터 후보를 추천받거나 하는 일이 없다. 각 팀의 주전 선수들이 1차적인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투표 기간 중에라도 주전이 바뀌는 경우는 후보도 바뀐다.
뿐만 아니라 선수 이름을 검색하는 기능이 첨가되어 있어, 혹시라도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당장 이름이 보이지 않는 경우에는 그 선수를 직접 찾아서 투표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올스타 투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기능이다.
‘올스타 베스트 10’ 투표가 인기투표라고는 해도, 투표를 하는 팬들은 기본적으로 해당 선수들의 실력을 가장 먼저 감안하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당장 주전으로 뽑혀도 손색이 없을만한 선수들의 이름이 후보 명단에 누락되어 있고, 그런 선수들을 뽑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과거 야구장에서의 현장투표가 올스타 투표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시절에는, 투표의 편의성을 위해서라도 이러한 방식이 필요했다. 하지만 인터넷 투표가 주가 되어 버린 지금에 와서까지 굳이 후보군을 따로 선정하여 고정시킬 필요가 있을까.
좀 더 즐거운 올스타전을 위해서, 그리고 올스타 투표를 하는 기간에도 팬들이 만족감을 느끼기 위해서, KBO의 좀 더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소해 보이는 것 하나하나에 신경을 쓸 때, 팬들이 느끼는 만족감은 두 배가 된다.[기록 제공=Statiz.co.kr]
// 김홍석(Yagoo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