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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곰의 뻬이스볼리즘

수비에도 '명품'이 있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8. 20.

3D 업종이라 불리는 포수만큼은 아닐지라도 야구에는 수비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포지션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수비의 핵'이라 불리는 유격수 자리다. 그렇기에 일반적으로 타격은 조금 모자랄지라도 수비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보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이와 반대되는 선택을 한 팀들은 성적 역시 의도와는 반대로 향하고 있다.(물론 예외도 있다)

앞서도 언급했듯 대부분의 팀들이 수비력이 뒷받침 되는 선수들을 유격수 자리에 세우지만 그 곳에서도 엄연히 수준 차는 존재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상위에 있는 선수들의 수비를 '명품'이라 부른다.

수비의 꽃, 유격수

야구의 꽃 홈런, 꽃범호, 그리고 수비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위치가 바로 유격수 자리다. 물론 때때로 위험을 감수하고 타격이 좋은 선수를 유격수 자리에 기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 다시 정석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다반사다. 실제로 07 시즌 정근우가 유격수 자리를 지키다 그 이후 줄곧 2루수로 출장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그만큼 쉬이 볼 수 있는 자리가 아니란 것이다.

극강의 수비력, 손시헌

박진만이 건재하다면 모를까 현재 국내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하는 유격수를 꼽으라고 한다면 주저 없이 이 선수를 꼽을 것이다. 그리고 이젠 박진만이 돌아온다 해도 이 선수를 꼽겠다.

2년간의 공백기가 있었음에도 그는 조금도 녹슬지 않았다. 오히려 이전보다 더욱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전까지 그의 모습이 수비에서는 '역시~'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였는데 반해, 타격은 '그닥'에 그쳤었다면 이젠 타격도 물이 오를대로 올랐다. 단 한 차례도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적이 없는 그이지만 올해는 이미 10개를 기록하고 있다. 타율 역시 개인최다인 2할 8푼 대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역시 그를 돋보이게 하는 것은 그의 수비력이다.

넓은 수비범위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강한 어깨, 백핸드 뒤 노스텝, 노바운드 송구가 가능한 그는 수비에서 만큼은 도무지 흠을 잡을래야 잡을 곳이 없다. 심지어 여타 선수들이 백핸드로 잡아야 할 타구는 이미 그의 정면으로 향하고 있고, 손도 못 댈 타구정도나 되야 백핸드로 포구해내는 경이로운 수비력을 자랑한다. 당장 이 선수에게 견줌의 대상이 될 만한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대한민국 야구를 짊어질 유격수, 강정호

나이를 감안할 때 앞으로의 국제대회에 손시헌이 활약할 날은 그리 많이 남았다고 볼 수 없다. 물론 그리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당장 광저우 아시안게임만 해도 병역이 걸려있는 상황이기에 손시헌 보단 다른 선수가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그 대안은 이 선수가 아닐까 싶다.


시즌 초반, 히어로즈 팬들의 속을 터지게 만들었던 '수비형 유격수' 강정호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2할 9푼 대를 눈앞에 둔 타율에 홈런 역시 15개를 기록 중이다. 유격수로써는 더없이 만족스러운 스탯 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공격에만 치우친 선수가 아니란 사실은 모두 다 알것이라 믿는다.

물론 강정호 역시 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하고, 거기다 포수 출신으로써 강한어깨는 말할 것도 없겠지만, 그가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바로 포구 뒤 송구로 이어지는 동작이다. 일반적인 유격수들에 비해 그 동장히 굉장히 간결하다. 그리고 그 동작이 간결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포구 뒤 송구가 굉장히 빠르게 이루어 진다는 것이다. 물론 '그게 뭐 대단한 거냐'라고 반문할지도 모르지만 결국 그 작은 차이로 인해 안타가 되느냐 아웃이 되느냐가 결정되는 법이다. 더구나 그것이 득점권 상황이라면, 혹은 타자주자가 발빠른 주자라면 이것은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하게 된다. 결국 히어로즈는 강정호라는 유능한 유격수 덕에 몇 점을 벌고 있는 셈이다.

국내 유격수 중에 아직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선수들이 많고, 그렇기에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노리는 선수들은 분명 한둘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실력만 놓고 봤을 때 이 선수만한 유격수 자원이 또 있을까.

[사진=히어로즈,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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