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또 팀 이미지의 반전을 노리는지 시즌 후 히어로즈의 행보가 불안하다.
현대의 팀 운영 포기로 인해 2008시즌 프로야구가 7개 구단으로 시즌을 치를 위기에 놓여 있을 때 히어로즈는 구세주처럼 등장했었다. 히어로즈는 야구 팬 들은 물론 관계자들에게도 생소한 네이밍 마케팅 바탕으로 흑자 구단을 표방하며 야심하게 출발 하였다.
그러나 전신인 현대 유니콘스 직원들의 퇴직금 문제로 잡음을 일으키더니 급기야 선수들의 연봉을 사정없이 후려치면서 시즌 종료 후 FA가 되는 선수는 연봉을 올려주는 등 히어로즈의 행보에 팬들의 비난은 거세져만 갔다.
전례가 없이 분납 형식을 KBO가입금 납부 시기가 다가오자 그들의 의무 이전에 선수 드레프트를 납부 조건으로 내세우며 배짱을 부리는 모습은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하였다. 또 초대 감독이었던 이광환 감독의 해임 과정, 메인스폰서와의 스폰서 계약 해지 등 시즌 내내 바람 잘 날 없었다.
그랬던 히어로즈가 2009 시즌을 앞두고는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 전신인 현대를 마지막 까지 이끌었던 김시진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불러 들였다. 또 전년도와 같은 선수들의 연봉 후려치기는 사라졌고 1년 만에 해외 전지훈련도 부활 하였다.
구단 운영에서도 시즌 중 잡음이라도 최소화 하려 노력했고 팀 이미지에 저해 될 만한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정정 자료를 배포 하는 등 전년도의 일은 초보 구단의 시행착오처럼 보여 졌다.
히어로즈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도 달라졌다. 시쳇말로 비 호감 이미지에서 급 호감 팀으로 변모 하였다. 메인 스폰서가 없는 상황에서도 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선수들과 구단의 모습에 히어로즈를 제외한 타 팀 팬들의 응원도 이어졌다. 히어로즈가 시즌 후반 치열한 4위 싸움을 했을 때 그들을 응원한 타 팀 팬들도 상당수였다.
하지만 시즌이 종료 된 후 사람들의 눈에 보이는 히어로즈는 다시 또 비 호감으로 변해 가고 있다. 포스트 시즌이 한창이던 시점에 전신인 현대 시절부터 팀을 지켜온 전준호를 방출 하면서 물 타기 한다는 비판을 하는 등 그들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다.
구단 홈페이지 게시판에 팬들의 항의 글이 폭주 하는 등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히어로즈는 조태룡 단장과 팬들의 만남을 주선하며 진화 하려 했다. 하지만 그 자리에 다녀온 팬들은 원론적인 이야기만 들었을 뿐 답답함이나 배신감이 줄어들진 않았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유명 포탈의 한 야구 칼럼리스트는 전준호의 방출을 2008년의 연봉 후려치기에 이은 연봉 덜어내기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였다. 또 그는 KBO 유영구 총재가 히어로즈가 가입분납 금을 완납하면 트레이드에 승인을 할 것이란 발언과 조태룡 히어로즈 단장이 “스포츠 인프라 건설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야구단 수익 창출의 방안 중 하나로 선수 트레이드로 꼽은 것을 들어 히어로즈가 대대적인 선수 파이어 세일에 나설지 모른다고 예상해 히어로즈 팬들을 불안하게 하였다.
최근에는 신축예정인 안산 돔구장으로의 홈구장 이전을 추진 한다는 설이 있었고 경제 한파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메인스폰서 유치 포기 선언에 이어 11일 기사화 되었던 이장석 대표의 용병 활용에 대한 생각에 대한 내용까지 시즌 동안 산적해 있던 문제를 한번에 풀어 놓는 듯 한 히어로즈의 행보에 팬들은 걱정 반, 실망 반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한 야구팬은 히어로즈는 네이밍 마케팅으로 구단의 수익을 창출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무엇보다 팀 이미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시즌이 끝나고 히어로즈의 행보는 그것과 정 반대라고 생각이 든다. 팬이 많고 팀 이미지가 좋아야 스폰서 입장에서는 투자를 할 텐데 지금 히어로즈는 팬들을 내모는 것 같다고 첨언 하였다.
또 82년 삼미 시절부터 응원했다는 팬은 매년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터지니 이제는 지쳐만 간다. 이번 겨울 제2의 장원삼 사건이 터지면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 질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올 시즌 히어로즈가 4강 싸움에 기치를 올리던 8월의 어느날 잠실야구장 내야 관중석 구석진 곳에서 우연히 이장석 대표를 본적이 있다. 본부석을 두고 왜 여기에서 경기를 보는지 물어보니 본부석 보단 관중석에서 경기를 보는 것이 더 재미있다는 답변을 들었고 그런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아마 이장석 대표는 관중석에서 경기를 보는 것뿐만 아니라 히어로즈 선수들의 동작하나하나에 열광하고 아쉬워하는 팬들의 모습을 보면서 또 다른 기쁨과 재미를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가 사랑하는 야구와 히어로즈 그리고 그것보다 더 사랑하는 팬들을 지키기 위해 구단 운영의 생각 조금은 바꿔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